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 대한광복단을 다시 부르다
국회서 학술회의…‘광복전쟁’ 프레임 전환 시도 영주 태동 항일결사, 독립운동사 재해석 물꼬 터
“대한광복단, 일제에 가장 먼저 총을 겨눈 조직”
광복 80주년을 맞아 대한광복단의 역사와 의열투쟁을 집중 조명한 학술회의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이번 학술회의는 임종득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사)대한광복단기념사업회(회장 정윤선)가 주관했으며 국가보훈부와 영주시가 후원했다.
행사 제목은 ‘1910년대 대한광복단의 활동과 조선의열단’이며, 부제는 ‘독립운동에서 광복전쟁으로의 프레임 전환’이다. 대한광복단의 항일무장활동을 기존의 ‘의열투쟁’이 아닌 ‘광복전쟁’이라는 개념으로 새롭게 해석하자는 취지를 담았다.
4개 주제 발표…“의열투쟁 아닌 독립전쟁이었다”
학술회의는 오후 1시 이서윤 전 영주성균관 청년유도회장의 사회로 개회했다. 이어 4개의 주제 발표와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제1주제는 ‘대한광복단의 역사적 위상’으로, 김희주 진주역사아카이브연구소 소장(前 한국국제대 교수)이 발표하고, 조성운 동국대 역사교과서 연구소 연구원이 토론자로 나섰다.
제2주제는 ‘초대단장 채기중과 초기단원들의 이상과 새로운 족적’으로, 정윤선 대한광복단 기념사업회 회장이 발표했고, 박환 고려학술문화재단 이사장(전 수원대 교수)이 토론했다.
15분간 휴식을 가진 뒤 제3주제에서는 ‘1923년 김상옥 의거의 정치적, 사상적 기반’을 다뤘다. 이정은 전 대한민국역사문화원 원장이 발표하고, 황기돈 나은내일연구원 이사장(대한광복단 기념사업회 부회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제4주제는 ‘1920년 함경도 지역 대한광복단 활동과 특징’으로, 신혜란 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 연구원(한양대 겸임교수)이 발표했다. 토론은 이윤옥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 소장(전 한국외대 교수)가 맡았다.
종합토론에서는 ‘독립운동에서 광복전쟁으로의 프레임 전환’을 주제로 배용호 전 영주교육장이 좌장을 맡아 발표자들과 함께 토론을 이끌었다.
이번 학술회의는 참가자 등록부터 마지막 종합토론까지 4시간 동안 이어졌으며, 참석자들은 대한광복단이 ‘국내 항일무장투쟁의 출발점’이자 ‘의열단의 전신’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또 그간 독립운동사를 바라보는 프레임이 국외 중심, 임시정부 중심에 머물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한광복단을 비롯한 국내 무장투쟁 조직의 선도적 역할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윤선 대한광복단기념사업회 회장은 “독립전쟁의 무대를 국외로만 국한시키고 국내 독립운동은 1915년 이후만 논의해오던 그간의 통념을 깨고, 대한광복단이 국내외 광복전쟁의 선도적 역할을 했음을 밝히는 것이 이번 학술회의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대한광복단은 1913년 정월, 경북 풍기에서 창립됐다. '대한독립만세'를 외친 이 결사는 스스로를 ‘혁명기관’이라 불렀다. 국내외를 오가며 비밀리에 항일 활동을 벌였고, 이후 의열단의 활동에도 사상적 기반을 제공했다.
유정근 영주시장 권한대행은 “지역에서 출발한 대한광복단이 국가 독립운동의 핵심 조직이었다는 점을 함께 되새기게 됐다”며 “앞으로도 선열의 뜻을 계승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