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학교 경영학과 김광윤 교수



조금은 덜렁대고 대충대충 사는 것이 적성에 맞는 사람은 수학이나, 물리, 법학, 경영학 같은 학문을 전공하기에는 곤란한 점이 많다. 꼼꼼하지 못한 성격을 가진 사람은 수리에 밝지 않고 자주 틀리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이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회계학자와 함께하는 시간은 약간은 괴로운(?) 만남일 수도 있을 것이다.
 
아주대학교의 김광윤(55) 교수는 합리적이고 철저한 회계학자이다. 간혹 동문회의 회계보고도 수치계산이 잘못된 것이 너무 많다고 지적을 할 정도로 빈틈이 없는 사람이다. 그러면서도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것과는 약간은 거리(?)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동문회와 향우회 등에 늘 잊지 않고 참석하는 애향인이기도 하다. 

그의 형제들은 그를 비롯하여 다섯이다. 머리 좋고 꼼꼼한 수재들이 많아서인지 네째 동생 광훈은 서초동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1952년 공무원이시던 부모님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부친이 공무원 생활을 정리하고 장수고개로 불리는 고현동에서 과수농사에 전념함에 따라 인근의 영주초등과 영광중고를 다녔다.

영광고 수석졸업, 성균관대 수석졸업, 대학 재학 중 공인회계사 시험합격
늘 공부에 대한 욕심이 많았던 그는 영광고를 수석 졸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서울법대 입학에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집안 형편상 재수를 하지 못한 채 후기로 성균관대 경영학과에 진학하여 매학기 장학금을 받으며 졸업 시에는 대학 성적최우수자가 되어 총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졸업 후 취업은 전국 5개 대학수석졸업자들에게 주어지던 70년대 제일의 직장이었던 한국은행에 무시험 입행했다. 한편 경영학도로서 대외고시인 공인회계사시험에 도전하여 재학 중이던 4학년 때 합격하기도 했다.
 
가난하고 바쁜 대학생활 가운데에서도 영어서클(SOBA)과 기독학생회에도 적극 참여하여 대학 3학년 때에는 성대 기독학생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아내도 이 모임을 계기로 부부의 연을 맺게 된다. 현재 슬하에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고시를 준비 중인 외아들 재원(29)을 두고 있으며, 경기도 분당에 살고 있다.

대학졸업 후 한국은행에서 첫 직장생활을 하던 중 좀 더 큰 향학열을 불태워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과정에 진학하였다. 1년 뒤에는 병역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자에게 부여되는 경리장교에 지원하여 논산 훈련소 예산통제장교와 육군종합행정학교 회계학 교관으로 복무한다.

77년 중위 예편 후 잠시 회계사개업을 하기도 했고, 삼일회계법인에 입사하여 회계감사실무를 배우고, 이어서 삼덕회계법인으로 옮겨 세무회계실무를 익히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에도 78년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하면서 모교인 성균관대와 서강대 등에서 강의를 맡기도 했다. 83년에는 회계사와 대학 강사 중에서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후학양성에 보다 큰 의미를 부여하면서 대학 쪽을 선택하여 수원에 위치한 아주대학교 경영학과에 전임으로 부임하게 된다.

한국세무학회장, 한국회계학회 차기회장 등 다양한 학회활동
회계학(재무회계, 세무회계, 회계감사)과 세법을 강의해 오던 중 보다 심층적인 학문연구를 위해 86년 고려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에 진학하였고, 90년 <규제와 회계선택에 관한 실증적 연구>라는 논제로 경영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박사학위논문은 일반적으로 인정된 회계원칙이 아니면서 당시 한국의 회계실무상 적용되고 있는 세법규정(대손충당금, 퇴직급여충당금, 특별상각 등)을 타당한 회계기준의 하나로 예외 인정한 재정경제부의 규제가 기업의 회계정책선택에 미친 영향을 주가연구에 의하여 실증적으로 고찰한 것이었다.

그의 연구는 법인세 소득세 등의 국내외 세무회계연구와 기업회계기준을 위시한 재무회계연구의 병행에 중점을 두어 진행되었으며 94년 3월부터 1년간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 하버드 로스쿨 산하 국제세금프로그램에서 국제조세에 대한 연구를 한 바 있다.

경실련 정책위원, 각종 신문에 칼럼을 연재하는 행동하는 지식인
그의 학회활동은 널리 인정되어 96년부터 '세무학연구'의 편집위원장을 2년간 역임한 후, 부회장과 차기회장을 거쳐 2003년에는 제14대 한국세무학회장을 지내기도 하였다. 또한 오는 2006년 7월 1일 부터는 한국회계학회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그리고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 다국적기업평가위원장, 이사, 정책위원, 중앙위원, 서울지방국세청 과세전적부심사위원, 국세청 세정혁신추진위원, 기준경비율 심의위원, 법무부 상법개정위원 등을 맡고 있기도 하다.

아울러 중앙일보, 한겨레신문, 매일경제신문, 조세일보 등에 세무회계관련 칼럼을 꾸준히 연재하고 있으며, 경실련 등에서 한국경제의 정의실현을 위해서 성실하게 노력하고 있는 학자이기도 하다. 그의 연구실적으로는 회계학과 세법관련 저서 3권과 유력 저널에 발표된 논문 40여 편이 있다.

아주대학교 경영학과의 교수로, 경실련의 정책위원으로, 한국회계학회 차기회장으로, 국세청 심의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를 만날 때면 이렇게 바쁘게 사는 것이 올바르게 사는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다음에 만나면 위기에 처한 한국경제를 다시 세우는 방법을 꼼꼼하게 한번 물어 보고 싶기도 하다.


아주대 경영대학 김광윤 교수 (연락처 011-9279-4883)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www.yjinews.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