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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중의 영주 톺아보기 [128] 서천폭포의 전봇대와 현수막

2024. 08. 01 by 영주시민신문

서천폭포는 서천교 입구에 있는 인공폭포다. 서천폭포가 생기기 전에는 그 주변 가옥들이 도로에서 푹 빠져서 영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민망한 부분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서천교는 영주시민은 물론 외지 사람들도 엄청 많이 드나드는 곳이기 때문이다. 도시를 정비하면서 서천교 일대를 정리하고 서천폭포를 만들고 폭포 주변 조경을 조성하여 이젠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게 되었다.

서천폭포는 풍기 쪽에서 오는 관광객들이 영주에 들어오면서 가장 먼저 만나는 장소이다. 또한 소수서원이나 부석사를 찾는 관광객들이 신호등에 따라 차를 세웠다가 출발하는 곳이기도 하다. 아주 잠깐이지만 영주의 이미지를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서천폭포이기에 영주의 첫 이미지 조성을 위해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심리학자 메러비안에 의하면 상대방의 첫인상은 청각보다는 시각이 훨씬 크게 작용한다고 했다.

상대방을 처음 만났을 때 그 사람의 첫 이미지는 3초 정도에 결정된다고 한다. 1초도 안 되는 아주 짧은 시간에 상대방에 대한 호감도가 결정된다고 하며 이렇게 구축된 이미지는 쉽게 바꿀 수 없다고 한다. 주로 입사 면접이나 대학 입학에서 많이 회자되는 내용이지만 도시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것도 아마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영주에 처음 오는 사람들은 가장 먼저 영주에 대한 개략적인 스캔을 통하여 호감과 비호감을 느낀다.

이렇게 생각하고 서천폭포를 보면 폭포와 주변의 아름다움에 비해 가장 눈에 거슬리는 것이 전봇대다. 전봇대는 전기나 통신선을 연결해서 우리들의 일상에 꼭 필요한 기둥이기는 해도 이리저리 얽히고설킨 전봇대는 누가 뭐라고 해도 곱게 보이지는 않는다. 영주제일교회에서 시작하는 근대역사문화거리의 전봇대라면 근대역사문화의 한 부분이니 크게 눈에 거슬리지는 않겠지만 서천폭포의 경우는 좀 다르다.

3초만에 이미지가 결정되고 1초도 안 되어 호감도가 결정된다고 하면 신호를 기다리는 시간만 해도 충분히 영주의 이미지가 각인될 수 있으니 복잡하게 얽힌 전봇대에 대해 한 번쯤 고민해봐야 한다. 물론 하루아침에 바꿀 수도 없고 많은 예산이나 관련 기관의 소통도 필요한 사안이니만큼 시간을 두고 영주의 새로운 이미지 구축을 위해서 고민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많은 분의 지혜와 노력이 필요한 대목이다.

서천교를 중심으로 서천폭포 주변 곳곳에 불법 현수막을 부착하는 사람들이 있다. 현수막을 부착할 수 있는 공공의 장소가 조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천교 위나 서천폭포 여기저기에 현수막이 게시되어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현수막을 게시하면 안 되는 장소에 현수막을 게시하는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시민이나 시에서도 영주 이미지 제고를 위해 반드시 공공의 장소에만 현수막을 게시하도록 계도해야 한다.

영주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단정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를 남기려면 시민들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서천교나 서천폭포와 같이 외부인들이 가장 먼저 영주를 만나는 장소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의 각별한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 현수막은 시민들이 관심을 가진다면 금방이라도 게시를 막을 수 있지만 전봇대는 아마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전봇대를 지하화 하기 위한 합의를 도출할 행정적인 능력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한번 각인된 이미지는 쉽게 고칠 수가 없다. 3초 만에 결정된 이미지를 고치기 위해서는 40시간 이상을 설명해야 한다. 그렇다고 영주를 처음 방문한 사람들을 따라다니면서 이미지를 고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처음 만남이 그렇게 중요한 것이다. 소수서원과 부석사를 만나고 많은 영주 사람을 만난 후에야 이미지를 고친다고 하면 그 과정의 손실이 적지 않다. 이왕이면 퇴락하고 고루한 이미지보다는 깔끔하고 단정하면서도 누가 보더라도 다정다감한 영주의 첫 이미지를 서천폭포에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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