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순흥면이장협의회 홍성문 회장

초군청, 전국적인 무형문화재로 발돋움시켜야
신종코로나로 초군청민속문화제 취소 아쉬워

“순흥면은 우리나라 유교문화의 본향이며 선비정신의 발상지입니다. 한줌의 흙에도 500년의 역사가 배어있습니다”

지난 1월 순흥면이장협의회장에 선출된 홍성문 회장(60.덕현리 이장)을 지난 10일 성혈사 밑에 위치한 그의 과수원에서 만났다.

“순흥면은 면민화합과 발전을 위해 해마다 3대 행사를 치르고 있습니다. 먼저 해맞이 행사가 발전협의회 주관으로 열리고 있고 8월15일을 정일로 면민화합잔치가 체육회원들의 노력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또, 대부분의 면민 모두를 한자리에 모두 모아야하는 정월 보름날 행사인 초군청민속문화제가 이장협의회 주관으로 열립니다”

그는 “성하성북 줄다리기로 대미를 장식하는 초군청민속문화제는 조선말 토호세력들의 횡포를 순흥 부사의 권위와 견줄만한 권한을 나랏님으로부터 위임받은 농군대표의 훌륭한 자치로 순박한 농민들이 기를 펴고 사는 세상을 만들었다는 자체가 한국문화를 넘어 세계적인 문화”라고 자랑했다.

“수천 관광객들이 소원지를 메달아 열나흘날을 택해 달집을 태웠지만 중국 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행사 자체가 취소됐다는 점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특정단체에 맡겨 십수년간 행사를 치러오다 지난해부터 면민 모두가 주체가 되는 면민행사로 열게 됐다는 그는 “처음 치르는 행사라 다소 매끄럽지 못했던 지난해를 거울삼아 한 달 전 부터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며 “피나는 노력으로 내년을 기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당한 가치를 지닌 문화제도 경제적인 뒷받침이 돼야 대중들의 흥행몰이가 되고 문화제가 됩니다. 초군청대제가 무형문화재 반열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지역대표자들의 직무유기이기도 하지요”

그는 순흥초군청민속문화제가 하루빨리 상설공연을 열면서 전국적인 무형문화재로 발돋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순흥면 18개 마을은 보기 드물 만큼 화합이 잘되는 부자마을입니다. 북쪽에는 세계최고의 사과가 생산되고 남으로는 전국최고의 당도와 품질을 자랑하는 순흥복숭아와 기름진 쌀이 풍요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작목별로 작목반이 구성돼 있어 화합을 않고서는 농사를 못 짓지요. 또, 죽계구곡의 아름다운 계곡을 흐르는 맑은 물이 천하절경을 이루고 있어 축복의 땅입니다”

한때 초군청 행사 주최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기도 했지만 지금은 2천여 면민 모두가 똘똘 뭉쳐 화합으로 발전을 하는 순흥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는 그는 “한국문화테마파크가 연말에 개장하면 선비촌과 소수서원을 연계해 초군청민속문화제와 함께 관광 순흥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12살 때 강원도 영월에서 순흥 덕현리로 선친께서 이사를 하셨어요. 순흥 땅에서 50년을 살았으며 고향이 아닌가요” 사과나무 가지를 전정하던 손을 멈추는 구릿빛 얼굴에 황소웃음이 번진다.

1998년 안동검찰청으로부터 ‘범죄 없는 마을’로 지정된 덕현리 이장을 맡아 8년째 마을을 이끌고 있는 홍 회장은 6천여 평의 사과농사를 짓는 사과전업농으로 억대농 반열에 오른 억척농부다. 부인 김현숙(56)여사와의 사이에는 아들 형제를 두고 있다.

김이환 프리랜서 기자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www.yjinews.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