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배용호의 문화확대경 [239] 영주가 「선비정신」을 갈망해야 하는 이유 < 배용호의 문화확대경 < 오피니언 < 큐레이션기사 - 영주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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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호 (전 영주교육장)

배용호의 문화확대경 [239] 영주가 「선비정신」을 갈망해야 하는 이유

2022. 08. 18 by 영주시민신문

아산정책연구원 조사에 의하면, 우리 사회에서 선비정신이 중요하다는 국민이 74.5%로 나타났고,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은 15%에 불과하였다. 선비정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은 68.5%였고 부정적 평가는 12.1%였다. 또한 선비정신이 향후 한국의 경제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52.9%가 긍정적이었다.

그렇게 보면, 선비정신이 상당히 긍정적이고, 현재 우리 사회에도 아주 중요하며, 향후 경제발전과 사회통합에 도움이 될 것이기는 하나 현재까지는 영향력이 미미한 것으로 정리된다.

삼국시대 유교문화의 유입으로 선비의 덕성에 관한 이해가 성장하면서, 고구려는 태학을 세워 선비를 양성하였으며, 신라의 설총은 이두를 지어 경전을 해설하게 한 선비였다. 고려시대는 도학 이념을 가진 선비들이 성장하였다.

조선시대에는 유교 이념의 선비들이 중심 세력으로 등장했으므로 이때는 당연히 유교 이념 자체가 「선비정신」이었다. 이렇게 「선비정신」은 이 시대의 보편적 가치로 확립되었다.

「선비정신」은 배운 바를 몸소 지키는 실천정신이며, 사회에 대한 책임감이다. 「선비정신」의 핵심 덕목인, 수기안인(修己安人)은 자신을 먼저 수양하고 다른 사람을 편하게 한다는 의미이다. 선비가 벼슬길에 나서는 것은 권력을 누리기 위함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세상을 편안하게 이끌기 위함이다. 사회정의의 실천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선비정신」의 핵심 덕목 중의 하나인 의리 정신은 신라의 화랑에게서 비롯되어, 도학이 정착하면서 더욱 선명하게 사회를 주도하였다. 문제는 선비가 정치 세력으로 등장하면서 분열을 초래하게 되었고, 그래서 더 많은 선비가 벼슬길보다 초야에서 수신하며 후학을 양성하는 처사(處士)의 길을 택했다.

관직에 나선 선비는 8%에 불과했다는 통계가 있다. 은둔 자체를 수련의 한 방안으로 생각한 조선의 「선비정신」이었다.

그 후 한반도를 강제 점령한 일제는 자신들의 침략을 합리화하기 위해 기를 쓰고 조선의 「선비정신」을 매도하였다. 그래서 선비를 사회의 지탄 대상으로 만들었다. 그럴수록 임진왜란이나 일제강점기를 맞아 나라를 위해 목숨 던진 조선 선비들의 의병 정신은 오히려 세계인들의 표상으로 굳어져 갔다. 그래서 「선비정신」은 국내에서보다 나라 밖에서 환영받는 한국의 사상으로 꼽힌다고 한다.

즉, 선비라는 브랜드는 영주가 아닌 다른 지방에서 더욱 환대받는 브랜드가 되었고, 국내보다는 세계가 선비정신에 집착하는 양상이 되었다. 말하자면, 「선비정신」은 영국의 ‘신사도 정신’, 독일의 ‘장인정신’과 견줄 수 있는 유일한 한국적 상품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한류 문화 바람을 타고 「선비정신」의 브랜드가 곧 르네상스를 맞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특히 <한국인성교육진흥원> 설치가 국정 공약으로 검토되면서 지자체들의 유치 경쟁이 훨씬 뜨거워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런 분위기의 선점을 위해서라도 ‘선비의 고장, 영주’는 발 빠르게 대처하고, 또한 이를 산업화로 연결시켜 나가야 한다.

선비는 신분적 존재가 아니라 이 시대의 온 인류가 추구해야 할 가치이다. 한국의 「선비정신」은 어느 나라 국가 브랜드보다 우수하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즉, 미래 인류의 가치 덕목으로 안성맞춤이라고 할까. 이참에 한국의 「선비정신」을 <세계의 정신>으로 가공할 필요도 있다. 이의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할 곳이 영주가 아닐까?

그간 우리는 세계가 주목하는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아직도 ‘선진국’이라는 명칭에는 낯설어한다. 정신 문화가 뒷받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라를 선진국 반열에 올리기 위해, 영주의 인문 정신의 수출을 위해 「선비정신」에 다시 집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국인성교육진흥원> 유치라는 목표뿐만 아니라 ‘선비세상’을 아예 <세계 인성 중심지>로 우뚝하게 세울 당찬 계획도 함께 고려해 볼 일이다. ‘선비정신실천운동’의 물결이 전국을 넘어 세계로 넘쳐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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