[우리이웃]집안에 야생화키우는 장창식씨

꽃을 심고 기르는 사람들 마음은 언제나 아름답고 행복해 보인다. 오랜 세월 정원에 들꽃을 심어 1년 3계절 꽃과 향기를 피워 주고 또 꽃모종과 씨앗을 주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면서부터 꽃의 전도사로, 그리고 이웃들과 자주 집에 모여 삶에 대한 소박한 정담과 웃음으로 항상 즐겁고 재미있게 살아간다는 휴천 2동 장창식씨 집을 찾아가 봤다.

장씨의 어머니(70)가 대문을 열어주며 자신이 꽃의 주인공이란다. “아들 내외가 직장으로 출근하고 손자녀가 학교로 가고 난 후에는 집을 지키며 이놈(들꽃)들을 짬짬이 자식처럼 손 봐 주면서 친구들이 오면 사람 살아가는 흥미로운 이야기 나누는 것이 저의 일과입니다”

정원에는 많은 들꽃들이 소담스럽게 심어져 있는 것이 첫눈에 들어 왔다. 거기다가 앙증스럽게 자란 나무에 꽃이 갓 떨어진 것도 있고 제철 맛난 꽃들은 곱게도 피어 있다.

“만개가 되어 절정의 풍경이 아니라서 좀 아쉽습니다. 좋은 꽃들이 한물 지고 난 다음이라 별로 구경할 것이 없을 것 같네요”

그러나 등황색 꽃잎을 자랑하는 하늘나리, 분홍색 꽃으로 야생적인 멋을 풍기는 술 패랭이, 홍자색의 병아리 난, 섬초롱, 분홍색의 바늘꽃, 타래난초 등이 제 나름대로 귀한 색깔을 뽐내며 피었고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구절초, 용담, 백리향, 범부채, 상사화, 여름 새우난 등이 때를 기다리고 있다. 담장 옆으로는 관상수와 감나무(20수), 처마 밑 여석에는 가지런히 단을 놓고 30여분의 분재가 선을 보이고 있다.

이 들꽃 정원은 40년 전, 장씨 부모님이 장씨(현 44세, 누이 46) 남매를 낳고 난 후에 이곳 80여 평의 대지위에 40평의 집을 짓고 나머지 땅에 어린 관상수와 과일나무 그리고 들꽃들을 심어 정성을 다 했던 것이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늘어나 현재 들꽃 100여 종에 이르렀다.

장씨의 어머니는 “이곳에서 남매(아들 공직, 딸 교직)를 잘 키웠고 그리고 기대를 가졌던 친손(남매 고교 재학 중), 외손(남매 일류대학 재학 중)들이 어느 정도 자신들 몫을 다 하고 있어 다행”이라며 “지금 이 집에서 3대가 함께 사는 것도 나에게는 그나마 행복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아이들이 어린 시절에 이 정원에서 아름다운 꽃을 같이 심고 함께 키우면서 흙에서 자라는 꽃들의 진실한 모습을 보면서 생활한 것이 다소라도 바른 품성을 가진데 도움이 된 것 같다”면서 “누구나 꽃을 눈으로 만 보면 시각만족에 그치지만 직접 꽃씨를 심어 꽃을 피워 보면 신비롭게 변하는 하나하나의 모습에서 가슴이 뭉클 할 때가 참 많다”고 했다.

이 때문에 장씨의 어머니는 꽃의 예쁜 생리(生理)가 사람의 정서로 스며들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아름다운 환경을 조성해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체험을 통해 자연의 이치를 받아드릴 수 있게 한 가정적 인성교육의 한 사례인듯 했다.

휴천2동에 사는 이경희씨는 들꽃 주인공에 대해 “좋아하는 꽃들을 서로 나누다 보니 알게 됐고 그래서 자주 만나니 친해진 사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뒤 “어디라도 꽃 전시회가 있다면 찾아가는 분으로 많은 견문을 가졌고 또 처음 보는 들꽃은 꼭 사와 나누어 분양하고 기르면서 그에 대한 상식을 공유하면서 이웃사람들에게는 항상 인정을 베풀고 따뜻한 마음으로 대해 주는 것에 큰 호감이 간다”고 말했다.

전우성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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