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와 소백산, 단양과 소백산을 통합 주제어로 네이버 데이터랩에서 2022년부터 3년간의 검색어 트렌드를 살펴보았다. 먼저 영주와 소백산을 통합하여 검색하니 ‘영주’는 100을 기준으로 23년과 24년 부석사 가을 풍경이 아름다울 때 잠시 100을 찍었다가 10 이하로 떨어졌다. ‘소백산’은 철쭉제를 하는 5월경과 소백산의 겨울 설경을 보는 1월 중에 25 정도로 높아졌다가 10에서 15 정도를 오락가락했다.
이에 비해서 단양과 소백산을 통합 검색해 보면 그래프의 모습이 확연히 달라진다. ‘단양’은 100을 기준으로 25와 70 사이를 오락가락했다. 검색어의 추이가 영주의 몇 배로 나타난다. ‘소백산’은 겨울에 50 정도를 기록하고 10에서 25 사이에서 검색이 이루어짐을 볼 수 있다. 소백산의 검색량도 영주의 두 배 정도로 나타나서 검색어 트렌드로 보면 마음이 편치는 않다. 객관적으로 나오는 데이터이기 때문에 할 말이 없다.
검색어 트렌드는 지금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관심과 경향을 나타내는 것이기에 우리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검색어 트렌드는 숫자 자체로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곧바로 지역의 관광으로 이어지는 것이기에 상당히 의미가 있다. 아무래도 관심도가 높은 만큼 관심 지역을 찾을 개연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니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검색어 트렌드를 높이는 방안을 찾아보는 것도 당연하다고 하겠다.
검색어 트렌드만 놓고 보면 소백산은 단양의 소백산에 더 가깝다. 물론 소백산 능선을 경계로 영주 땅도 되고 단양 땅도 되지만 그것은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곳에서 행정 구역상의 경계는 쉽게 생각할 일만은 아니다. 행정구역의 경계에 따라서 언어는 물론이고 생각까지도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산은 자연의 일부이기에 행정구역을 구분하는 길 하나는 큰 의미가 없다. 작은 길이 자연의 정체성을 바꿀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단양읍에서 소백산을 보면 연화봉에서부터 국망봉으로 이어지는 정상과 능선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에 비해 영주에서 소백산을 바라보면 정상과 능선들이 분명하게 보일 뿐만 아니라 소백산 전체가 눈앞에 펼쳐진다. 소백산자락길을 걸으면서도 단양에서는 한참을 올라가야 소백산 능선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전체가 보일 때 큰 산을 보면서 거기에 맞는 꿈을 꾸는 것이기에 뭐 그게 그렇게 대수냐고 반문하기가 쉽지는 않다.
소백산은 영주를 감싸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서 있다. 소백산을 어머니와 같은 산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그 어머니의 부드럽고 큰 품을 가진 모습이 영주에서만 보인다. 영주에서 바라본 소백산은 어머니와 같이 영주를 큰 품으로 안고 있다. 영주를 중심으로 소백산은 컴퍼스로 큰 원을 그리고 있는 듯하다. 영주가 소백산의 큰 품에 안겨 있다면 단양은 소백산의 등 쪽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품 안의 따듯함과 등 뒤의 외로움이 분명히 있다.
무엇보다도 소백산 자락에는 영주의 문화가 있다. 영주를 넘어서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문화가 영주 쪽 소백산 자락에는 빼곡하게 들어 차 있다. 화엄종을 일으킨 부석사도 소백산 자락에 있으며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인 소수서원도 소백산 자락 아래에 있다. 희방사, 초암사, 성혈사, 부석사로 이어지는 불교문화의 벨트도 소백산 자락에 있으며 구곡(九曲)이나 동천(洞天)도 곳곳에 빼곡하여 우리나라 유불문화의 원형이 가득 차 있다.
이렇게 보면 소백산은 더 이상 누구의 것도 아닌 영주의 소백산이다. 검색어 트렌드를 떠나서 정체성 측면에서 보더라도 더더욱 그렇다. 이것은 트렌드의 문제가 아니라 본질적인 문제이다. 이미 영주에 존재하기 때문에 영주의 소백산을 부정하는 사람은 어떻게 보면 우리 문화 또는 우리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수 있다. 누가 뭐래도 소백산은 영주의 소백산이다. 겨울 소백산의 설경은 어디에 비견해도 뒤처지지 않는다. 누가 그랬던가. 영주에서 보는 소백의 겨울 풍경만은 중국의 산과 비교해도 빠지지 않는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