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년 새해 아침 영하 6도, 칼바람이 날리는 눈발을 몰아내는 새벽 6시 경 새해소망을 기원하고자 노인봉을 오르는 풍기읍민들의 손전등 불빛이 장관을 이뤘다. 찬바람을 피하고자 모자와 목도리, 마스크까지 쓰고 일행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수백 명의 인파들이 산불감시탑 위까지 저마다의 명당을 찾아 새해가 뜨기를 기다렸다.

7시 41분, 붉게 물든 동녘 하늘에 낮게 깔린 구름사이로 수줍은 새색시처럼 반쪽얼굴을 내미는 태양을 향해 두 손을 모아 가족의 건강을 비는 어르신들과 2020년 특별한 새해아침을 추억에 담고자 사진을 찍는 젊은 세대들, 모습은 달라도 간절한 마음은 하나였다.

성내4리에서 왔다는 이주석(80)할아버지는 “지난해 육군소장으로 승진한 맏아들이 건강한 몸으로 나라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되기를 빌었다”며 “8남매의 건강은 물론 8명의 손자들의 건강까지 빌었다”고 말했다. 동부1리 영남타운에 산다는 김복순(75)할머니는 “자식 4남매와 손자들의 건강은 물론 사업이 번창하기를 빌었다”며 “2020년은 어려운 사람들이 넉넉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원년이 되기를 소망했다”고 했다.

또, 안정면에 사는 유은자(56여)씨는 “신장염을 앓고 있는 남편의 건강 회복과 친손자를 보는 해가 되기를 간절하게 빌었다”고 했고 대전광역시에서 누나 집에 다니려 왔다는 홍상수씨(56)는 “정치권이 어지러워지니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너무 어렵다”며 “협상과 타협으로 정치권이 모범을 보여 서민들의 팍팍한 살림살이가 나아지기를 빌었다”고 했다.

하산길에는 한우전문점 횡재먹거리(대표 장진수)에서 준비한 떡국 나눔 행사가 700여명의 읍민들이 모인 가운데 열렸고 10명의 소상공인들이 조직한 소백희망사랑나눔회(회장 우병윤)회원 부인들이 떡국과 막걸리 등의 음료를 대접하며 고무장갑 세트 1천개를 선물하기도 했다.

원종철 풍기읍장과 전풍림 시의원, 서동석 풍기농협조합장, 이창구 풍기인삼축제조직위원장 등이 산행을 함께하며 새해 덕담을 나누거나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새해인사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김이환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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