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칠 선생과 함께 떠나는 글나라 동심여행[247] 휴대폰
박근칠 (아동문학가)
휴 대 폰
이 설(영주동부초등학교 6학년)
나의 삶이 얼마나 고달픈지
너는 모를 거야!
보리‘라는 아이는
어딜 가든
항상 나를 들고 다녀서
정말 힘들고 지쳐.
또 얼마나 나랑 놀고 싶어 하는지
온몸이 뜨끈뜨끈
자주 열이 나.
하지만 그것도 한 때뿐인걸.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나를 어두운 서랍장에 놔두고는
찾으러 오지도 않아.
너는 절대 ’보리‘처럼 대하지 마!
언젠가
화가 나서 ’뻥!‘하고
폭발해 버릴 수도 있거든…
<감상> 이 시는 지난 2024년 8월 영주시가 주최하고 아동문학소백동인회가 주관한 미래인재육성프로젝트《글나라 동심여행》으로 10일간 영주시립도서관에서 공부하고 동시를 지어 우수상을 받은 6학년 이 설 아동의 시입니다.
<휴대폰>이란 제목의 글은 5연 17행으로 초등학생치곤 좀 긴 시를 재미있게 구성해 고학년답게 시를 지었군요. 여러분은 모두 휴대폰을 가지고 있고 많이 이용하여, 친구들이나 부모님께 전화도 하고 문자도 보내고 하지요? 그런데 요즘 학생들은 너무 휴대폰과 가까이해서 부모님들을 걱정하게 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이 시를 보아도 첫 연에서 휴대폰이 말하고 있네요. ‘나의 삶이 얼마나 고달픈지/ 너는 모를 거야!’라고 말합니다. 2연을 보면 보리라는 아이는 어디를 가든 항상 휴대폰을 들고 다닌다고 썼네요.
3연에서는 ‘또 얼마나 나랑 놀고 싶어 하는지/ 온몸이 뜨끈뜨끈/ 자주 열이 나.’라고 말하는 걸 보니 휴대폰을 잠시도 가만두지 않고 자꾸 사용하나 봅니다. 열이 난다고까지 했으니,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그런데 4연을 보니 어떤 때는 휴대폰을 서랍장에 넣어두고 찾지도 않을 때도 있네요. 보리라는 아이의 휴대폰 사용에 빗대어 참 재미있게 글을 쓰고 있군요.
마지막 연을 보니 ‘너는 절대 ‘보리’처럼 대하지 마!/ 언젠가/ 화가 나서 ‘뻥!’하고/ 폭발해 버릴 수도 있거든…….’라고 지은이 자신에게 휴대폰이 한 경고성 구절로 재미있게 끝맺음을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