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청년학교, 19회 졸업식 가져
학교 교가 만들어 졸업식 의미 더해

“가정형편이 어려워 배우지 못했어요. (공부)해야지, 해야지 하고 생각했지만 뒤늦게 공부하려니 어떻게 볼지 이웃사람도 신경이 쓰였고 바쁘게 살다보니 쉽지가 않았네요. 현수막에 걸린 영주청년학교를 보고 용기를 냈어요. 조금이라도 빨리 시작할 걸 후회돼 열정으로 공부했네요”

영주청년학교(교장 이만교) 제19회 졸업식이 지난 7일 (구)가흥1동사무소 내에 위치한 학교 교실에서 열렸다.

이날 졸업식에는 재학생과 졸업생, 교사, 청년학교 동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최성일 운영위원의 사회로 학습지도교사와 모범학생에 대해 상을 수여하고 운영위원장 상과 영주교육장상, 영주시장 표창 등을 수여했다. 또한 지난 6월 1일 제28회 경상북도 야학문화예술제 도의회 의장 표창장과 도지사 표창패도 전달했다.

이어 전달된 합격증서 및 졸업장을 받은 졸업생들은 소중하게 졸업장을 받아 가슴에 품었다. 감격어린 말과 눈물로 이어진 소감 말에 참석자들은 모두 눈시울을 붉혔다.

고마운 청년학교라는 말로 소감을 전한 한 졸업생은 “사는데 불편함은 없었지만 마음속에 한으로 남아 다른 사람도 하는데 나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늦은 나이에 도전했다”며 “배울 때는 이해가 되도 복습하면 헷갈려 쉬는 날, 주말도 없이 선생님들에게 질문하며 많이 괴롭혔다. 귀찮아하지 않고 열심히 답해준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그래서 합격했다”고 울먹였다.

다른 졸업생은 “환갑을 넘은 지금, 뒤돌아보면 힘에 겨워 주저 앉고 싶었는데 배움의 한에 삶을 돌고 돌아 학교에 왔다. 이곳에서 공부보다 더 많은 것을 배웠다”며 “최고로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인사했다.

이번 졸업식에는 이전의 졸업식과 달리 처음 만들어진 청년학교 교가를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다함께 불러 더욱 빛나는 자리가 됐다. 교가는 청년학교 교사인 김우출(전 선영여고교사) 작사, 김 교사의 제자인 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한 박정현씨가 작곡에 참여했다.

김 교사는 “2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학교에서 교가가 없어 안타까워 제자에게 부탁했다”며 “재학생과 졸업생이 함께 부르고 익히면 선후배들이 기억하는 교가로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만교 교장은 기념사에서 “올해 졸업생은 초등졸업 1명, 중등졸업 5명, 고입검정졸업이 11명이다. 졸업한 학생들도 봉사한 교사들도 모두 감사하다”며 “지하교실에서 옮겨 2년째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고 있다. 영주와 봉화, 예천에서 낮에 일하고 저녁에 달려와 눈을 비비고 졸음을 쫓아가며 공부를 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했다.

또한 “수년 동안 하지 않은 공부를 하느라 고생이 많았다. 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들어간 학생들이 강의를 빠지고 온 분들도 있다”며 “18세에서 70세까지 모여 공부한다. 멀리서 오고 어디서든 공부를 챙기는 교사가 있어 지금 졸업생이 있는 것 같다. 이제는 어깨를 펴고 자신감을 갖고 힘을 내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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