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칠 선생과 함께 떠나는 글나라 동심여행[158] 엄 마 손

박근칠(아동문학가)

2023-04-14     영주시민신문

엄 마 손
 

양민규(풍기초 3학년)

우리 엄마손에는
고추장이 발라져 있나 보다
위험한 장난을 치면
‘아이 매워라.’
내 등으로 엄마손이 날아오고

우리 엄마손에는
된장이 발라져 있나 보다
배가 고파 난리를 치면
‘우와 맛있어라.’
밥상에 된장찌개 올려주시고

우리 엄마손에는
아이스크림이 발라져 있나 보다
형이랑 장난감 나눠 놀면
‘아이 기특해라.’
양 볼을 부들부들하게 만진다

도대체 어디에 발라져 있는 거지
우리 엄마손은 울퉁불퉁 까칠까칠
할머니 손 같은데
에이 도저히 못 찾겠다

그래도 우리 엄마손이 제일 좋다

 

<감상> 〈엄마손〉이란 주제로 지은 충효백일장(공모)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운문부에서 입상한 양민규 학생의 글입니다.

4연 21행으로 3학년 어린이로서는 행이 많은 긴 아동시를 산문 같은 표현으로 시를 써 내려갔군요. 보통 어린이들이 쓰는 동시의 형식과는 좀 다른 것 같지요? 우리 같이 한번 행과 연을 자세히 살펴 볼까요.

1연에서는 5행으로 엄마손에 고추장이 발라져 있어서 엄마에게 장난을 걸면 내 등에 엄마손이 날아와 ‘아이 매워라’ 이렇게 재미난 표현을 했네요.

2연은 무려 10행으로 엄마손에 된장이 묻혀 있어 배고파 할 때 된장찌개를 끓여주어 ‘아이 맛있어라.’라고 표현을 하고, 형이랑 같이 잘 놀면 ‘아이 기특해라.’ 하시면서 아이스크림을 사주는 엄마손이라 좋아하는군요.

3연에서는 엄마손이 까칠까칠하고 울퉁불퉁하여 할머니손 같다고 표현을 하며 속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나타냈군요. 마지막 4연은 ‘그래도 우리 엄마손이 제일 좋다.’라고 한 행으로 엄마손을 자랑하는 특이한 표현을 했군요.

아동시에서는 긴 연이나 긴 행의 표현은 권하고 싶지 않네요. 연과 행을 다듬어 다시 정리했으면 보다 좋은 시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