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호 신임원장
강학당 상읍례
취위

어릴 적 조부께 유교경전 공부·소수서원 향례 참제
예의존중, 인성회복, 유교문화 확산에 성심 다할 것

소수서원 서석호(徐錫祜,1934生) 신임 원장 알묘례(謁廟禮)가 지난 9일 소수서원 내 문성공묘에서 엄숙 봉행됐다. ‘알묘례’란 서원이나 향교에 모셔진 선현의 위패에 참배하는 의식으로, 소수서원의 경우 신임 원장 취임을 문성공(文成公) 안향(安珦) 선생 신위에 告하는 의례(儀禮)이다.

이날 행사에는 장욱현 시장, 이갑선 소수서원운영위원장, 서중일 순흥향교 전교, 안병우 전 순흥향교 전교, 서익제 영주기독병원장, 권영표·김선우 유림원로, 서석원·신현직 금성단도감을 비롯한 순흥유림, 서 원장 가족과 친지 등 70여명이 참례했다.

오전 10시 30분 강학당에서 열린 개좌례는 서승원 도감의 사회로 개좌하여 상읍례, 내빈소개, 신임원장 천망(薦望) 경과보고, 신임 서석호 원장 인사, 서 원장의 장남 서보원 씨 인사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 서 도감은 “오늘 알묘례는 문성공묘 알묘례 홀기에 따른다”며 “집사는 헌관 서석호 신임원장, 집례 서승원 도감, 알자 안용진 유학, 봉향 류준희 도감·서석균 유학, 봉로 권기열 도감·조승완 유학이 천망됐다”고 알렸다.

이날 알묘례는 문성공 묘정에 취위하여 서승원 집례의 창홀에 따라 각 집사 취위, 개독, 서석호 헌관이 문성공 안향·문정공(文貞公) 안축(安軸)·문경공(文敬公) 안보(安輔)·문민공(文敏公) 주세붕(周世鵬) 등 4위 신위 전에 삼상향, 인강복위(引降復位) 후 헌관 이하 재배, 예필(마침) 순으로 진행됐다.

서 원장은 취임 인사에서 “여러모로 부족한 사람이 소수서원 원장에 천망되어 망기(望記)를 받으니 저 개인은 물론 가문의 영광이 틀림없으나 이 막중한 자리에 대한 책임 또한 무겁다”면서 “선임 원장님들의 업적과 지역 유림의 합의를 잘 받들어 세계 문화유산인 소수서원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예의범절의 존중과 바른 인성 회복을 위해 성심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 원장은 달성인으로 단산면 사천(새내마을) 전통적인 유교(儒敎) 가문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유교 경전을 배웠다. 열아홉 살 때 할아버지를 따라 소수서원 향례에 참제한 것이 처음이었다고 한다.

서 원장은 “그 후 70년 가까이 소수서원과 함께했다”며 “일제 강점기와 6.25 등 격동의 현대사를 겪으면서 한 번도 제향이 멈추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영남 서원을 대표하면서 신교육 도입, 농촌계몽, 전통문화의 계승·발전을 이끌었다. 이것이 소수(紹修)의 정신이다. 근자에 소수서원이 유교성지(2018)로 선포되고, 세계유산으로 등재(2019)되는 등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너무나 감개무량했다”고 말했다.

서 원장의 조부 서병구(徐丙求) 선생은 1957년 소수서원 원장을 역임하였고, 200년 전(1818) 금강산의 풍광을 담아낸 여행기 봉해첩(蓬海帖)의 저자 남애(南厓) 서간발(徐幹發,1774-1833) 선생은 서 원장의 6대조이다. 서 원장은 소수서원 별유사, 순흥경로소 경로국장, 소수서원지 발간추진부위원장, 소수박물관학술총서 ‘달성서씨 사람들’ 집필위원장을 역임했다.

이원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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