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변방서 여의도 확성기로”… 박규환, 민주당 대변인 발탁

논술 강사·역사학자 출신, 날카로운 언변으로 주목 “경북 민심 중앙당에 전하겠다”… 지역 애정 드러내

2025-08-18     오공환 기자

보수의 철옹성이라 불리는 TK(대구·경북). 그 한복판, 영주·봉화·영양을 무대로 고군분투하던 박규환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이 이제 중앙당의 공식 대변인으로 발탁됐다. ‘민주당의 불모지’라 불리는 지역에서 단련된 그의 목소리가 여의도 한복판에서 울려 퍼지게 된 것이다.

박규환 대변인은 누구보다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건국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신학과 역사로 학문을 넓힌 그는 숭실대에서 기독교역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러나 정작 그의 이름을 먼저 알린 건 정치도 학문도 아닌 ‘대치동 일타강사’라는 별명이다. 논술학원가에서 ‘박수림’이라는 이름으로 활약하며 글과 말의 힘을 무기로 삼았던 그는, 이후 강단과 유튜브로 무대를 옮겨 시민들과 소통했다.

정치 무대에서도 그의 언변은 빛을 발했다. 유튜브 채널 ‘박규환TV’를 통해 역사와 철학을 곁들인 날카로운 논리로 여권의 주장을 반박하며 대중적 주목을 끌었다. 특히 지난해 12·3 비상계엄 논리를 “궤설”로 규정하고 조목조목 비판한 영상은 단기간에 수십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 영상은 당 안팎에서 “역사학자의 논리가 빛났다”는 평가와 함께 그를 주목하게 한 계기가 됐다.

지난 총선에서 그는 국민의힘 강세 지역에서 26%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비록 낙선했지만, 민주당으로서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치였다. 이번 대변인 발탁은 그가 지역정치의 한계를 넘어 중앙무대에서 목소리를 내는 ‘징검다리’가 된 셈이다.

박규환 대변인은 “당의 입장을 국민에게 알리는 창구를 넘어, 지역과 당원의 목소리를 중앙당에 전달하는 통로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민주당에 취약지로 꼽히는 경북의 현실과 민심을 적극 알리겠다”며 지역에 대한 애정도 잊지 않았다.

민주당의 불모지에서 시작된 작은 목소리가 이제 중앙정치의 확성기로 전환됐다. 박규환 대변인이 ‘TK의 변방’에서 길러낸 현장의 감각과 말의 힘으로 민주당의 메시지를 어떻게 새롭게 풀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