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득 의원, 수사 외압 의혹 핵심…특검 압수수색

채상병 특검, 대통령실 개입 정황 정조준 ‘VIP 격노설’ 회의록 확보 여부 주목

2025-07-14     오공환 기자
임종득 국회의원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영주, 영양, 봉화)이 특검 수사의 칼끝에 섰다.

이명현 특별검사팀은 지난 11일 임 의원의 자택과 국회의원회관 의원실을 동시 압수수색했다. 임 의원은 윤석열 정부 당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2차장을 지낸 인물이다.

이번 압수수색은 ‘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한 첫 고위직 강제수사로, 사건의 정점에 있는 대통령실 개입 여부를 밝히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특검팀은 이날 임 의원 자택(서울 용산)과 의원실(여의도) 외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등 관련자들의 주거지 등 10여 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그러나 여의도 의원회관에서의 수색은 오전 한때 국민의힘 의원 10여 명의 물리적 저지로 지연됐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전원 소집령을 내려 당 소속 의원들을 현장에 집결시켰다. 국민의힘은 “정치 보복성 수사”라며 반발했지만, 특검팀은 오후까지 영장을 집행했다.

수사의 핵심은 ‘VIP 격노설’이다.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채상병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했다는 전언이 핵심이다. 특검은 회의록과 통화기록 확보를 통해 수사 외압의 실체를 밝힐 방침이다.

임 의원은 당시 국가안보실 2차장으로 회의 참석자 중 한 명이다. 특검은 임 의원이 사건 은폐나 축소 지시에 관여했는지 여부를 집중 수사 중이다.

이와 관련해 특검팀은 김태효 전 1차장에 대해서도 소환 조사를 예고했으며, 대통령실 인사들 전반에 대한 수사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채수근 상병은 2023년 7월 해병대 수색대 복무 중 경북 예천에서 수해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다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이후 해병대 군사경찰단의 초동 수사에서 상관의 과실 가능성이 드러났지만, 수사 중단과 축소 의혹이 제기돼 사회적 공분을 샀다.

임 의원이 어떤 지시를 했고, 대통령실이 실제로 개입했는지 여부는 향후 수사의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특검팀은 확보한 압수물 분석을 마친 뒤 이르면 이번 주 중 관련자 소환조사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