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배용호의 문화확대경 [274] 갑진년에 다시 보는 값찐 한국인의 DNA < 배용호의 문화확대경 < 오피니언 < 큐레이션기사 - 영주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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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호의 문화확대경

배용호 (전 영주교육장)

배용호의 문화확대경 [274] 갑진년에 다시 보는 값찐 한국인의 DNA

2024. 01. 05 by 영주시민신문

한국은 세계가 인정하는 교육 강국이다. 한강의 기적을 이루고 세계경제대국으로 성장 발전한 동력이 바로 교육의 힘이었다. 그런 교육 열정의 바탕이 바로 한국인의 ‘선비정신’이라고 학자들은 입을 모은다.

역사 대통령, 이른바 ‘역(歷)통령’으로 불리었던 정옥자 교수는 그의 저서 『한국의 리더십 선비를 말하다』에서 우리나라의 참 지식인은 ‘선비’였다고 잘라 말했다. 한국 역사학계의 거목 한영우 교수는 ‘선비정신’이야말로 한국인의 문화적 DNA라고 말하면서, 좌우를 초월한 ‘선비정신’은 고조선 시대부터 전승됐고, 한국 최초의 선비는 단군이라고 단언한다. 그리고 ‘선비정신’은 고조선부터 지금까지 한국의 지식인에게 전승된 사람과 자연의 상생(相生)공동체 문화”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는 “500년 조선조, 1만 4000여 명의 급제자 중 40%는 신분이 낮은 평민, 중인이었다”고 분석하면서, 양반을 관리의 싹쓸이 계층으로 폄훼한 것은 일제의 식민사관이었다고 덧붙였다.

하버드대학 출신으로 미국 대통령에 출마했던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시’ 박사까지도 “한국인의 철학과 DNA 자체에는 이미 홍익인간이나 ‘선비정신’이 흐르고 있다”고, 그의 저서『한국인만 몰랐던 더 큰 대한민국』에서 밝히고 있다. 일본인 호사카 유지 교수까지 “한국을 이끌어온 바탕은 ‘선비정신’이며, 일본의 침략 근성을 주군에 대한 충(忠)과 부모님에 대한 효(孝) 이념으로 바꿔 준 것이 조선의 성리학”이라고 결론짓고 있다.

한국 역사를 우습게 아는 중국에는 400년 이어진 왕조가 별로 없다. 전 세계를 통 털어도 그리 오랜 왕조는 매우 드물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고조선이 1000년의 역사를 깔았고, 삼국시대가 1000년을 지탱했으며, 고려 500년, 조선 500년이 유지됐다. 이렇게 500년 이상을 유지한 한국 왕조의 비결을 외국인들은 ‘선비정신’에서 찾고 있다. 삼국시대는 불심에 의한 ‘선비정신’이고, 고려 시대에는 불‧유 혼합의 ‘선비정신’이며, 조선은 유교의 ‘선비정신’이었다는 것이다.

영국의 신사도정신, 미국의 청교도정신, 독일의 장인정신, 중국의 도교정신, 하다못해 일본의 무사도정신까지 각 나라는 나름대로 국가를 견인하는 중심축이 있게 마련인데, 한국은 그것이 ‘선비정신’이라는 거다. 조선 시대에는 향교‧서원 설립이 활발했고 여기서 많은 선비가 배출됐다. 그래서 조선의 유교문화는 곧 선비문화라고 할 수 있었다.

선비는 학문과 독특한 정신문화를 창조했고, 몸과 마음을 다스려 인간의 올곧은 삶을 이끌었다. 이처럼 한국인에게 있어 ‘선비정신’은 학문의 숭상과 넘치는 교육열, 윗사람에 대한 존경심을 낳았고, 나라 발전에 이바지하는 헌신과 희생의 형태로 국가공동체의 밑바탕을 이루었다.

‘선비정신’을 전적으로 몰살시킨 건 일제의 식민통치였다. 조선 오백 년 동안 선비의 폐해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큰 틀에서 볼 때 ‘선비정신’ 우리 민족 정서에 실로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고 입을 모은다. ‘선비’를 요즘 말로 하면 ‘신사’ 쯤이 되지 않을까? 그러니 한국의 ‘선비정신’은 서양의 신사도정신에 해당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그래서 한국의 ‘선비정신’은 ‘한국을 대표할 브랜드이자, 세계를 깨울 한국의 정신’이라고 추켜세운다.

게다가, 한국인의 정신과 기질에는 한(恨)과 흥(興)의 신바람 기질이 함께 있고, 논리적이며 학문을 즐기는 ‘선비정신’이 함께 녹아 있다는 것이다. 느긋한 듯하지만, 문제가 생기면 무섭게 결집하는 것 또한 한국인이라는 것이다.

단군이래, 홍익정신은 국가 운영에 ‘공익’이란 이름으로 진화됐고, 근대의 항일운동은 의병운동의 연장선에 있으며, 의병정신은 곧 화랑정신의 계승이다. 이런 고리를 모두 연결해낸 것이 ‘선비정신’이며, 이후 ‘선비정신’은 우리나라가 세계로 나감에 있어 엄청난 탄력으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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