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5월 3일 창간한 영주시민신문이 지난 호로 1000호를 기록했다. 말이 1000호이지 2008년 재창간한 이후에 한 주도 빠트리지 않고 신문을 발행한다는 것이 정말이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우리나라 지역신문들의 발간 실태로 봤을 때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많은 지역신문이 명멸을 거듭하면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 비쳐 볼 때 우리 모두가 진심으로 축하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역신문이 처한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무엇보다도 포털이나 중앙 언론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 많은 독자층이 SNS나 유튜브로 이동하고 있으며 중앙의 큰 이슈들이 지역의 이슈를 집어삼키기 때문에 아무래도 관심을 받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다가 신문 발행에 필요한 인력이 부족한 데다가 지방 신문의 특성상 광고는 감소하여 재정적인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리저리 지방 신문이 설 자리가 줄어드는 것이다.
이런 어려운 환경에서 영주시민신문이 1000호를 발행하고 우리나라 10대 지역신문에 들 수 있었던 것은 한마디로 사명감 하나였다고 하겠다. 사명감에서 발현되는 자긍심도 밑받침이 되었을 것이다. 발행인과 편집국의 뚝심도 한몫했다고 하겠다. 생각해 보면 속된 말로 신문을 때려치우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을 것이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이 고생을 하는가 하는 자괴감도 많이 들었을 것이다.
우리가 자주 하는 말로 누가 봐도 지역은 빤한 동네다. 한 집만 건너면 아는 사람이요, 사돈 팔촌인 데다가 친구요, 동창이요, 선후배가 수두룩한 곳이 바로 지역사회이다. 그만큼 언론의 비판 기능을 수행하기가 쉽지 않은 동네가 지역사회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정보 전달만 하는 언론은 바른 언론이 아니기에 지역신문의 딜레마가 있을 수밖에 없다. 수십 년을 하루 같이 이런 상황에서 현실을 읽어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이러한 때에 영주시민신문은 언론의 비판 기능을 가지면서 부단히 영주에 관심을 가지고 심층 취재를 해 왔다. 지역신문은 지역의 문제를 다뤄야 한다. 보도자료를 게재하는 것을 넘어서 영주만의 문제를 심층적으로 파고들어 들춰내고 비판할 뿐만 아니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영주시민신문은 나름대로는 이러한 지역 언론의 본질에 충실했다고 하겠다. 그것이 1000호를 발행하게 한 큰 힘이 된 것도 사실이다.
그만큼 영주시민신문은 영주 지역에서 할 일도 많고 쓸 일도 많다. 예리한 비판 기능을 넘어서서 시민들이 영주를 바로 알 수 있도록 하는 역할에도 충실해야 할 것이다. 가려운 곳은 긁어주고 넘치는 곳은 잡아줘서 영주 사회가 바람직한 방향을 바라보고 갈 수 있도록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또한 영주의 과거, 현재, 미래를 밝게 조명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언론이 돼야 할 것이다.
필자는 창간호부터 2006년까지 ‘생각의 창문’이라는 코너로 123회의 글을 쓴 적이 있다. 영주시민신문이 여러 가지로 가장 어려웠을 때 필진으로 참여하여 정말 열심히 썼던 기억이 생생하다. 2008년 재창간 될 때까지 우여곡절도 많았으나 지역신문 하나가 자리를 잡아가는 데까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실감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으며, 지역신문이 반드시 건재해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영주시민신문은 몇 사람의 소유물이 아니다. 시민 모두가 신문의 주인이요, 큰 자산이다. 그러니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바라봐 주고 격려해야 하며 잘못된 길을 갈 때는 호되게 야단을 쳐야 할 것이다. 중앙 언론은 언론 나름의 권력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때는 지나칠 정도로 권력을 휘두를 때가 있으나 지역신문은 지역의 문제를 가지고 늘 끙끙대기 때문에 지역을 지키는 파수대 역할을 한다. 그러니 우리 모두가 힘을 써서 영주시민신문을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