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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중의 영주 톺아보기 [115] 뮤지컬 금성대군 후기(後記)

2024. 05. 03 by 영주시민신문

『뮤지컬 금성대군』이 지난 주간 영주문화예술회관 까치홀에서 공연되었다. 공연을 보면서 영주의 진정한 선비 금성대군을 생각하며 선비정신을 되새겨볼 수 있었던 기회였다. 선비로서 올곧은 정신을 지닌 금성대군을 시민들이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는 뮤지컬로 창작하여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도 잘 보여 주었다. 스탭들과 출연진들의 노력이 돋보인, 완성도 높은 작품이었다.

뮤지컬은 노래와 춤과 연기가 어우러지는 무대극이다. 관객들은 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양식이지만 출연한 배우들은 춤과 노래를 곁들여 연기하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호흡이 가빠진다든지 하나에 집중하다 보면 다른 부분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완벽하게 연기하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뮤지컬 금성대군은 탄탄한 줄거리가 큰 무리 없이 끊기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자연스럽게 전개되어 보는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주었다.

금성대군은 세종의 아들이요, 세조의 동생이다. 단종에 대해서는 절의(節義)요, 세조에 대해서는 불사이군(不事二君)을 실천하다가 죽어간 슬픈 역사의 주인공이자 결기와 지조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다. 아무래도 세조와 금성대군의 갈등과 충돌은 뮤지컬의 처음에서부터 끝까지 지속될 수밖에 없다. 뮤지컬을 보는 내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긴장감이 처음부터 끝까지 도도하게 흐르는 것도 극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무대극은 아무래도 그 역사성이 중요하다. 단종과 세조와 금성대군, 사육신과 한명회, 이보흠 등 역사적 인물은 아주 짧은 시간 안에 각각 캐릭터의 특성을 다루어야 한다. 아무래도 위에 열거한 인물은 우리에게 많이 알려져 있을 뿐만 아니라 이름만 들어도 캐릭터가 분명하여 극화(劇化)에는 큰 어려움이 없기에 인물들의 구도도 촘촘하게 잘 짜여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떤 극이든지 긴장과 이완은 적절하게 잘 어우러져야 한다. 너무 긴장만 유발되면 금방 지치거나 피곤해지고, 긴장은 더 강한 긴장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완을 통해서 긴장감을 돋보이게 할 필요가 있다. 뮤지컬은 노래나 춤이 이완의 완충 역할을 하기에 풀림의 장치를 수월하게 설정할 수는 있지만, 그래도 의도적인 이완의 기술은 필요하다. 따라서 이완으로 대표되는 해학이나 너스레 등을 가진 인물이 좀더 많이 등장했으면 훨씬 내용이 풍성해졌을 것이다.

뮤지컬 금성대군에서는 등장인물이 극과 극의 대척점에 서 있기에 풀림의 요소를 설정하기가 어렵다. 그렇기에 순흥 사람들을 등장시켜 그런 역할을 담당하게 해야 한다. 순흥 사람들마저 충의로 무장한 인물로 강하게만 등장한다면 뮤지컬의 다양성을 상실할 수 있다. 그러니 다양한 순흥 사람들, 예를 들면 웃음이 있는 사람, 너스레를 떠는 사람, 절의를 부르짖는 사람이나 순흥 사람들의 집단 무용을 통해서 이완의 장면들을 만들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금성대군은 우리 지역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역사적인 인물이다. 따라서 역사성과 함께 지역적인 특수성이 있어야 한다. 뮤지컬 금성대군의 배경은 순흥이며 소백산이다. 극 중에서 금성대군과 순흥 사람들은 순흥에 대한 예찬과 기대를 감동스럽게 설정해서 순흥을 중심으로 새로운 역사가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기에는 충분하였다. 하지만 순흥에 대한 다양하고도 디테일한 설정을 통해 지역의 특수성이 조금만 더 잘 나타났으면 하는 욕심도 있다.

또한 배경 화면에서 순흥의 모습, 소백산의 비로봉이나 국망봉이 보이지 않았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물론 순흥에는 원경 처리를 할 만한 사진이나 영상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자주 보인 화면 중에서 초가집이 있는 원경 화면으로 쓸 수 있는 배경을 우리 영주는 가지고 있지 못하다. 그러나 비로봉이나 국망봉은 배경 화면으로 쓸 수 있는 많은 사진과 영상이 있다. 소백산의 사시사철을 배경으로 적절하게 사용했다면 역사성뿐만이 아니라 지역의 특수성까지도 아우를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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