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영주人터뷰 [73] 경북지역경제교육센터

지역경제교육의 첫걸음, “지역을 넘어, 국가도 살린다”

2025-03-28     이영선 기자
2025년 경북지역경제교육센터 강사연수(맨좌-박천규 센터장, 맨우-전정화 자문위원)
2024 안동시청소년수련관 경제캠프

경북전문대 평생교육원 산하기관

‘나눔과 배려를 아는 인재 육성’

 

연령별·계층별 맞춤형 경제교육 콘텐츠 개발

지역 간 경제교육 편차 해소 및 기회 제공

“경제 개념을 배우지 못한 사람들은 충동적인 소비 습관을 가질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돈을 어떻게 관리하고 사용할지 배우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전국 17개 시·도에 지역 주민들의 경제이해력 향상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설립된 기관이 있다. 바로 기획재정부가 지정하고 위탁 운영하는 지역경제교육센터 기관으로 지역별 특성에 맞는 교육을 통해 지역 간 경제교육 편차를 해소하고자 다양한 경제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17개 지역경제교육세터가 함께 소속된 전국지역경제교육센터협회에서는 매년 공통사업으로 교안개발, 교구개발, 홍보영상제작 등의 여러 가지 활동을 진행하며 우리나라 경제교육의 내실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경북지역을 담당하는 경북지역경제교육센터(이하 경제교육센터)는 경북전문대학교(총장 최재혁)가 2018년, 2021년, 2024년 3차례 지정된 경제교육센터로 영주지역민뿐만 아니라 경북도민들에게까지 폭넓은 경제교육 기회가 제공되며 운영되고 있다.

경북지역경제교육센터(센터장 박천규)는 전 도민을 대상으로 연령별·계층별 맞춤형 경제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체험 중심 경제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경북전문대 평생교육원 산하기관으로 현재 센터장 포함 상근 3명, 4월부터는 인원 2명을 충원할 예정이다. 외부 강사는 15명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에만 3만5천 명에게 경제교육을 제공하는 성과를 달성한 경제교육센터는 전국 17개 센터 중 1, 2위를 다툴 정도의 뛰어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더욱이 경북전문대에서 경제 관련 학과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성과를 이룬 점이 눈여겨볼 만하다. 외부 강사들은 초중고, 대학, 벽지학교, 지역아동센터 등 기관에서 경제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강사 양성 및 관계 기관과의 협력 체계를 구축해 나아가면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2013년 경북전문대 평생교육원에서 경제교육 강사양성 과정 1기 수료생으로 시작해 경제교육센터 설립 초기부터 박천규 센터장과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전정화 전문위원이 있다.

전 위원은 “10년 전에는 경제교육센터를 영주에 유치하는 것이 큰 목표였다. 위탁 후, 첫해에는 경북 도내 경제교육을 위한 인프라가 많지 않아 힘들었지만, 최근에는 3만이 넘는 교육생을 배출할 정도로 지역에서 경제교육 중심으로 자리 잡은 듯하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경북지역경제교육센터 전정화 전문위원

# ‘나눔과 배려’ 속 ‘경제리더’ 탄생

경제교육센터의 슬로건은 ‘나눔과 배려를 아는 인재 육성’이다. 그는 경제교육이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진로와 인성교육과도 깊이 연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제를 보는 관점에 따라 개인의 인격적 태도가 결정된다는 그는 나아가 직업 선택 시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며 “경제적 가치만을 추구하는 사고에서 벗어나 ‘나눔과 배려’를 기본적으로 행동하며 실천하는 ‘경제리더’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공동체 형성에서도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자 중요한 경제교육의 가치를 강조했다.

2020년부터 학교 경제교육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기획재정부가 2년마다 초·중·고 학생 대상 경제이해력 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힌 전 위원은 지난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교 전국평균 61.5점, 중학생 51.9점, 고등학생 51.7점으로, 2022년 결과 대비 각 3.5점, 6.1점, 5.3점 하락했다고 전했다.

특히 경북의 경우 중학생이 56.6점으로 전국 상위 2위였으나, 고등학생은 47.7점으로 전국 하위 5개 지역 중 하나로 나타났다. 해당 점수는 고등학생 상위 1위 지역인 부산 57.1점보다 약 10점 가량 낮은 점수이다.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경우 주로 학교 수업을 통해 경제 지식을 익히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고등학생의 경우 학교 교육보다 TV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경제교육센터는 이론 중심의 경제학 개념보다 생활 속에서 마주하는 살아있는 ‘경제생활’에 대한 이야기 위주로 강사들이 소재를 준비한다. 전 위원은 “우리는 태어나기 전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에 걸쳐 소비한다”며 일례로 성영애 인천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가 발표한 ‘가계부작성 행동과 효과에 관한 연구’ 논문을 언급했다.

“한 번도 가계부를 작성해본 적이 없다”는 응답이 21%로 나타났을 만큼, 요즘 경제 습관에 대한 철저한 개인의 적극적 참여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누구나 경제활동을 하지만 정작 경제교육에 대한 자발적 참여동기는 쉽지 않은 현실이 도래한 것이다.

전 위원은 “초·중·고 학생들의 경제이해력 조사 결과를 보듯이, 어렸을 때부터 경제가 쉽고 재미있다고 인식해야 한다”며 “현실은 개인이 경제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비로소 경제교육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는 한 번의 경제교육을 통해 인식개선이 이루어질 수 없는 부분이기에 경제교육센터 강사들의 목표처럼 “즐거운 경험을 제공해서 지속적이고 자발적인 경제교육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천규 센터장은 “경제교육센터는 단순히 경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실천하지 않는 경제교육은 의미가 없다”며 “현실에 맞는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개발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지역민들이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균형 잡힌 삶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는 가정 ‘경제리더’의 탄생이 곧 지역사회를 넘어 국가 경제까지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2024년 유치원 경제교육
2024년 초등학교 디지털 경제교육
2024년 발달장애인 경제교육

# 다양한 세대를 위한 경제교육 “지역 살린다”

최근 경제환경이 급변하면서 청소년부터 시니어까지 세대별 경제 관념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이제는 140세 시대’에 도래했다는 전 위원은 6·25전쟁을 겪은 한국전쟁 세대, 베트남 파병을 경험한 실버세대, 개발도상국에서 성장한 70·80세대, 선진국 환경에서 자란 MZ세대 그리고 탄생 후 스마트 시대를 접한 알파세대까지, 다양한 경험을 보유한 세대가 공존하는 시대라 설명했다.

박 센터장은 “부모 세대는 무조건 절약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던 반면, 현재 세대는 돈을 벌어 저축 또는 재테크를 고민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MZ세대 이후로는 소비 중심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크다. 일부는 돈이 있으면 무조건 소비하는 경향이 강해 경제 개념이 무너질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경제교육센터는 이에 따른 각 연령층에 적합한 맞춤형 경제교육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경제의 3요소인 생산, 분배, 소비의 세 가지 관점에서 시작해 투자, 유산상속, 소비습관, 물가와 금리 등 다양한 주제로 파생하며 이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개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청소년을 대상으로 불법 도박 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있으며, 액티브 시니어층을 위해서는 유산 관리 및 디지털 기술 활용 교육도 확대하고 있다. 이는 공급자 중심의 경제교육에서 탈피해 수요자 맞춤형으로 전환하며, 지역 내 다양한 기관과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경제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경상북도교육청과 협업해 ‘찾아가는 경제교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경상북도발달장애인지원센터를 주축으로 유관기관과 연계해 발달장애인 경제교육자료를 개발하기도 했다.

전 위원은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재미가 없으면 교육생들이 귀를 열지 않는다”며 “경제교육의 흥미를 높이고 간접적 체험을 통해 경제이론을 체득시키기 위해 보드게임, 노래, 스토리텔링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한다”고 밝혔다.

지역사회가 지속 가능한 공동체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역경제교육이 필수임을 강조한 박 센터장은 “그 중심에는 대학이 지역사회와 협력해 상생하는 역할이 크다”며 “지자체가 대학의 역할과 가치를 인식하고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대학의 생존이 곧 지역사회의 생존과 직결된다”며 “대학과 지역이 긴밀하게 협력해 공동의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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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 온라인 홈페이지(https://econedu.go.kr/)

# 경제교육을 위한 통합 플랫폼, 온라인 경제배움e+

경북지역경제교육센터는 도내 22개 시·군이 소외되는 대상이 없도록 강사들의 안전과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지속해서 고민하면서 오프라인 강의 운영 방식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또,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과 공동체 형성을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 경제교육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넓은 지방자치단체로 어려움이 크다는 박천규 센터장은 “상대적으로 인프라가 부족하고 취약한 경북북부지역에서 거점기관의 역할을 잘 수행해내는 것도 하나의 중요한 책무”라며 “영주는 경북북부 끝에 있어 지역 특성상 이동·시간적 제약이 크지만, 초기 설계부터 권역을 나누어 전문 강사를 양성했기 때문에 지역에서 경제교육 중심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기획재정부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홈페이지(https://econedu.go.kr/)를 방문하면 ‘경제배움e+’ 코너를 마주한다. 경제배움e+는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경제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데 도움을 제공하고자 기재부가 구축한 디지털 경제교육 플랫폼이다. 전국지역경제교육센터의 교육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제 관련 기관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실생활 중심의 경제교육 자료와 정보가 다양하게 모여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활용할 수 있다.

전 위원은 “사례는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경제교육은 삶의 중심을 잡아주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며 “경험 중심의 접근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 기사를 접하는 많은 분이 꼭 한번 홈페이지에 들어가셔서 본인이 필요한 교육을 들어보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경북지역경제교육센터는 앞으로도 다양한 경제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사회 공헌에 앞장설 계획이다. ‘지역을 넘어서’라는 최재혁 총장의 신조처럼, 경북도와 대학, 지역사회가 협력해 유아부터 노인까지 경제적 자립과 지속 가능한 삶의 질 향상을 이루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점차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