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전 정도전의 꿈, 지금 이뤄졌는가”
성균관영주청년유도회, 제4회 유교문화 인물 학술회 열어 학생 발표부터 교수 강연까지…정도전 사상 현대적 해석 시도
성균관영주청년유도회(회장 김창윤)는 지난 22일 오후 2시 30분 영주선비도서관에서 ‘제4회 유교문화 인물 학술회’를 열었다.
올해 행사는 ‘삼봉 정도전이 꿈꾸는 세상’ 연속 시리즈 가운데 네 번째로, ‘사회’편을 주제로 삼았다. 이 시리즈는 정치, 사상, 문학, 사회, 문화 등 5개 분야를 5년간 한 차례씩 다룬다.
# 학생들의 시선으로 본 600년 전 조선
1부는 영광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발표자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첫 발표자는 이제현 학생이다. 주제는 ‘600년 후, 정도전의 나라는 완성되었는가?’였다. 그는 “정도전은 단순한 건국 공신이 아니라 조선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설계한 사람”이라며 민본 사상과 재상 중심 정치를 조명했다.
정선호 학생은 ‘이성계의 조력자로서 정도전의 역할’을 발표했다. 그는 “정도전은 단순한 신하가 아닌, 조선 건국의 이념과 제도를 설계한 실질적 정치 기획자였다”고 말했다. 이어 육조 체제 정비, 중앙 집권 체제 구상 등 구체적인 정치 운영 방안을 소개했다.
편정훈 학생은 ‘재상 중심 체제와 오늘날 대통령 중심제’를 비교 분석했다. 그는 “정도전의 재상 중심 체제가 현대 대통령제와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살펴봤다”며 “정도전의 정치 구상이 오늘날에도 시사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 경북 유림과 시민, 선비도서관 가득 메워
2부 개회식은 이서윤 전 회장의 사회로 시작됐다. 상읍례, 국민의례, 문묘향배, 청년유도회 헌장·목적문·실천구호 낭독에 이어 개회가 진행됐다.
김창윤 영주지부 회장은 “정도전의 정치사상을 바탕으로 선조들의 정신적 유산을 되새기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며 “청년유도회는 바른 가치관 정립과 지역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정윤재 경북청년유도회장, 황정하 중앙회장, 김백 영주향교 전교, 금동률 전 전교, 박헌서 박약회장, 유정근 영주시 부시장, 임종득 국회의원, 정윤선 광복단기념사업회장, 유충상 시의회 경제도시위원장 등 유림 인사와 시민들이 참석했다.
정윤재 회장은 환영사에서 “영주청년유도회가 청소년과 함께 학술회를 여는 전통은 귀감이 된다”며 박수를 보냈다. 황정하 중앙회장과 김백 전교는 각각 격려사와 축사를 통해 행사의 의미를 강조했다.
# 정도전의 선택, 오늘 우리가 배울 점은 무엇인가
3부 학술포럼에서는 신정근 성균관대 교수가 ‘정도전 사상의 윤리적 선택과 운명애’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신 교수는 “정도전은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비타협적 선택을 한 인물”이라며 1375년 외교 전략, 1392년 건국 결정, 1398년 요동 정벌과 진법 훈련 등 역사적 선택들을 조명했다.
금종현 교수는 ‘정도전의 전제개혁론’을 발표하며 “정도전은 단순한 조력자가 아닌 조선의 구조를 설계한 사상가”라고 평가했다. 그는 과전법의 도입 배경과 역사적 의미를 자세히 설명했다.
정빈나 교수는 ‘정도전의 사회 사상과 공화주의와의 대화를 위한 시론’을 주제로 발표했다. 정 교수는 “정도전이 말한 민본 사상은 오늘날 공화주의의 뿌리가 될 수 있다”며 “그가 설계한 사회 제도는 현대 정치에도 유효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