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41년 어린이꽃밭에서 행복했던 순간들 글로 써
나물뜯고·알밤줍고·가재도… 등 자연동시 48편 담아

영주 아동문학소백동인회 김숙희 시인이 시골냄새 가득한 동시집 「내 마음도 모르면서(아동문예사)」를 지난 2일 출간했다.

김 시인은 “세상에 아름다운 꽃들이 많지만 우리 어린이들의 말과 행동과 순수한 마음이 가장 아름다운 꽃”이라며 “41년 세월을 어린이들 꽃밭에 살면서 꽃들만 보며 꽃들만 생각하며 마냥 행복하기만 했다”고 했다.

시인은 “이제 자연인으로 돌아가면서 제가 누렸던 그 행복을 모든 분들과 나누고, 함께했던 어린이들에게 돌려주려고 동시집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짝꿍과 다투고/집으로 오는 길에/노랗게 피어 있는 꽃//날보고 배시시 웃고 있다/내 마음도 모르면서.」

동시집의 제목이 된 ‘내 마음도 모르면서’는 짝꿍과 다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꽃들을 들여다본다. 꽃에 그만 푹 빠져버린다. 꽃은 아무것도 모르고 배시시 웃는다. 내 마음도 몰라주고 웃는 꽃이 얄미울 만도한데 그렇지 않다. 노란 웃음에 화나고 속상했던 일들이 스르르 녹아내린 것이다.

자연을 노래한 이 시집에는 ‘내 마음도 모르면서’ 외 47편의 시가 실려 있다.

감상을 돕는 글을 쓴 박두순(동시작가) 시인은 ‘시로 떠나는 시골여행’이란 제목 하에 “이 동시집 한 권이면 너끈히 시골 여행을 할 수 있다”며 “잎 피고 새싹 돋는 산길, 나물 뜯고 알밤 줍고 가재도 잡고, 새들 노래 소리는 얼마든지 공짜로 듣는다. 온 나라가 도시처럼 되어버린 이즘에 이런 동시집의 출현은 이래서 또 다른 의의를 지닌다”고 했다.

김숙희 시인은 경북 상주 출생으로 2009년 ‘한맥문학’ 동시부문 신인상 수상, 2016년 아동문학의날 본상 수상, 경북글짓기교육연구회 회장, 한국문인협회봉화지부 회장, 아동문학소백동인회 사무국장 등을 역임하고, 2019년 8월말 춘양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했다.

이원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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