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 안문현 작가, 『몽룡(성이성)전』 출간 ‘화제’

춘향전 실존 주인공 ‘성이성’ 조명…역사소설로 고전의 기원 되짚어 잊힌 영주 인물 성이성 복원…춘향전 창작자 조경남 설과 맞물려 주목

2025-11-24     이원식 기자
'몽룡(성이성)전' 인문현 지음

우리고장 영주 출신 실존 인물 성이성(成以性, 1595~1664)의 삶을 재구성한 소설 『몽룡(성이성)전』이 출간돼 화제다.

안문현 작가

이번 작품은 우리 지역에서 활동 중인 안문현 작가가 2025년 11월 발표한 역사소설로, 부제는 ‘춘향을 다시 쓰다’다. 작가는 앞서 장편소설 『핏줄』(2021), 『인생갑자(1924년)생』(2024)에 이어 세 번째 장편소설을 세상에 내놓았다.

『몽룡전』은 고전소설 『춘향전』 속 이몽룡의 실제 인물로 알려진 ‘성이성’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성이성은 조선 중기 인물로, 경북 영주 이산(지금의 이산면 신암리)에서 태어나 봉화 물야면 가평리(옛 순흥부)에서 성장했으며, 말년엔 고향으로 돌아와 계서정에서 여생을 보냈다. 현재 묘소는 신암리 뒷산에 있다.

▲ 이몽룡은 실존 인물…춘향전의 기원에 새 시각

소설 속 줄거리는 1647년 동짓달 초하룻날, 어사 성이성이 네 번째 호남 암행을 마치고 광한루에 오르며 시작된다. 어린 시절 남원에서 만난 춘향이 떠올라 그를 기억하는 여진(춘향의 몸종)을 찾아가며, 과거를 회상하는 구조로 전개된다.

작품은 △어린 시절 △춘향과의 만남 △스승 조경남과의 인연 △춘향을 그리워하며 등 모두 14장으로 구성됐으며, 총 290쪽 분량이다. 작가는 성이성의 연애담이 스승 조경남에게 전달됐고, 그것이 훗날 『춘향전』으로 쓰였다는 역사학계의 주장을 토대로 허구와 사실을 절묘하게 엮어냈다.

이와 관련해 연세대학교 국문과 설성경 교수는 “『춘향전』의 실질적 작가는 조경남이며, 이몽룡은 성이성이었다”는 설을 제기한 바 있다. 조선시대는 인쇄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춘향전』은 필사로 전해졌고, 현재까지 확인된 이본만 125종에 이른다.

춘향의 성씨도 시대에 따라 달랐다. 가장 오래된 이본에선 ‘춘향’만 표기됐으며, 이후 ‘김춘향’, ‘안춘향’으로 바뀌다 1885년 완판본에서는 주인공의 이름이 ‘성춘향’으로 등장한다. 이는 성이성의 ‘성’을 붙인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 성이성, 역사 속 어사로 복원…“사랑과 청렴의 상징으로”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단순히 고전을 재해석하는 것을 넘어, 역사 속 인물 성이성을 통해 시대의 청렴성과 인간적인 사랑을 되살리는 데 주안점을 뒀다.

안문현 작가는 “조경남과 성이성의 실존 관계, 춘향과의 만남, 광한루의 회상 등을 역사자료와 문헌으로 고증해 실제 인물을 복원하려 노력했다”며 “춘향전이 단순한 허구가 아니라, 실재한 사람들의 삶과 감정이 녹아 있는 문학임을 독자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번 소설은 ‘역사와 픽션’, ‘실존과 재현’이라는 문학적 실험을 통해 고전의 기원을 새롭게 되짚는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지역의 인물 성이성을 조명해, 잊힌 역사 속 인물을 복원하려는 시도가 지역 독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 작가 안문현은 누구인가

안문현 작가는 봉화에서 평생 교직에 몸담았고, 소설 『양귀비』로 등단한 후 왕성한 창작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장편소설 『핏줄』, 『인생갑자』, 시집 『처용가를 거꾸로 읽다』를 비롯해 중편소설 『메아리』, 『봉달이』 등을 썼다. 특히 『메아리』는 봉화 내성천 은모래길에 ‘메아리 체험장’을 조성하게 된 계기가 됐고, 『핏줄』 출간 후엔 봉화 창평에 ‘K-베트남벨리’ 조성 사업이 추진 중이다.

공동 저서로는 『무형문화유산자원 조사연구』(2012, 국립문화재연구소), 『소수서원 제례악 도동곡 조사보고서』(2009, 영주문화원), 『경북 판티지아』 등이 있으며, 매년 여러 문예지에 단편소설을 발표해왔다.

주요 이력으로는 경북인터넷고등학교 교장 퇴임, 경북문인협회 소설분과위원장, 한국문인협회 소설분과회원 등이 있다.

성이성은 이산면 신암리 고향마을 뒷산에 잠들었다
성이성이 노후에 살았다는 이산면 신암리 '계서정'
남원 광한루에 세워진 부사 성안의 선정비
성이성이 시묘살이 할 때 심은 400년 수령 느티나무(두월리 석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