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축협, 우시장 개장일 변경 ‘호응’
매주 월요일 개장...전국적인 추세

100여년의 유구한 세월을 이어오던 전통 5일장을 버리고 우시장도 요일별로 바꿔가고 있는 가운데 본지는 11월 1일부터 매주 월요일을 우시장 개장일로 변경한 영주우시장을 돌아봤다.

소들의 울음소리가 장내를 울리는 가운데 전광판과 경매우를 번갈아 바라보며 응찰기를 누르는 소장수들 뒤로 50여명의 축산농민들이 몰려 다니고 있었다.

입식 농가들의 부탁을 받고 소를 사려왔다는 김모씨(64.가흥동)는 “디지털 시대라지만 우시장마저 요일을 따라가니 격세지감을 느낀다”며 “오늘은 예천과 고령 우시장 개장일과 같은 날로 송아지를 사려는 상인들은 예천우시장으로, 번식우를 희망하는 농가나 소장수들은 고령 우시장으로 흩어지면서 지난 장에 비해 다소 한산한 편”이라고 말했다.

송아지 3마리를 팔러왔다는 김모씨(봉화)는 “지난달 시세에 비해 황송아지는 30만 원 가량 내렸다”며 “오래전부터 가장 더울 때와 추울 때에는 30만원~50만원까지 내림시세를 보여 왔다”고 했다.

고깃소(암소) 1마리를 팔러 왔다는 문모씨(61.안정면)는 “kg당 1만500원 씩을 받았다”며 “예년 같으면 3~4년 주기로 파동이 왔는데 이상하리만큼 5년이 되도록 소 값이 좋다”고 했다. 가격 사정사 장모씨는 “우시장이 요일별로 가는 것이 대세라면 주5일 중 가장 유리한 월요일을 택한 영주축협이 잘했다”고 말했다.

우시장에서 만난 영주축협 서병국 조합장은 “전통 5일장을 이용할 땐 한달 6장 중 3번을 열어오다 농가들의 불편을 덜어주고자 5일, 10일, 15일, 25일로 한 달에 4번을 열어왔으나 일수가 균일하지 못해 출품우 숫자가 널뛰기를 해왔고 금요일이나 휴일에 우시장이 열릴 땐 3~4일 후에 대금정산이 이뤄지는 불편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병이 들었거나 문제가 있는 소가 거래됐을 경우 바로잡는데 애로점이 많았다”고 했다. 서 조합장은 특히 “통계적으로 금요일에 도축한 소의 경매시세가 낮게 책정 됨에도 3~4일후에 정산이 되는 불편함이 있었다”며 “우시장이 요일별로 옮겨가는 것은 전국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사무실에서 만난 심상복 영주축협 경제 상무는 “경남 합천군은 지난 5월부터 요일제로 개편했고 문경시도 이달 부터 첫째, 셋째 월2회 우시장이 여는 것으로 조정했다. 12월1일부터 안동시도 수요일, 예천은 화요일, 영주 우상인들이 즐겨 찾는 강원도 삼척은 둘째 넷째주 화요일에 우시장이 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우시장이 요일별로 갈 경우 직원들에게 지급해오던 휴일수당(1.5배)도 개선돼 경영개선에 도움이 된다”며 “이왕 요일별로 옮겨 가야할 바엔 좋은 요일을 선택하고자 이사회를 열고 가격 사정사들과 협의를 하는 등의 절차를 거친 끝에 지역민들에게 가장 유리한 월요일을 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출하된 소는 비육우(암소) 55두, 번식우 75두, 숫송아지 140두 등 모두 298두가 출하돼 번식우는 평균 545만원에 거래됐으며 ‘892만 원’이란 기록적인 숫자가 전광판을 밝히기도 했다.

또, 송모씨(안동)가 출하한 고깃소(암소)가 kg당 1만690원으로 최고가를 받았고 이산에서 수송아지 2마리를 출하한 손 모씨의 수송아지는 545만원을 받으면서 최고가를 기록했다. 수송아지는 평균 400만 원 대에 거래됐고 암송아지는 평균 300만원을 약간 밑돌았다.

이날 영주우시장은 송아지 시장으로 유명한 예천우시장과 장날이 겹치면서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으나 거래는 대체로 활발했고 송아지 값이 지난 장보다 20~30만원 낮아지면서 관망하는 농가들이 더 많았다.

김이환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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