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운잡방과 음식디미방’ 유네스코 아·태기록유산 국내 후보 선정
경북, 세계 기록유산의 보고 다시 입증 내년 6월 최종 등재 여부 결정 예정
경북도의 대표 기록유산인 ‘수운잡방과 음식디미방’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 목록(유네스코 아·태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국내 후보로 선정됐다.
이번 성과는 이미 다수의 기록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경북이 ‘세계 기록유산의 보고’임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것으로, 기존에 등재된 △세계기록유산 ‘한국의 유교책판’ △아태기록유산 ‘한국의 편액’ △‘만인의 청원 만인소’ △‘내방가사’에 이어 지역 문화적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도는 국가유산청, 안동시, 한국국학진흥원과 협력해 오는 11월 열리는 등재소위원회 신청서 사전 심사를 준비 중이다. 최종 등재 여부는 내년 6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태지역위원회(MOWCAP) 총회’에서 결정된다.
‘수운잡방’은 안동 광산 김씨 문중에서 전해 내려온 조리서로, 1540년대 김유와 1610년대 그의 손자 김령이 기록했다. 조선 중기 양반 가문의 음식 조리법과 술 빚는 법 등 122개 항목을 담았으며, 민간에서 쓰인 최초의 조리서로 평가된다. 특히 2021년에는 조리서 가운데 유일하게 보물로 지정됐다.
‘음식디미방’은 1670년대 장계향이 쓴 현존 가장 오래된 순한글 조리서다. 총 146개 항목의 조리법이 수록돼 있으며, 면병류·어육류·주류·식초 담그기 등 4개 영역으로 나뉜 것이 특징이다.
이 두 고조리서는 16세기~17세기 경북 북부 지역의 식생활과 음식문화는 물론 성리학적 지식과 실용 지식의 결합을 보여주는 귀중한 기록유산으로 평가된다. 특히 증류주 1종, 발효주 5종, 음식 1종 등 두 책에만 전하는 조리법은 지식이 특정 계보를 통해 전승됐음을 보여준다.
또한 남성(김유·김령)과 여성(장계향)이 각각 집필에 참여한 사례로, 성별 협업을 통해 지식이 기록·전승된 드문 예라는 점에서도 학술적 가치가 크다.
이철우 도지사는 “우리 전통 음식문화의 정수인 ‘수운잡방과 음식디미방’이 아·태기록유산 국내 후보로 선정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며 “전통음식을 계승·발전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 고유의 음식 브랜드를 육성해 식품·콘텐츠 산업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문화유산을 알리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