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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중의 영주 톺아보기 [140] 올해 잔치는 끝났다

2024. 11. 08 by 영주시민신문

가을에는 여기저기서 온갖 축제가 열린다. 영주에도 ‘영주 장날 농특산물 대축제’를 끝으로 올해 축제가 마무리되었다. 공교롭게도 인근 예천에도 거의 같은 시기에 ‘농특산물 대축제’가 열려서 눈길이 갔다. 영주와 예천뿐만이 아니라 잘 살펴보면 아마 많은 지역에서 비슷한 축제가 열리고 있을 것이다. 단풍철이니만큼 아무래도 많은 사람이 오가는 가을이고 농산물이 한창 나올 때니 이런 종류의 축제가 열리는 게 당연하다 하겠다.

실제로 ‘영주 장날 농특산물 대축제’가 열리는 현장을 가 보니 첫날 개막식에도 많은 구경꾼이 몰렸다. 다음 날도 꽤 많은 사람이 모여들어서 시민의 한 사람으로 안심이 됐다. 올해는 날씨도 좋은 데다가 가을 날씨치고는 따듯하여 축제장을 방문한 사람의 마음까지 훈훈해서 무척 다행이었다. 일단 축제를 열었으니 많은 시민이나 관광객이 모여서 영주를 알리고 농특산물을 하나라도 더 판매하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축제가 축제답기 위해서는 정체성이 필수적이다. 축제는 그 나름의 독특함을 지녀야 한다. 그것은 지역적인 정체성일 수도 있고, 그 축제만의 독특함일 수도 있다. 김천의 김밥축제는 1만 명을 예상했는데 10만 명이 몰려들어서 몸살을 앓을 정도였다고 한다. 김밥축제는 환경을 배려한 축제였다. 김밥을 담는 그릇에 뻥튀기를 사용했다거나 1회 용기를 거의 쓰지 않았다고 한다. 이러한 독특함이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안동탈춤축제는 148만 명이 다녀갔다. 작년보다 68%가 성장한 숫자라고 하니 놀랍다. 이 축제가 성공하기까지에는 많은 이유가 있겠으나 백종원의 더본존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고등어 김밥을 먹기 위한 줄이 길게 이어졌다. 고등어와 김밥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고등어의 비린내와 김밥의 상큼함은 양극단에 있다. 극단적인 것을 통합해 낸 상상력과 독창성이 놀라울 따름이다. 간고등어라는 안동의 특산물에다가 김밥이라는 친숙한 것을 융합하여 정체성과 독특함을 동시에 잡았다고 할 수 있다.

백종원은 그 자체가 홍보다. 음식의 맛을 떠나서 음식을 만드는 과정이나 시식하는 과정까지도 자연스럽게 홍보가 이루어진다. 음식뿐만이 아니라 어떤 축제가 어디에서 이루어지는지도 매스컴을 통해 자연스럽게 전국에 홍보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다가 독특한 음식 한두 가지가 섞이고 지역의 특성을 보여주는 음식이 더해진다면 그 폭발력은 더할 나위 없다. 보태어 지역의 가을 경치가 덧보태어진다면 그것은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 그러니 축제는 어떤 프로그램을 할 것이냐를 먼저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컨셉으로 접근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축제의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어떤 축제든지 거기서 거기다. 유명 가수가 오고 먹거리가 있고 볼거리가 있어야 함은 당연하다. 가장 먼저 축제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철학이 있어야 하고 전체를 관통하는 컨셉이 있어야 한다. 문경의 사과 축제가 과수원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괜찮은 컨셉이다.

이번 ‘영주 장날 농특산물 대축제’는 부석사 주차장에서도 열렸다. 부석 사과 축제를 연상하는 축제였다. 부석사에는 굳이 축제가 아니더라도 가을 단풍철이면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려든다. 사과를 파는 상점들이 도로변으로 즐비하다. 음식점도 주차장과 부석 여기저기에 꽤 많이 있다. 부석사 주차장에서 축제를 열지 않더라도 부석사 은행나무 길만 대대적으로 홍보해도 사람들은 몰려든다. 영주 장날과 부석사 주차장의 심리적 거리가 너무 멀었다.

지금까지 개최됐던 영주 축제의 컨셉은 인삼, 선비, 시원, 농특산물 등이다. 인삼과 선비는 색깔은 있지만 곳곳에 인삼과 선비 축제가 생겼다. 시원과 농특산물은 매우 평범한 색깔이다. 이제 이 네 가지는 색깔로는 승부할 수 없다. 기발하게 뛰어난 컨셉으로 승부하지 않으면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어떤 컨셉으로 접근하느냐 하는 것은 바로 담당자들의 몫이다. 젊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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