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 식물원·영주 과수원·울릉도까지…작은 결혼식 사연 “눈길”

경북도, ‘나만의 작은 결혼식’ 공모전 수상작 발표 비용 줄이고 의미 더한 작은 결혼식 문화 확산 나서

2025-11-07     오공환 기자
장소 부문 대상_안동시 남후면의 ‘토락토닥’ 카페

‘부모님이 가꾼 식물원에서 결혼한 사연’, ‘사과나무 아래 약속한 영원한 사랑’, ‘축의금 없는 음식점 결혼식’, ‘울릉도로 귀촌한 부부의 조촐한 결혼’…

경북도가 연 ‘나만의 작은 결혼식’ 공모전에서 수상한 결혼식 이야기다.

도는 지난 7월 23일부터 두 달간 사례와 장소 분야로 나눠 공모를 진행해 사례 11건, 장소 20곳을 선정했다. 사례 분야에는 15건, 장소 분야에는 24건이 접수됐고 지난 10월 27일 심사를 통해 최종 수상작이 가려졌다.

이번 공모전은 비슷비슷한 상업예식에서 벗어나 부담 없이 결혼할 수 있는 문화 확산과 새로운 결혼 모델 제시를 목표로 마련됐다.

사례 부문 대상은 예천에 사는 김두현 씨의 사연이 선정됐다. 김 씨는 부모가 30년 동안 가꿔온 식물원에서 결혼식을 직접 준비했다. 어려움도 있었지만 정성과 가족애로 채운 시간이었고, 심사위원 전원의 선택을 받았다.

영주에서는 부모의 사과 과수원에서 결혼식을 올린 부부의 이야기가 최우수에 뽑혔다. 이 부부는 어린 시절 함께 심은 메타세쿼이아 나무 앞에서 예식을 치렀고, 그 추억으로 고향에 정착했다.

또 축의금 없이 가까운 친지만 초대해 구미의 음식점에서 결혼한 부부의 이야기, 두 딸과 함께 텃밭을 가꾸는 삶을 선택한 가족의 사연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장소 부문 대상은 안동시 남후면의 ‘토락토닥’ 카페가 받았다. 접근성과 실내외 공간 구성, 활용 가능성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최우수에는 상주의 ‘명주정원’, 성주의 ‘청천서원’, 의성의 ‘어울마실’이 이름을 올렸다. 세 곳 모두 편의시설과 자연환경이 조화를 이룬 점이 강점으로 꼽혔다.

경북도는 이번 수상작을 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주요 행사 등을 통해 적극 알릴 계획이다. 또 각 시군에 정보를 제공해 예비부부들이 해당 장소를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할 방침이다.

최순규 도 저출생대응정책과장은 “작은 결혼식 사례와 장소를 적극 활용해 경제적 부담은 줄이고 진심으로 축하하는 결혼문화를 확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는 예식장이 아닌 다양한 장소에서 양가 합산 100명 이하로 진행되는 결혼식에 최대 300만 원까지 비용을 지원하는 ‘작지만 특별한 결혼식’ 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사업 문의는 경북여성정책개발원으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