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꽤 핫한 관광지로 원주에 있는 소금산을 꼽는 사람들이 많다. 지난주 토요일 하루에 소금산을 찾은 관광객이 만 이천 명이 넘었으니 그럴 만도 하겠다. 소금산을 가 본 사람이면 주차장마다 차량이 가득하고 입구에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어서 처음 그 광경을 본 사람들은 놀랄 만도 했다. 물론 일 년 열두 달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놀라움과 함께 부러운 마음도 들었다. 속사정은 모르니 겉으로만 보면 그렇다는 말이다.
소금산은 작은 금강산이라고 하여 소금산이라고 하니 기본적인 풍광을 갖춘 곳이기는 하겠다. 아주 오래전에는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 오다가 보면 간현역에서 꽤 많은 사람이 내리곤 했다. 내리는 대부분이 간현유원지를 찾는 관광객들이었다. 그러고 보면 소금산은 오래전부터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했다. 아무래도 서울에서 접근하기 좋은 곳이라서 사람들을 유인할 수 있는 지리적인 요건도 갖춘 곳이기도 하다.
소금산은 2018년부터 출렁다리 개장을 시작으로 데크 산책로, 출렁다리, 잔도, 스카이타워, 울렁다리, 산악 에스컬레이터, 음악분수로 이어지는 시설들을 하나하나 완공하였다. 케이블카는 시범 운행 중이었다. 지금까지 들어간 공사비만 500억 정도라고 하고 매년 관리하고 운영하는 데 50억 가까이 든다고 하니 보통 일은 아닌 듯싶다. 특히 모든 시설이 안전과 매우 관련이 있어 관리하는 데 부담도 있어 보인다.
케이블카만 운행이 된다면 어지간한 노약자들도 소금산을 오를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 걸음 수도 만 보가 채 안 돼 걷기에 크게 부담은 없을 듯하다. 산 위에까지 오르기만 하면 대체로 완만하여 걷는 데 지장이 없었고, 내려올 때는 에스컬레이터가 있어 내려오는 부담이 전혀 없었다. 입구에서부터 산 위에까지 쉬어가는 곳이면 화장실이 있어서 어린이나 노약자들도 화장실 걱정이 없는 것도 눈에 띄었다. 계단에는 숫자가 있어 오르는 재미도 쏠쏠했다.
가까운 사람들과 가벼운 산행으로도 좋고 약간은 아슬아슬한 느낌도 있어서 적당한 긴장감도 있었다. 안전이 염려되기도 했으나 곳곳에 안전 요원이 있어 가족들과 함께 와도 괜찮은 곳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입장료를 꽤 받았으나 다양한 방법으로 할인을 해 주었는데 동주도시 할인이라고 해서 영주처럼 같은 ‘주’자 돌림이 있으면 할인해 주는 재미있는 방법도 있었다. 물론 강원도민이나 경로우대와 같은 기본적인 할인도 있다.
지금 영주는 영주댐 주변을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뭔가 만들어 놓으면 관광객이 몰려오면 좋을 텐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추진하는 영주시의 입장에서 관광지를 조성하고 시설을 만들어 놓았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관광시설이 되지 않을까 하는 고민도 있을 것이다. KTX가 있다고는 하나 그래도 대도시에서 먼 곳이라는 지역적인 제한도 무시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다.
일단은 소금산처럼 전체를 하나로 묶어내는 관광지의 구조화가 필요하겠다. 시설의 설치는 단계적으로 하더라도 계단을 올라가는 것에서부터 에스컬레이터로 내려오는 것까지 구조화해서 하나하나 선후를 두고 설치한 것처럼 영주댐을 전체로 구조화해 바라보는 안목이 필요할 것 같다. 다른 지역에 있는 댐과는 차별화되는 영주댐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함을 살리는 방법을 고민해 보는 것도 당연할 것이다.
전체를 본 다음에는 계단에서부터 화장실에 이르기까지 섬세한 것을 하나하나 살펴나가야 한다. 아무리 전체가 그럴듯해도 섬세한 부분에서 탈이 나면 댐에 작은 구멍이 나는 것과 마찬가지가 되어 결국은 큰 결함으로 남을 수 있다. 영주댐도 시설 투자에서부터 관광객 유치까지 생각하면 할수록 어려운 과제임에는 틀림이 없다. 소금산 그랜드밸리의 경영 상태는 잘 모르겠지만 경영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고 보면 당장에 뚝딱뚝딱 못을 박을 것이 아니라 고도의 설계가 우선돼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