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오랜만에 코로나로 위축된 마음을 풀어헤칠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23일 폐막 때까지는 방문객 수 100만 명을 넘길 예정이라고 하니 무척 다행스럽다. 지금까지 치른 축제와는 규모나 기간 면에서 급이 다른 엑스포라 잘 치를 수 있을까 내심 걱정도 했는데 방문객 수뿐만 아니라 인삼 소비 촉진이나 수출 상담도 성과가 있었다고 하니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심이 된다.
풍기인삼엑스포의 핵심가치는 인삼의 생명력 가치, 인삼의 인류 행복 가치, 인삼의 미래 산업 가치이다. 핵심가치에서 언급된 생명, 세계, 미래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다. 이 핵심가치가 곳곳에 녹아 있는 엑스포 운영이 돋보였으며, 슬로건 “인삼, 세계를 품고 미래를 열다”도 핵심가치를 잘 반영하였다.
축제와 엑스포가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비슷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잘못된 생각이다. 축제를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관광, 예술, 전통 등과 같은 다양한 문화 형식이라고 한다면 엑스포는 인류가 이룩한 업적과 미래에 대한 전망을 전시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박람회라고 할 수 있다. 엑스포가 축제의 많은 것을 포함하고는 있지만, 조직에서부터 행사에 이르기까지 축제와는 비교할 수가 없을 정도로 복잡할 뿐만 아니라 전문화되어 있다.
조직위원장은 초대의 글에서 “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는 풍기인삼의 역사성과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것은 물론 인삼 산업을 더욱 활성화하여 농민과 지역을 성장시키며, 나아가 영주시가 세계적인 인삼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풍기인삼의 우수성을 알리는 학술회의와 함께 다양한 문화행사를 선보였고, 전시, 교역, 컨퍼런스, 이벤트, 체험, 관광 등 다채로운 내용으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많았다.
전시 분야 중 주제관, 생활과학관, 인삼미래관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주제관에는 역사와 기록, 세계사로 보는 풍기인삼이 소개돼 있다. 생활과학관에는 인삼의 약리 효능, 인삼요리와 인삼 산업 등 인삼에 관한 정보가 전시돼 있다. 인삼미래관에서는 인삼의 재배, 미래 인삼재배 모습으로 스마트팜을 소개하고 있다. 전시관의 내용은 풍기인삼의 과거, 현재, 미래를 누구나 재미있고 알기 쉽게 잘 꾸며놓은 것 같다. 어느 박물관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다양하고 풍성한 테마, 보기에도 흥미진진한 구조물과 조형물이 전시관에 가득했다.
보통 엑스포가 끝난 다음에는 전시했던 구조물에 대한 후속 조치가 문제가 된다고 한다. 비단 엑스포만이 아니라 비슷한 규모로 치러진 모든 행사가 마찬가지다. 폐기하려니 소중하고 계속 전시하려니 운영에 부담이 된다. 엑스포가 끝난 후 전시관의 내용을 상시 운영하다가 지자체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예도 있다고 하니 마냥 감상적으로만 접근할 일도 아니다. 사장하기보다는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볼거리를 제공할 대안을 마련할 필요도 있겠다.
특히 기존의 축제에서 보지 못했던 엑스포다운 시스템이 눈에 띄었다. 주차에서부터 행사장 관리, 편의시설, 자원봉사자 등 세심하지 않으면 금방 눈에 띌 수 있는 것들이 체계적으로 움직였다. 곳곳에 간이화장실이 있고 깨끗해서 좋다는 어르신들이 많았다.
주차봉사자들의 친절한 안내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자원봉사자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각종 부스에서 안내하는 분들의 노고를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시민들도 움직이고 민간단체들도 움직이는 것이 눈에 보였다. 잘 맞아떨어져서 큰 덜컹거림 없이 돌아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엑스포가 열린 기간 동안 영주는 같은 생각으로 한 곳을 바라봤다. 많은 시민이 자발적으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 조직위는 물론이고 기관이나 단체에서도 막중한 책임감으로 뛰었다. 엑스포가 끝나면 다양한 관점에서 평가가 이루어질 것이다. 성공적인 엑스포라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비판적인 잣대를 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평가까지 잘 마무리가 되어 풍기인삼 산업의 변화와 함께 문화도시 영주로의 도약을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