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칠 선생과 함께 떠나는 글나라 동심여행[188] 노을

박근칠 (아동문학가)

2023-11-23     영주시민신문

  노 을 

                     김 봄(영주동부초등 6학년)

 

가족들과

오순도순

캠핑 온 저녁

 

저기 저

끝에서

불이 났다.

 

활활

타오르는 듯한

멋진

 

바로

하루를

마무리해 주는

붉은빛,

 

노을이다!

 

<감상> 〈노을〉이란 주제로 시를 지어 영주시가 주최하고 아동문학소백동회가 주관한 ‘글나라 동심여행’ 초등 고학년 우수작으로 뽑힌 6학년 김 봄 학생의 5연 15행의 시입니다.

여러분 저녁 무렵 서쪽으로 넘어가는 해를 바라본 적이 있나요? 서쪽 하늘이 붉게 물들고 넘어가는 해가 밝고 크게 보일 거예요.

이 시를 지은이는 가족과 함께 캠핑을 가서 서산으로 넘어가는 해를 보면서 이 시를 지은 것 같아요. 서쪽 하늘을 보고 저기 끝에 불이 났다고 표현을 했네요. 불이 났다고 비유한 건 좋은데, 행갈이가 낱말 단위로 하는 건 좋지않아요.

3연에서도 그런 버릇이 있군요. 동시를 간결하게 쓴다고 이렇게 낱말중심으로 행을 구분하면 좋은 시가 되지 않아요. 아무리 간결하게 하고 싶어도 ‘활활/ 타오르는 듯한/ 멋진 불’ 3행은 돼야 할 것 같아요. 4연도 ‘바로 하루를/ 마무리 해주는/ 붉은 빛’ 정도는 되어야 할 것 같아요.

노을 보고 동시를 쓰고자 하는 발상은 좋았지만 생각해 보니 표현에 있어서 행갈이가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자주 행갈이를 하는 버릇을 고치면 더 참하고 맛나는 동시가 될 듯 하네요. 연수와 행수에 비해 내용은 별 것이 아닌 동시가 되고 말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