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가구 중 48가구 참여...불신임 24, 신임 24 ‘동수’
불신임 추진 측, 불신임 당사자 투표는 무효 이의제기

마구령터널공사 피해 보상금을 놓고 주민 간에 갈등을 겪고 있는 부석면 남대리 임모 이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가 부결됐다. 그러나 투표결과가 공교롭게도 ‘가부동수’로 나와 이장 해임을 추진했던 주민들이 “불신임 당사자인 이장을 배제하지 않고 진행됐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어 한동안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부석면사무소는 14일간의 공고기간을 거쳐 지난 달 28일 오후 6시 남대리 마을 경로당에서 주민총회를 열고 투표 공고일 현재 남대리에 주소를 두고 있는 78가구를 대상으로 가구당 1표로 현직 이장 불신임 주민투표를 치렀다. 이날 투표는 총 48가구가 참여해 신임 24표, 불신임 24표의 ‘동수’가 나왔다. 가구당 1표 원칙에 따라 불신임 당사자인 임모 이장도 투표권을 행사했다.

부석면은 주민총회 공고문에 ‘가부동수’일 경우 불신임은 부결이라고 미리 공지했지만 불신임 추진 주민들은 “불신임 당사자인 이장의 투표는 무효이기 때문에 불신임안이 가결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투표시작 전 자유발언에서 임모 이장은 “부석면사무소에 민원을 내면서 지난 1일 주민총회 안건을 불신임 안에서 해임안건으로 고쳐 적은 것은 사문서위조이고 불신임 추진 주민들이 면사무소에서 행패를 부린 것은 공무방해여서 불신임 추진 주민 2명을 경찰에 고발한 상태”라고 말했다.

불신임 추진 측 박모 비상대책위 부위원장은 마을회관 불법 증축, 마을사업 독식 및 사업현장 방치 등 이장의 개인비리 의혹을 조목조목 읽어 내려가며 이장 불신임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투표과정에서 이장 신임 측 주민들의 욕설과 고성이 한동안 이어졌으며 이장 측근으로 보이는 한 주민은 “앞으로 (불신임 추진측 주민)한 놈씩 손을 봐 줘야한다”는 등의 험악한 협박성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부석면 관계자는 “투표결과 신임과 불신임의 표가 똑같게 나와 미리 공지한데로 가부동수일 경우 불신임안은 부결”이라며 “불신임 당사자인 이장의 투표참여 적법성 여부를 포함해 법적절차에 문제가 없는지를 시 자문변호사에게 자문을 의뢰해 둔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부석면 남대리는 2016년 8월부터 소백산을 관통하는 터널공사가 시작되면서 소음과 분진 폐수방출 등으로 주민들과 한 달 여 간의 싸움 끝에 동부 건설 측으로부터 1억6천만 원의 마을발전기금을 받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마을이장이 동의서에 서명을 늦추면서 주민들과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김이환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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