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5위 영주농협의 성장 비결, 현장에서 답을 찾았다”

우리동네 영주人터뷰 [82] 영주농업협동조합 남정순 조합장

2025-07-31     이영선 기자
영주농협파머스마켓 전경
남정순 조합장

전국 종합업적평가 경북 1위… 조합원 신뢰와 현장소통이 핵심

남정순 조합장 “스마트 농업과 디지털 금융이 영주농협의 미래”

장학금·수리 서비스·봉사… 농협다운 사회공헌 실현에도 앞장

‘진심을 판다. 안심을 산다’는 슬로건으로 운영 중인 영주농협 파머스마켓은 지역 농가와 소비자를 잇는 신뢰의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영주농업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이 매장은 단순한 판매장이 아니라, 지역 농업의 가치를 전하는 공간으로 인정받고 있다.

영주농협 파머스마켓은 지역에서 생산된 신선한 농산물을 직거래로 판매해 유통 단계를 줄이고, 농민에게는 제값을 보장하며 소비자에게는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농민과 소비자가 함께 상생하는 선순환 모델로 자리 잡았다.

특히 안전성을 중시하는 소비 경향과 맞물려 파머스마켓의 신뢰는 더욱 높아졌다. 지역 농민이 직접 참여해 인증한 로컬푸드를 제공함으로써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농민이 흘린 땀과 정직한 노력이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달되는 것이 파머스마켓”이라며 “앞으로도 진심과 안심을 담은 먹거리를 제공해 지역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자부하는 남정순 조합장이 있다.

# 영주농협의 성과… 경북 1위, 전국 5위 달성

영주농업협동조합(이하 영주농협)이 2024년 농축협 종합업적평가에서 전국 5위, 3년 연속 경북 1위를 차지했다. 농축협 종합업적평가는 전국 1천111개 농협을 대상으로 경영성과와 사업실적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지표다. 영주농협은 규모가 가장 큰 ‘농촌1형’ 그룹에서 최상의 성과를 기록해 대한민국 대표 농협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72년 출범한 영주농협은 5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고 있으며, 조합원 약 8천300여 명으로 전국 5위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총자산은 1조5천368억 원, 총사업 규모는 3천655억 원을 기록했고, 금융자산은 2조 원을 넘어섰다.

대외적인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지난해 영주농협은 △자재사업연도대상 최우수상 △범농협 사회공헌상 △금융자산 2조 원 달성탑 △NH손해보험 연도대상 등 다방면에서 성과를 냈다.

이러한 성과의 중심에는 조합원들의 절대적인 신뢰와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는 남정순 조합장의 경영철학이 있다. 남 조합장은 2014년 조합장에 처음으로 도전해 과반 이상의 득표율로 당선된 이후 1년 만에 치러진 2015년 3.11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82.7%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당선된 바 있다.

2019년 3.13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에서는 무투표 당선으로 가볍게 3선에 올랐고 2023년 3월 선거에서도 무투표 당선이 확정되면서 ‘2회 연속 무투표 당선’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면서 4선 고지에 올랐다. 경북 130여 개 농협 중 ‘2회 연속 무투표 당선’으로 4선을 연임한 경우는 남 조합장이 유일하다.

부석면 보계리 출신인 남 조합장은 동양대 대학원에서 박사(경영학)학위를 취득했으며 전국사과협회 회장과 친환경 단지 회장을 맡고 있다.

농기계 순회 수리(25.03.18)
부석APC 준공식(24.07.16)

# “농민 어려움 외면 못 해”… 현장에서 답 찾는 경영

남 조합장은 최근 농촌 현실이 과거 어느 때보다 어렵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농업·농촌 환경은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동 지역 분쟁 확산,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농가의 걱정이 컸다.

그는 “계약재배 외에는 농민들이 안정적으로 농사짓기가 어렵다”며 “생지황, 작약 같은 약용작물도 대기업 수매가 줄어 농민들이 애를 먹고 있다”고 밝혔다. 또 최근 미국산 사과 수입 소식까지 들리면서 지역 사과 농가의 우려가 크다고 언급했다.

남 조합장은 “농민들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사과, 쌀, 고기 등 주요 농산물 모두 농가가 안정적이지 않아 농업 전체가 붕괴 위험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위기에서 그는 항상 현장을 찾는다. 남 조합장은 “매일 영주 6개 면과 1개 시 지역을 다니며 농민들을 만난다”며 “현장에서 직접 농민의 어려움을 듣고 즉각 대응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영주농협은 영주 지역에 사과 공동선별장을 운영 중이다. 부석면에서는 올해 11만 8천 개의 사과를 공동선별과 공동판매 방식으로 처리했다. 총 600평 규모의 저온창고까지 갖추고 있어, 농민들은 사과만 농협에 보내면 이후 유통 과정은 농협이 책임진다.

현장 중심 경영을 강조한 남 조합장은 “농민들이 오직 농사만 신경 쓸 수 있게 농협이 지원하고 있다”며 “공동선별과 공동판매 덕분에 농민들이 얻는 비용 절감 효과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 조합원 신뢰로 이룬 금융자산 2조 2천억 원 시대 ‘돌파’

최근 금융자산이 2조2천억 원을 넘어섰고, 상호금융 예수금 역시 1조3천억 원을 돌파해 ‘상호금융 예수금 1조3천억 원 달성탑’을 수상했다.

전년 대비 1천110억 원이 늘어난 수치다. 또한, 디지털 금융에서도 콕뱅크 신규 가입자를 다수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

남 조합장은 “이러한 성과는 오롯이 조합원들이 보내준 신뢰 덕분”이라며 “급변하는 금리 환경에서 적정한 수준의 위험 분산 전략을 운영한 것이 주요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영주농협은 3개월 단위로 자금을 운용해 리스크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그는 “경영환경이 어려워질수록 신용사업과 보험사업, 농산물 판매 등 기본 사업에 충실했다”며 “그 결과 지난해 당기순이익도 69억400만 원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조합원 자녀 장학금(24.08.08)

# 스마트농업·MZ금융으로 미래 대비

남 조합장은 미래 먹거리로 ‘스마트팜’과 ‘디지털 금융’을 제시했다. 그는 “기후 변화와 자연재해로 농업 환경이 매우 취약해졌다”며 “이제 농업도 선진화, 고급화된 스마트 농업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과 덴마크의 선진 사례를 제시했다. “일본 농가는 벼를 탈곡해 자연건조 방식으로 품질을 높여 브랜드화하는 기술이 뛰어나다”며 “이런 기술과 가공 노하우를 도입해야 하는 시점이 도래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 국가처럼 5층에서 최대 20층까지 첨단시설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수직농장 형태의 스마트팜도 도입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며 “초기 비용은 크지만 지자체와 농협이 공동 투자하면 충분히 현실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를 통해 “청년층 일자리 창출과 농업 활성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남 조합장은 디지털 금융을 통해 MZ세대를 유입하는 전략도 추진 중이다. 이미 스마트 앱을 운영하고 있고, 청년층을 위한 다양한 금융상품과 이벤트를 실시해 젊은 고객층 확보에 나섰다.

# 조합원 지원사업 강화, 농촌 활력 되찾아

영주농협은 2024년 한 해 조합원들의 복지 향상과 농가 소득 증대에도 주력했다. 부석지역 밭작물 공동경영체 사업을 통해 290평 규모의 저온창고와 216평 규모의 선별장을 증축했고, 서부지점 환경 개선과 농기계 수리센터 이전도 완료했다.

또한 부석 DSC에 500톤 규모의 사일로(곡식 저장고)를 증설했고, 남부지역 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는 양곡 저온창고 107평을 신축해 정부 공공비축미 보관시설도 확충했다.

조합원 실익사업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지난해 영농자재 5억9천300만 원, 명절 제수용품 9억9천500만 원, 어버이날 감사품 2억300만 원을 지원했다. 특히 경북지역 1위 달성 기념으로 조합원에게 감사 기념품 5억1천200만 원 상당을 전달하기도 했다.

남 조합장은 “재해 피해 농민들을 위해 영농자재와 교환권 등 7천700만 원 상당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농약 위해 방지 마스크 1만8천 매 지급 등 농민들의 안전과 복지에 힘썼다”고 말했다.

특히 벽지 농가를 위한 ‘농기계 순회 수리 서비스’와 조합원 자녀 대상 장학금 지급은 사회공헌과 조합원 복지를 동시에 챙긴 모범 사례로 꼽힌다. 장학금은 연간 1억3천만 원 이상을 지급하며, 4년제 대학 기준으로 조합원 자녀들이 최소 한 번 이상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여성대학 졸업여행(25.05.27)
여성대학 수료식(25.06.03)

# “농협의 존재 이유는 농민”… 현장에서 해답 찾는다

농민에게 가장 가까운 영주농협을 만들겠다는 남 조합장은 “애만 먹고 돈이 안 되는 사업도 농민들이 원하면 한다”며 친환경 퇴비, 고추·고구마 모종 생산과 공급, 농약 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영주농협은 친환경 농업단지를 운영하며 육묘 6만1천651판, 고추모종 7천290판, 고구마 육묘 12만 주를 공급했다. 가축분뇨자원화센터에서도 가축분뇨 7천854톤을 처리해 친환경 퇴비 21만3천 포를 농가에 제공했다.

디지털 금융도 강화했다. 스마트뱅킹 고객은 1만1천793명, 콕뱅크 1만6천294명을 확보했고, 신용·체크카드 고객은 4만6천449명으로 지역 금융 인프라를 넓혔다. 또한 파머스마켓을 운영하며 지난해 매출 405억3천500만 원을 기록했고, 생강·고구마 등 다양한 농산물을 적극 수매해 지역 농가의 판로를 확보했다.

“영주에서 가장 접근성이 좋고, 편리하고, 친근한 금융기관”이라고 자부하는 전 임직원을 대신해 남 조합장은 “농민들의 삶을 지탱하는 것이 농협의 존재 이유”라며 “경영철학을 지키면서 농업을 더욱 탄탄하게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주농협은 농기계 순회 수리 서비스, 조합원 자녀 장학금 지원 등 현장 중심의 사회공헌 사업을 펼쳐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교육과 봉사를 통해 지역 문화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여성과 원로 조합원의 활기차고 행복한 노후 생활을 위해 ‘여성대학’, ‘늘푸른대학’, ‘노래교실’ 등을 운영하며 매년 관련 예산을 집행해 왔다. 그는 “이러한 사업들이 농민의 삶을 지탱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역 복지관에 연간 86회 이상 방문해 주방 봉사를 이어가고 있기도 하다.

끝으로 영주농협은 농민을 위한 조합이며, 조합원이 살아야 농협도 생존할 수 있는 구조라고 밝힌 그는 “농민들과 함께 현장에서 답을 지속적으로 찾는 농협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농의 편의를 위해 자재·유통·친환경농업단지·가축분뇨자원화센터 등이 지역 단위로 운영·관리되고 있다”며 “농촌이 살아야 지역이 살고, 농협이 살아야 농촌이 산다. 농업·농촌 발전을 위한 영주농협의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