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에 「영주의리(里)」에 다녀왔다. 영주의리는 마을에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함께 즐기는 것으로 기획된 행사였다. 선비세상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행사에서 전시 참여 업체에서는 시민을 상대로 체험과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마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위해서 지자체의 지도자들과 마을 주민들이 직접 의견을 나누기도 하고 공연이나 포럼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진 행사였다.
이번 행사가 마음에 닿은 것은 무엇보다도 참여한 사람들에게 눈물겨운 노력이 보인다는 것이었다. 먼저 어떻게 하면 영주에서 먹고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자리였기에 눈물겨운 장면이 있었다. 영주의 자원을 가지고 어떻게 미래사회에서 영주만의 특색 있는 먹거리를 만들지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정말 놀라웠다. ‘이런 분들이 영주에 많았구나!’ 하는 생각에 고마운 마음이 절로 일었다.
먹고 사는 문제는 눈물겨운 노력만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나 감각은 물론 젊은이와 어르신들을 아우를 수 있는 융합적인 상상력도 필요하다. 대부분 사람이 안 된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곳에 생각지도 못할 공간을 마련해서 보통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기상천외한 생각도 있어야 한다. 생각보다는 이런 분들이 영주에 꽤 많은 것을 보면서 무척 다행스러웠다.
또 한 가지는 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가흥동 택지보다는 원도심이나 구도심에서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중앙시장에서, 40년이 넘은 전통 가옥에서, 쇠락하고 퇴락한 건물에 그들의 손이 닿으면 시민들이 가고 싶은 곳으로 변했다. 만지는 모든 게 황금으로 변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미다스의 손을 연상케 하는 놀라움이 있었다. 바라기는 그들이 생각한 것처럼 업체마다 성장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다.
이분들은 하나같이 영주에 대한 애착심이 있었다. 영주에서 생산되는 자원을 활용하고 있었다. 영주의 전통문화와 연계한 마케팅을 하려고 애썼다. 영주지역의 예술 문화를 깊이 이해하여 작품을 전시하기도 하고 공연도 하면서 마켓팅과 함께 예술의 본질인 아름다움을 먹거리에 표현하기도 하는 감각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금까지 자원에만 관심을 가졌던 것에서 몇 걸음 더 나아간 상상력도 돋보였다.
우리가 지금까지 자조적으로 썼던 “영주 자앙(영주와 영주 사람)이 거기서 거기지 뭐”가 아니었다. 그들은 영주라는 마을을 살리기 위해서 열심히 뛰고 있었다. 아니, 영주의 한 부분을 어떻게 해서라도 새롭게 창조하기 위해서 밤새도록 고민하는 예술가적인 모습도 있었다. 빗자루로 마당을 쓸 듯이 영주의 마을을 빗자루로 쓸어서 사람들이 와서 먹고 즐기고 모일 수 있는 마당을 만들기 위해서 눈물겨운 노력을 하고 있었다.
둘러보면 영주를 위해서 애쓰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결국 그들에 의해서 영주만의 독특한 것이 드러나게 돼 있다. 서울이나 대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아무리 전문가라고 하더라도 영주의 섬세한 것을 끄집어내지는 못한다. 우리는 섬세한 것을 콘텐츠라고 하는데 영주의 콘텐츠는 영주 사람만이 끄집어낼 수 있다. 물론 그것을 대작으로 만들 때 대도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거나 뺏기기도 하지만 말이다.
영주에서 먹고 살기 위해서 눈물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장 소중하다. 먹고 사는 데 더해서 영주만의 독특한 것을 끄집어내어 영주를 알리기 위해 애쓰는 분들은 더더욱 소중하다. 거기에 예술적인 이미지와 이야기를 융합하여 눈물겨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은 한술 더 뜨는 분들이다. 이렇게 저렇게 영주라는 마을이 만들어지는데 이런 도시를 문화도시라고 한다. 진심으로 그렇게 눈물겹게 애쓰고 노력하는 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마을의 과거와 현재는 여기까지라도 마을의 미래를 위해 또 눈물겹게 한 발을 디뎌보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