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걸린 이봉섭군
2001-04-01 시민신문
이제 겨우 열 아홉 살. 채 피지도 못하는 꿈이 고사될 위기에 처해져 있다.
그것도 바로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바로 이 땅 영주에서 그 비극의 주인공이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월에 고교 졸업을 앞두고 백혈병 판명을 받은 이봉섭 군(19.풍기읍 동부2리).
평소 자신이 다니던 학교의 우수반에 배치될 정도로 성적도 좋았고 축구를 좋아한 평범한 학생이었던 이 군은 막대한 비용 때문에 수술은 엄두도 내지 못한 채 시한부 삶을 살고 있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백혈병만 아니었다면 3년간 정들었던 친구들과 함께 2월 졸업식장에도 참석하고 3년 동안 품었던 대학진학의 꿈도 이루었을 테지만 이젠 그 꿈조차 허사가 될 것 같다.
이 군은 고교생활을 어렵게 보냈다.
고교 1학년 때까지만 해도 아버지가 풍기에서 직물공장을 경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별 어려움 없이 공부할 수 있었지만 큰 아버지의 사업이 부도가 나는 바람에 보증을 섰던 봉섭이네까지 그 여파가 미치게 됐기 때문이다.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몇 차례 장학금까지 받아가면서 겨우 고등학교는 마쳤지만 지난 1월 30일 갑자기 배가 아파 성누가 병원으로 갔더니 백혈병으로 의심이 간다며 큰 병원으로 옮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곧바로 서울로 올라가 백병원에서 정밀검사를 한 결과 아니나 다를까 설마 하며 믿기도 싫었던 백혈병 판정을 받았다.
현재 근로봉사를 나가는 아버지와 남의 공장에서 일용 근로자로 일하고 있는 어머니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었다.
정상인의 경우 혈액검사를 하면 백혈구 수치가 5,000∼8,000 이 나오지만 이 군은 정상인의 두배인 129,000 정도가 나왔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교사들과 학생들이 모금운동을 벌였다.
하지만 모금한 돈은 오랜 투병생활을 해야 하는 이 군에게 병원비를 지불하는데 보탬이 되었을 뿐 그리 큰 도움을 줄 수 없었다.
더구나 골수이식 수술을 하게 된다면 약 8,000여 만원이나 드는 엄청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엄두를 낼 수도 없어서 현재 애만 태우고 있다.
이 군의 담임 교사였던 김우출 선생님은 "한창 꿈을 펼쳐나가야 할 제자의 어려움을 보면서 보다 구체적인 도움을 줄 수 없어 안타깝다"며 각계의 온정을 기다리고 있다.
(조흥은행, 807-04-055861 김우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