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과 이어지는 쾌적한 보행환경, ‘도시가 활력을 찾다’

보행은 그 자체가 활동이고, 운동이다. 또 기본적인 통행수단일 뿐만 아니라 승용차, 버스, 철도, 택시 등 모든 교통수단을 연결해 주는 친환경적 기초교통수단이다. 그러나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서 자동차 위주의 교통 환경이 조성되면서 보행자의 기본적 통행권은 무시됐고 안전성도 크게 위협받고 있다. 본지는 하망동보행환경지구와 연결해 사람중심의 보행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함으로써 도시재생사업으로 새롭게 탄생한 후생시장, 문화관광형시장으로 새롭게 변모한 영주365시장, 지난해 근대역사문화거리로 지정된 영주1동을 중심으로 시내중심 관광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연재 순서>

[1] 하망동 보행환경개선 사업 그 이후
[2] 대도시의 보행친화 정책-서울시와 대구시
[3] ‘수원형 차 없는 거리’와 전주 ‘첫 마중길’
[4] 차량통행 제한 스페인 바르셀로나 ‘슈퍼블록’
[5] 차없는 도시 스페인 북부 폰테베드라
[6] 보행 천국 스페인 마드리드 그란비아 거리
[7] 사람 중심 보행친화도시로 가는 길

솔광장 가는 길
솔광장 가는 길
마요르광장 가는 길
그란비아 거리

대중교통 이용 입체 환승시설 구축...편의 증진
보행전용거리, 보행우선거리, 20km 존 등 시행

마드리드 시는 인구 317만명의 스페인의 수도이다. 스페인 중심부에 위치한 이 도시는 시내·시외버스,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는 입체 환승시설을 구축해 이용객이 쾌적하고 편안하게 승하차하고 대기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을 증진하고 있다.

또한 모든 버스는 저상 버스가 운행되고 있으며 버스 내 어린이 전용 안전시트, 다양한 크기의 좌석을 배치해 교통약자를 포함한 다양한 이용객의 편의를 배려하고 있다. 대중교통시설의 이용편의증진은 대중교통 이용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곧 보행중심도시로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마드리드 시는 ‘자동차 소음’과 ‘대기오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70년대부터 보행전용 거리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시 전역에 100개(15만㎡)가 넘는 보행전용거리를 조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상권도 보행전용 거리를 중심으로 발달하고 있다.

지난 여름 본지는 그란비아 거리- 까자오 광장-솔광장-마요르 광장을 직접 걸었다.

 

쇼핑의 거리로 탄생한 그란비아 거리

마드리드시가 보행정책을 본격화한 것은 2000년부터다. 이때부터 2009년까지 시 외곽 7개 주요 교차로에 ‘지하 대중교통 환승역’을 건설했고 스페인의 ‘브로드웨이’로 불리며 대형 호텔과 레스토랑 등이 밀집한 번화가인 그란비아 거리(1.5㎞·왕복 4차로)에 보행자·자전거·대중교통 수단만 진입하도록 했다. 그란비아 거리는 양옆 보도가 있는 4차선 간선도로로 보도가 차도보다 넓은 보행친화도로로 조성돼 있다. 전철역 입구, 횡단보도, 차도는 보도와의 단차가 크지 않아 걷기가 편하다. 중간중간에 벤치가 설치돼 있고 카페의 식탁이 나와 있어 약간 언덕진 길을 걷다 힘들면 쉬어갈 수 있다.

그란비아 거리의 한 식당 주인은 “그란비아 거리는 과거 극장가 였지만 현재 쇼핑의 거리로 변신했고 차도를 줄이고 인도를 넓혔다”며 “15년 전만 해도 관광객이 많지 않았지만 차량 통제 후 상권이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마드리드의 구도심은 메인 도로와 광장을 중심으로 연결된 대부분의 도로들이 보행자 공간으로 조성돼 있다. 그란비아 거리, 까자오 광장, 솔 광장, 마요르 광장 등을 중심으로 이와 연결된 도로 대부분이 여건에 따라 보행전용도로(Zona Peatanol)이거나 보행자우선도로, 혹은 속도를 제한하는 20km 존 등으로 지정돼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항상 붐비고 있다. 가장 번화한 곳이 바로 솔 광장 주변이다. 솔 광장 주변으로 대형 백화점과 수많은 패션 잡화 상점들이 줄지어 있다.

마드리드 시는 2020년부터 도심 내 약 2.02㎢의 공간에 차량 진입을 아예 금지시켜 ‘카-프리(car-free.차없는 거리)’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골목마다 넘치는 인파

그란비아 거리와 연결되는 대부분의 도로도 보행자 전용으로 조성돼 있다. 도로 양옆에는 상점이 즐비하고 가로수가 그늘을 제공한 쾌적한 보행환경을 갖추고 있다. 보행자전용이 아닌 곳은 홈존(거주자 우선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홈존 또한 황단보도, 차도, 보도와의 단차가 거의없이 연결돼 있다. 홈존은 노변주차가 가능하다. 대부분의 차량이 통행도 가능하지만 보행을 우선시 하는 보행우선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화단 등을 설치해 운전자가 서행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까자오(Callao) 광장은 백화점이나 쇼핑센터가 밀집돼 있고 전철역까지 있어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이다. 까자오 광장에서 솔(SOL) 광장으로 가는 길은 각양각색의 햇빛 가림막이 공중에 설치돼 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솔광장은 주요도로 10개가 만나는 마드리드의 중심 광장이어서 많은 관광객들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기도 하다. 마드리드를 기점으로 각 도시로 뻗어나가는 국도의 시발점을 알리는 0km 도로원표를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여기서 걸어서 몇블럭 떨어진 마요르 광장까지도 인도가 차도보다 넓어 걷기에 편했다.

구도심 일대는 엘리베이트가 있는 20~30여 곳의 대형 지하공공주차장이 곳곳에 설치돼 있다. 도심 중심부는 거주민 이외에 모든 외부 차량은 지하주차장을 거쳐서 진입할 수 있다. 보행전용이나 보행우선 공간을 지정하기 위해서는 주차체계가 함께 고려돼야 함을 뒷받침 한다.

구도심 지역을 직접 걸어보니 큰 장애물이 없어 연속적인 보행이 가능했고 해 가림막과 가로수 등으로 인해 쾌적하게 이동할수 있었다.

 

마드리드 리오사업

서울에 한강, 파리에 세느강이 흐른다면 마드리드에는 만사나레스 강이 흐르고 있다.

M30은 만사나레스 강변을 따라 건설된 순환 고속도로다. 길이가 무려 22.2㎞에 이른다. 마드리드 시는 1974년 조성된 순환도로인 M-30이 도심단절, 도시공원 부족, 극심한 차량정체를 빚자 만사나레스 강변 등 주요구간의 지하화사업을 결정했다.

M-30의 13%에 해당하는 8.65km를 땅속으로 내리고 지상에는 공원을 조성한 것이다. 이 사업을 바로 ‘마드리드 리오’로 부르고 있다.

리오가 우리나라말로 ‘강’이라는 뜻이어서 마드리드 강 사업이라고 직역이 가능하지만 이 지역 사람들에게는 강이 한강처럼 크지 않아 ‘마드리드 리오 공원’사업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 사업은 2004년부터 2011년까지 649헥타르 6개 구역에 총 60억 유로(도로 지화하 예산포함)의 예산이 투입해 17개의 새로운 보도를 설치하고 세고비아 다리 등 기존의 보행자 다리를 재생해 마드리드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들었다.

30km의 자전거 도로의 인프라를 구축했고, 2만 5천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어 그린존을 만들었으며 6km의 가로수 산책로가 만들어져 시민휴식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 중 아르겐주엘라 공원(Arganzuela Park)은 마드리드 리오의 대표적인 조경공간으로 면적이 23헥타르다. 이는 1960년 처음 조성됐을 때 보다 3배가 커진 규모다. 시민과 관광객들을 강으로 끌어 들이고 산책로, 자전거 도로, 레크레이션, 문화, 친환경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서현제 / 오공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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