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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중의 영주 톺아보기 [179] 더위에는 영주가 답이다

2025. 08. 29 by 영주시민신문

처서가 지났는데도 여전히 더위는 물러가지 않았다. 물러가기는커녕 아직도 폭염경보나 주의보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의 변화를 몸소 실감하게 되는 요즘이다. 한 유머가 생각난다. 어떤 분이 올해가 가장 시원한 해라고 해서 주위 사람을 의아하게 만든 적이 있었다. 이어 덧붙이기를 내년부터는 올해보다 더 더워진다는 것이었다. 웃음과 함께 정말 일리가 있다 싶어 두려운 마음도 들었다.

이제는 관광 트렌드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봄과 가을은 짧고 여름과 겨울은 길어졌다. 특히 여름은 일 년 중에 반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길어졌다. 어쩌면 더위를 대비하지 않은 관광은 이제 우리 주변에서 점점 사라질지도 모른다. 영주의 관광도 여름의 더위를 이기는 방향으로 관광 트렌드를 변화시켜야 한다. 더위,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은 더 이상 맞는 말이 아니다. 그 누구도 뜨거운 더위를 즐길 수는 없다.

뜨거운 여름을 이기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물과 그늘과 에어컨이다. 그중에서 에어컨은 그 어느 것보다 시원하다. 물론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라고도 하지만 뜨거운 여름을 이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나주국립박물관을 가면 지하 1층에 어린이박물관이 있다. 여름에도 시원해서 많은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나주박물관을 찾는다. 공부도 시키고 더위도 피하는 것이다. 에어컨도 앞으로는 관광 인프라 속에 넣어야 할 이유가 있다.

울진 국립해양박물관에 가면 넘쳐나는 인파로 놀란다. 물론 체험할 것도 있고 볼거리도 있지만 시원한 실내를 다니며 이런저런 체험도 구경하면서 더위를 피할 수도 있다. 불볕더위가 판을 치는 인근 해수욕장 바다에는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몇 사람밖에 되지 않은 것을 보면 해수욕장에서 박물관으로 피신 온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아마 물은 시원하다고 해도 뜨거운 모래와 뜨거운 햇볕을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다.

영주에는 숲이 있다. 소백산이 만들어내는 숲이다. 단양에는 바위가 많으나 영주에는 숲이 많다면서 영주가 단양보다 못할 일이 없다고 탄식하는 사람을 만난 적도 있다. 맞는 말씀이다. 바위나 돌은 뜨거우나 숲은 시원하다. 남사고가 넙죽 절을 하면서 소백산은 사람을 살리는 산이라고 한 것을 우리 시대로 해석해 본다. 이 엄청난 더위에 소백산의 숲은 시원해서 사람을 살릴 수가 있는 것이다.

소백산자락길은 대부분이 숲으로 이루어져 있다. 출발하기 전에는 더운 날씨에 어떻게 자락길을 걸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막상 자락길을 걸어보면 숲의 시원함으로 인해서 덥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소백산의 숲은 영주의 큰 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숲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자락길 안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도 있고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인문학적 스토리도 있다. 더위만 날리는 것이 아니라 박물관 수백 개가 자락길에는 들어 있다.

얼마 전에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서울 썸머 비치를 만들었다. 물놀이는 물론 비치파라솔, 원두막은 물론 모래놀이도 할 수 있는 해변을 광화문 광장으로 옮겨 놓았다. 평소에 더위를 피해 8천 명 정도가 찾던 광화문 광장에 하루 5만 명 정도가 찾는다고 하니 도심에 해변을 만든 역발상에 놀랍기도 하다. 물론 서울 인구가 많기는 해도 올해처럼 더운 여름에 딱 맞는 기막힌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겠다.

숲이 있는 곳에는 대체로 물이 있으니 그 자체로 시원해서 더위를 피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소백산 안에는 이런 곳이 너무나 많이 들어 있다. 모든 자락에는 그 차이가 조금 있을 뿐 숲과 물이 있어서 불볕더위를 피할 수 있다. 그러나 도심에는 숲이 없어서 물만 있어서는 안 된다. 거기에는 인공이 따라야 한다. 물이 있는 곳에는 불볕더위가 곁에 있기 때문에 에어컨에 버금가는 시원한 시설이 있어야 한다. 영주에는 물이 있고 숲이 있으며 에어컨은 설치하면 되니 무더운 더위에 영주가 답인 좋은 때도 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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