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종옥 어르신(82세 소백실버대학)
목화
무명치마 곱게입고
한양가신 낭군님 오시그던
고운옷 해드리려고
목화밭에 갔더니
에고 에고 몹쓸바람
송이 송이 목화송이
바람에 다 날여 버렸내
이일을 어이할고
애석하기 한이없내
낭군님 오시면
무어라 말하리요
목화 송이 송이
바람따라 하늘나라 다 갔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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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시집가는 딸을 위해 쓰려고 목화를 많이 심었다. 가을에 목화를 베어 널어놓으면 목화송이가 하얗게 폈다. 어머니는 목화를 따서 무명실 만들어 사위에게 줄 거라고 장례 옷을 차곡차곡 만들어 두셨다. 그 시절 어린 나도 엄마를 따라가 목화 하얀 송이를 따곤 했다. 어느 날은 가보니 바람이 불어 목화송이들이 날아가 버렸다. 어머니는 “우리 사위 과거보러 가면 해 입혀야 하는데 에고 몹쓸 바람에 목화송이들이 다 날아가 버렸네”하시며 구렁 가시덤불 속에 빠진 목화송이를 걷어 오시곤 하셨다. 나는 19살에 시집을 갔는데, 그 시절 어머니가 만들어주신 무명두루마기와 도포를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영주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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