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서 열린 주세붕 선생 재조명 학술대회 “성황”
기조강연·주제발표로 생애와 성리학 업적 조명 소수서원 창건과 교육·문학·정치적 성과 재평가
신재 주세붕 선생 연구회(가칭, 이하 연구회)가 지난 20일 성균관대학교 법학관 모의법정에서 ‘학문·정치·교육의 삼위일체 신재 주세붕 선생 재조명 학술대회’를 열었다. 세계유산 소수서원의 창건자이자 조선 중기 교육과 문학, 국가관의 지평을 넓힌 주세붕 선생의 사상과 업적을 되돌아보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이번 학술대회는 (재)세계유산 한국의 서원 통합관리센터, 소수서원, 함안군청, 상주주씨대종회가 공동 주최하고 연구회가 주관했다. 행사에는 박성진 한국의 서원 통합관리센터장, 최종수 성균관장, 박재완 성균관대 이사장, 주영봉 상주주씨대종회장, 서승원 순흥향교 전교, 안병우 소수서원 운영위원장, 최세현 성균관유도회 순흥지부회장 등 110여 명이 참석했다.
개회식은 신시섭 관리센터 본부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박성진 센터장은 개회사에서 “신재 선생은 소수서원 창건자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가 안향 선생을 기리며 세운 학교 건립의 진정한 뜻과 교육입국 정신은 퇴계 선생의 사액 요청 이후 다소 가려졌다”며 재조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김장환 동양대 한국선비연구원장이 「주세붕 선생의 생애와 실천 성리학」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그는 “주세붕 선생은 권력과 은둔을 모두 지양하고 현실 참여를 통해 개혁을 실천한 중도 개혁적 성리학자였다”며 “그의 중도적 실천 정신은 오늘날에도 시사점이 크다”고 말했다. 또 “주세붕 선생이 세운 소수서원을 비롯한 9개 서원이 201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며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덧붙였다.
주제발표에서는 주세붕 선생의 다양한 면모가 다뤄졌다. 이경동 고려대 교수는 중앙의 경연정치와 지방의 흥학·구율을 결합한 ‘경연의 성학정치 실천가’로 평가했고 박영미 공주대 교수는 향교 이건과 서원 창건·사액을 통한 공·사 혼합형 교육제도의 원형 제시에 주목했다.
한재훈 성공회대 교수는 『심도』를 통해 호생 악살의 불인인지심을 정치화한 점을 분석했으며 백운용 경북대 교수는 경물시와 풍광 서사에 담긴 정명 의식과 조화 미학을 조명했다.
권기중 한성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종합토론은 최민규(연세대), 김우영(한국학중앙연구원), 전성건(경북대), 황명환(경북대) 교수가 패널로 참여했다. 토론자들은 성학정치, 교육제도, 성리학과 문학적 성과 등을 주제로 논의를 이어갔다. 학생과 유림들도 질의응답에 나서며 열띤 분위기를 더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주세붕 선생을 단순히 소수서원 창건자로만 보는 시각을 넘어 교육자이자 성리학자, 정치가, 문학가로서의 다층적 업적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됐다. 연구회 관계자는 “선생의 중도적 성리학 정신과 교육입국 의지는 오늘날에도 큰 의미를 가진다”며 “이번 학술대회가 학문적 연구와 지역 문화자산 계승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