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애향인 인터뷰[123] 공직 퇴직 후 전혀 다른 분야에서 성공적 커리어를 만들어 가는 S&P주식회사 김성수 대표의 나의 살던 고향은
퇴직 후 새로운 길, 고향을 마음에 품고 다시 걷다
여느 지방 중소 도시처럼 영주도 인구가 급격히 줄고 있어 지방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당국이 각종 인구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인구증가 정책이 출산장려와 귀농 귀촌 운동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귀향운동으로의 패러다임 변화가 절실하다. 고향을 떠나 대도시에 머무는 지역 출향인은 대략 30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에 본지는 이들 출향인이 은퇴 후 자신이 평생 직장생활을 하며 쌓아온 경륜을 귀향을 통해 고향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그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애향인 인터뷰를 마련했다. 이번 애향인 인터뷰를 통해 인구증가를 위한 귀향정책과 지역발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편집자 주>
국정원 퇴직 후 건물관리회사 운영, 새 길 개척
노인지원재단 감사·동대표·향우회까지 활동 폭넓어
“퇴직은 끝 아닌 변화… 귀향이 지역에 힘 된다”
영주중·영광고 기수회장 맡아 고향과 끈끈한 인연
S&P주식회사 김성수 대표는 국정원 출신이다. 고위공무원으로 퇴직했지만 공직 시의 업무와 연관 업무를 찾지 않았다. 전관예우는 생각지도 않았다. 김 대표는 퇴직 후 전혀 새로운 업무에 도전하며 새로운 건물관리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다.
제4차 산업혁명, 스마트시대, 사물인터넷시대, 인공지능시대 등 다양한 말로 대표되는 현시대는 급격한 변화의 시대로 고령시대 고령자의 제2의 삶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큰 이슈이다. 김 대표의 현재 모습은 신고령층의 제2 커리어의 성공 모델이라 할 만 했다.
어디에서 태어나 성장하셨나요?
안정면입니다. 안정면 일원리에서 태어났습니다. 당시엔 일원동이라 했습니다.
일원리는 교과서에도 나오는 어부가를 지은 농암 이현보의 별장이 있던 동네이군요. 구체적으로 어디인가요?
안정역 앞에 살았습니다. 몇 년 전 타계하신 아버지가 철도공무원이셨습니다.
초등학교도 안정에서 다니셨나요?
네. 안정초등학교 나왔습니다. 안정면에는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당시에도 없었습니다. 중학교는 영주중학교를 고등학교는 영광고등학교를 다녔습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등하교는 어떻게 하셨어요? 집에서 먼 거리인데.
철도를 주로 이용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상경하셨군요?
네. 대학은 서강대학교로 진학했습니다. 원래 법학을 전공했습니다만 대학원은 경제학을 공부했습니다. 법학 전공은... 젊은 시절 고시 패스를 목표로 했었습니다. 학가산 영봉사에 가서 공부하기도 했고요. 상경해서는 저는 숙부님(고 김종달)께 의탁해 있었습니다. 숙부님은 유도선수 출신으로 용인대 교수를 지내셨습니다.
상경하면 다들 연고 찾아 생활했던 시절이군요. 대학과 대학원 전공이 다른데 어떤 이유가?
대학 졸업 후 국정원에 들어갔습니다. 86년이었습니다. 업무상 전문지식이 필요해서 경제학으로 대학원에서 공부를 더 했습니다.
바람직한 공직자셨군요. 업무를 위해 공부를 더 한다... 선비의 고장 출신답습니다.
업무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경제학을 대학원에서 더했지만, 다른 분야도 공부해야 할 것이 많았습니다.
국정원 업무는 비밀이지요? 그렇지만 어느 부서에 계셨어요?
처음에는 정보수집 업무였습니다. 퇴직 무렵에는 국가 사이버안전센터라고 사이버 관련 업무를 했습니다.
너무 막연한데요. 국정원 업무란 게 전부 다 정보 수집 분석 업무 아닌 가요? (함께 웃음)
그런가요? 그렇지만 틀린 말도 아닌 걸요(함께 웃음).
사이버 관련 업무는 첨단 업무 아닌가요? 대학원 진학도 그 때문이었나요?
사실 대학원 시절 전공 경제학과 사이버 업무는 직접 관련은 없습니다. 저희 하는 일이 일을 맡으면 그 일을 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고요. 그 일을 잘하기 위한 역량이야 자기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말씀입니다. 시대 변화가 빠르니 업무 변화도 빨라집니다. 업무 명칭이 바뀌지 않아도 그 내용은 크게 바뀌는 시대이니까...
네. 제 말이 그런 말입니다.
공직에서 퇴직 후에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계시지요? 전 직장과 관련성이 있나요?
제가 지금 하는 일은 제가 맡던 공직 업무와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제게는 새로운 분야였습니다. 지금 제가 대표로 있는 회사는 S&P주식회사로 중견 건물 관리업체입니다. 건물 관리는 설비 관리만이 아닙니다. 첨단 기기도 있습니다. 사람 관리이기도 합니다.
연로한 직원들이 많아 늘 안전을 챙겨야 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S&P는 Smart & Professional'을 모토로 가치 있는 생활 문화를 설계하여 건물관리네트워크를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늘 고객의 꿈과 미래에 부응하는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을 다짐합니다.’ 이 말은 회사 대표로 제가 하는 말입니다.
그런 말씀만으로는 건물관리 회사란 이미지가 들지 않고 문화단체 같은 이미지가 듭니다(함께 웃음). 아파트 동대표 회장도 하신다면서요?
건물 관리도 문화라 할 수 있지 않나요? 어쨌든 스마트하고도 전문성을 기반으로 고객을 위한 일을 하는 걸 기본으로 합니다. 아파트 동대표 회장은... 주변에서 자꾸 맡으라고... 그런데 그 일이 건물관리 업무를 하는데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건물관리 업무 경험이 아파트 동대표 회장 역할에도 도움이 되곤 하고요. 봉사의 마음으로 아파트 동대표를 맡았는데...(함께 웃음)
고령화 시대엔 퇴직했지만 건강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젊은 고령인들이 갑자기 사회에서 격리된 기분을 갖지 않고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봅니다.
저도 공직 퇴직이 제 삶의 끝이란 생각은 안 했습니다. 그렇다고 뚜렷이 무얼 하겠다고 생각해 놓은 것도 없었습니다. 기회가 왔을 때 공부하며 일을 열심히 하는 그런 자세로 임하고 있다고 할까... 어쨌든 제2의 삶이 전혀 새로운 업무이지만 재미있고 보람이 있기도 합니다.
김대표께선 전혀 다른 일을 잘하고 계시니 퇴직자들의 제2의 삶에 대해 컨설팅이나 조언도 앞으로 하시면 좋겠습니다.
제가 그런 정도는 아니고요. 다만 제게 조언을 구하면 제 이야기를 해드릴 순 있습니다.
그런 사례 이야기가 방향 못 잡는 퇴직자들에겐 중요합니다. 봉사 차원에서 하시는 일도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대한노인회 중앙회 산하에 재단법인으로 노인지원재단이 있습니다. 현재 감사를 맡고 있습니다. 고향 관련으로는 재경 영주향우회 부회장, 영주중학교와 영광고등학교의 기수 회장으로 있습니다. 저희 회사 일을 할 때에도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에 대한 자문을 고향 출신 전문인들에게 도움 받기도 합니다. 감사한 일이지요.
어릴 때로 돌아가 볼까요? 에피소드라든가 소개할 것이?
저는 그런 게 별로 없습니다. 저는 아버지가 철도공무원이셨는지라 경제적으로 어렵지도 않았고요. 어렵지 않게 살 수 있었으니 부모님께 감사해야지요. 다만, 초등학교 때 전교 어린이회장은 했었습니다. 중학교 고등학교는 평범하게 보냈고요. 그 뒤로도 제가 내세울 게 없습니다.
고시 공부하려고 법학을 전공하셨는데 직장 생활하면서도 활용하셨지요?
네. 제가 공직생활 하면서 보안 사항 말고 어쩌면 유일하게 내세울 수 있는 게 ‘통신비밀보호법’ 초안을 만든 것이었습니다. 물론 법제화는 국회에서 하는 것이지만 그 기본안은 저를 갈아 넣어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국회의원이셨던 박상천 의원과 박희태 의원 등이 그 법 제정에 관여하셨습니다.
공직에 얼마나 계셨나요? 요즘엔 직장을 자주 옮겨 다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만..
34년인가.. 오래 했습니다(함께 웃음). 일단 열심히 일했습니다. 우리 고향 출신들이 다 그렇지 않나요? 열심히 하는 것 밖에 없더라고요.
고향집은 누가 지키고 있나요?
저는 2남2녀의 셋째입니다. 위로 누나 둘이 있습니다. 둘째 누나가 고향집에 돌아와 집을 돌보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몇 년 전에 타계하시고 어머니가 94세로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에 계십니다.
고향 모임도 많이 하신다면서요?
많이 한다기보다... 재경영주향우회 부회장, 영주중 기수 회장, 영광고 동기 기수 회장을 합니다. 현재 영주중 기수 졸업 50주년 행사를 준비 중입니다.
고향에 자주 오시지요?
자주 가는 편입니다. 어머니가 계시니까요. 현재는 어머니 건강이 안 좋아서 병원에 계십니다. 예전엔 죽령을 넘으면 가슴이 탁 트였는데 요즘엔 답답합니다. 어머니 건강 문제도 있고 지역 소멸론 속의 고향도 그렇고... 출향인들이 고향에서 하는 행사도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김성수 대표 프로필>
- 안정 일원리 출생
- 안정초등학교, 영주중학교, 영광고등학교
- 서강대 법학, 서강대 대학원 경제학석사
- 공직(국정원)으로 34년 근무 후
고위공무원단으로 퇴직
- (현) S&P주식회사 대표
- (현) 재단법인 노인지원재단 감사
- (현) 아파트 동대표 회장
- (현) 재경영주향우회 부회장, 영주중 기수 회장, 영광고 기수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