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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중(시인)

김신중의 영주 톺아보기 [34] 완벽하게 아이를 키우고 싶은 부모님께

2022. 09. 16 by 영주시민신문

완벽함을 추구하는 것은 바람직한가, 완벽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 얼핏 생각하면 완벽하다고 해서 꼭 행복한 것은 아닐 거라는 짐작은 가지만 완벽하지 않으면 많은 문제를 만날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주변에도 자신이나 자녀의 완벽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특히 자녀의 문제에 있어서 대부분 부모는 내 자식만큼은 모든 것을 완벽하게 잘해 냈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자녀에게 좀 어설픈 부분이라도 있으면 참을 수가 없어 하는 부모들도 꽤 있다. 하기는 정밀한 것일수록 완벽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엄청난 문제에 직면할 수 있으니 완벽함의 추구를 비난만 할 수는 없다.

철학자 칸트는 철저한 시간 관리로 유명하다. 아침 5시에 일어나 대학 강의를 했고, 오후 3시에 산책했으며, 밤 10시에는 잠자리에 들었다.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 칸트의 결혼을 소개한 적이 있다. 칸트는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고 한 여성에게서 구애받고 마음이 흔들렸다.

칸트는 사랑에 관한 책을 탐독하면서 결혼을 해야 하는 이유 354가지와 결혼을 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 350가지를 적으면서 결혼을 결심했다. 그리고 7년 동안 고민 끝에 내린 결론으로 청혼했지만, 상대 여성은 이미 결혼해서 두 명의 아이를 둔 어머니가 돼 있었다. 완벽주의에 대한 명저 「네 명의 완벽주의자」에서도 칸트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완벽주의의 양면성을 말하고 있다.

하나에 집중해서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칸트 역시 무엇이든 철저하게 검증해야만 결론을 내리는 완벽함으로 인해 평생을 독신으로 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반면 이렇게 철저한 생각과 검증의 완벽함의 추구는 비판 철학의 놀라운 성취도 이뤄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완벽함도 부모와 자녀의 관계로 확대될 때 많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 책에서도 “완벽주의적인 부모가 완벽주의적인 자녀를 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부모들은 은연중에 자녀들이 완벽하기를 원한다. 이런 부모들은 탁월하게 자녀를 키워서 훌륭한 성과를 이룰 수도 있지만, 자녀에게 심리적 고통을 안겨주는 부정적인 측면도 다수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사람을 키우는 일에는 하나를 얻고 하나를 잃는다는 생각은 있을 수 없다는데 있다. 우리 아이는 학력만 향상된다면 사람됨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부모는 없다. 공부도 잘하고 착하게 살았으면 하는 게 모든 부모의 바람인 것이다. 따라서 아이를 탁월하게 키우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교육에는 과정이 중요하다. 살아가면서, 공부하면서, 학교생활에서 행복한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행복 연구자들은 색깔의 선명도가 행복과 연관된다고 한다. 먼저 자기 자신의 색깔이 중요하다. 부모의 색깔을 자녀에게 강요하거나 덧칠하는 것은 자녀의 색깔을 지우는 것이므로 자녀를 행복하게 할 수 없다.

우리 아이가 무엇을 잘하는지 살펴보는 것도 자녀의 색깔을 선명하게 하는 것이다. 아이가 성공했던 경험을 잘 살펴서 아이의 강점으로 만들어가는 것도 색깔의 선명성을 더 하는 일이다. 미켈란젤로의 말처럼 작은 성공 경험들이 완벽함을 만들고, 그 완벽함은 작은 일이 아닌 탁월함으로 나타날 수 있게 된다.

심리학자 에드워드 데시와 리처드 라이언은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자율성, 유능성, 관계성이 충족돼야 한다고 했다. 자녀는 부모를 기쁘게 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해서는 안 된다. 자녀는 스스로 어떤 일을 해야 하며 그런 모습을 보고 부모님이 기뻐야 한다. 유능성은 내가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능력이다.

스스로 탁월함을 추구할 수 있어야 아이가 행복하다. 그러면서 사람들과 단절되지 않고 소통하면서 풍부한 정보를 만날 수 있어야 한다.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것이 이렇게 어렵다. 완벽하게 아이를 키우고 싶은 부모들은 자녀들이 이런 모습으로 순간순간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고 지켜봐 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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