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부석사, 2027년까지 박물관 리모델링 대장정
조사당 벽화 귀환 앞두고 최첨단 보존 전시실 마련 국보·보물 안전 이관, 관람객 위한 체험형 공간 확충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영주 부석사가 2027년까지 대대적인 변화를 맞이한다. 영주시는 18일부터 부석사박물관 리모델링 공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사에는 총사업비 56억 8천500만 원이 투입되며, 국비·도비·시비가 각각 17억 500만 원, 19억 9천만 원, 19억 9천만 원으로 분담된다.
리모델링의 가장 큰 목적은 국보 ‘부석사 조사당 벽화’의 귀환이다. 고려 우왕 3년(1377)에 제작된 이 벽화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 벽화로, 일제강점기인 1916년 조사당 벽에서 분리돼 석고 보강 후 보관됐다. 이후 국립문화유산연구원에서 정밀 진단과 보존 처리를 거쳐 2026년 말 부석사로 돌아올 예정이다.
시는 벽화가 온전한 상태로 보존·전시될 수 있도록 첨단 항온·항습 장치와 보안 시스템을 갖춘 전용 전시실을 새로 마련한다. 단순한 ‘귀환’이 아니라, 후대까지 안전하게 지켜낼 수 있는 과학적 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번 리모델링으로 부석사 경내에 흩어져 있던 문화재들도 박물관으로 이관된다. 고려 목판, 오불회 괘불탱, 북지리 석조여래좌상, 석조석가여래좌상 등은 산불과 같은 자연재해에 취약했다. 앞으로는 박물관 내부에서 안정적인 환경 속에 보존·전시돼 시민과 관광객이 언제든 관람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박물관에는 뮤지엄숍과 휴게 공간도 신설된다. 단순한 유물 감상에 그치지 않고, 방문객이 차와 음료를 즐기며 문화유산과 함께 머무는 체험형 공간으로 변모한다.
부석사는 신라 문무왕 16년(676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한국 화엄종의 근본 도량으로, 2018년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라는 이름으로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이번 리모델링은 단순한 시설 개선이 아닌, 세계유산의 품격을 높이는 문화재생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부석사 총무 등화 스님은 “이번 리모델링은 조사당 벽화를 비롯한 국가유산의 보존·관리를 위한 최적의 공간을 마련하는 동시에, 사찰 박물관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하는 계기”라며 “세계유산을 품은 영주의 브랜드 가치를 한층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부석사박물관이 영주 시민뿐만 아니라 세계인에게 개방된 문화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공사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