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배용호의 문화확대경 [230] ‘한복 입기’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 배용호의 문화확대경 < 오피니언 < 큐레이션기사 - 영주시민신문

상단영역

뉴스Q

기사검색

본문영역

배용호의 문화확대경

배용호 (전 영주교육장)

배용호의 문화확대경 [230] ‘한복 입기’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2022. 04. 22 by 영주시민신문

한복(韓服)의 시초는 고구려 고분벽화 등 삼국시대의 복식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니 한복의 전통성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다. 이로부터 한복의 골격인 저고리, 치마, 바지라는 기본구조는 근 2000년 동안이나 한반도에 유지되어온 셈이다.

한복은 우리 민족 고유의 복식이다. 웃옷으로 저고리, 밑의 옷으로 바지 또는 치마가 있다. 여자는 아래에 치마를 입고, 위에는 저고리·배자·마고자를 입는다. 남자는 바지와 저고리를 입고, 그 위에 조끼와 마고자를 덧입는다. 이런 전통 한복은 우리 민족의 사상·관습·행위·형태 등의 양식과 정신이 깃든 소중한 무형의 자산이어서 일찍부터 문화재 지정이 검토되던 부분이었다.

문화재청은 지난 3월 24일 ‘한복 입기’를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예고 후 30일이 지나면 정식으로 공고하게 된다.

‘한복 입기’는 오랜 역사와 전통 속에서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가치를 대표하는 생활관습이다. 돌잔치·결혼식·상장례·제례 등 일생의 통과의례를 통해서도 여전히 행해지고 있는데, 점차 그 빈도와 범위가 줄어들고는 있으나 예(禮)를 갖추어야 할 곳에서는 반드시 차려입는 근간(根幹)은 지금까지도 꾸준히 전승되고 있다.

1900년 ‘문관복장규칙’이 반포돼 양복(洋服)을 입게 되면서 수천 년 내려오던 한복 문화가 한복·양복의 혼합문화로 바뀌었다. 그렇게 보면, ‘양복’이 국내에 들어온 지 120년가량 된 셈이니, 양복과 구별하기 위해 쓰기 시작한 ‘한복’이라는 명칭도 120년 정도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 이전에는 ‘조선 옷’ 또는 그저 ‘우리 옷’으로 불러온 듯하다.

이런 우리 옷 한복은 ​갓 태어난 아이의 ‘배냇저고리’부터 ‘돌복’과 혼례의 ‘녹의홍상(綠衣紅裳)’을 거쳐 망자(亡者)의 ‘수의(壽衣)’까지 우리네 평생과 동행해 왔다. 양복의 도입으로 일상복은 실용적인 양복으로 대체되고, 한복은 의례복 정도로 축소되고 말았지만, 현재까지도 명절이거나 돌잔치, 결혼식, 제사 등 의미 있는 의식을 치를 때는 의례별로 한복을 갖춰 입는다.

일본의 기모노는 원래 중국옷이지만 일본 디자이너들의 노력으로 세계에서 가장 우아한 옷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고 한다. 우리 역대 대통령 가운데 한 분은 공약 이행하듯 해외순방 때마다 한복 외교를 펼쳐 한복의 매력을 세계만방에 알리기도 했지만, 아직도 한복은 그 가치성에 비해 홍보가 매우 미약하다고 한다. 방탄소년단 등 세계적인 아이돌이 독특한 한복 무대 의상으로 공연장을 누비면서 한복이 세계인들에게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정부의 <한복진흥센터>에서는 ‘한복문화 지역거점 사업’을 공모하기도 한다. 경북도에서도 <한국한복진흥원>을 상주에 건립했다. 영주도 <한국선비문화축제> 때 한복 입기를 권장하고 있다. 이참에 축제장의 한복 우선주차장 운영, 문화재 입장료면제, 한복 주차료면제 코너 등의 한복 착용자 인센티브 제공 방안도 생각해볼 일이다.

전주 한옥마을에서는 ‘한복데이’를 기획했고, 미국의 뉴저지주가 매년 10월 21일을 ‘한복의 날(Korean Hanbok Day)’로 공식 선포했다.

우리나라도 25년 전부터 ‘한복의 날’이 제정되어 있지만 이를 알고 행하는 사람은 드물다. 작년에는 한복이 ‘A traditinal Korean costume’(전통 한국의상)이라는 이름으로 영국 옥스퍼드사전에 등재되기도 했다. 학교에서도 한복형 교복을 착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명절 한복 입기는 물론, 대통령 취임식이나 국경일 한복 입기, 한복 국무회의, 한복 인사회 등의 캠페인을 선비의 고장에서 추진해 보면 어떨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