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청소년에게 듣다
청소년들은 말한다. 청소년을 위한 것에 청소년의 눈높이로 바라보았는가를, 그리고 어른들의 생각만으로 판단하지 말라고. 청소년들도 지역에서 살아가며 불편하고, 필요하고, 바꾸고 싶은 것들이 있다면서 자신들이 말하면 들어줄 것인가를 묻는다. 이에 우리고장 청소년들이 바라는 영주는 무엇인지를 알아보려 한다. 그리고 청소년의 제안에 귀 기울이고 환경을 만들어주며 지원하는 타 지자체의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청소년문화의집 외에 청소년 위한 시설과 관심 부족
택지나 이동 편리한 시내중심에 청소년전용시설 원해
체험 많아지고 취미여가시설, 청소년문화의집 확대도
학교공부와 입시에 청소년들은 주말이나 공휴일에도 학교와 연계된 동아리활동이나 학원에서 시간을 보낸다. 여유시간이 주어질 때면 남자 청소년들은 PC방이 주 모임장소가 되고 여자 청소년들은 커피숍이나 코인노래방이 모임장소가 된다. 비용이 부담될 때나 잠깐의 여가시간이 생기면 마음에 맞는 친구 집에서 어울려 놀 때도 있지만 각자 집에서 게임으로 만나거나 핸드폰으로 통화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청소년들이 언제든 편안하게 만나고, 좋아하며 찾아가고, 부모들이 안심하는 공간은 영주에 없는 것일까.
본지는 이와 관련해 지난 1달여 동안 영주청소년들이 모이는 장소나 개별 만남을 통해 청소년을 위한 시설과 환경, 쉬고 즐길 수 있는 여가 공간, 청소년시설 장소 등에 대해 청소년 186명에게 의견을 물었다.
청소년 시설이나 환경에 대한 관심
영주시에서는 청소년 정책에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지역의 기관단체 등에서도 청소년을 위해 관심을 기울인다. 이에 대한 청소년들의 생각은 어떨까.
80명이 ‘예’라며 관심을 갖는다고 답했다. 104명은 ‘아니다’라고 하고 2명이 잘 모르겠다고 했다.
관심을 갖는다는 의견에는 44명이 청소년문화의집에 대한 운영을 꼽았다. 또 청소년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 황금시대 방송국과 골목오락실 참여, 청소년의 등하교 안전에 대한 환경정비, 청소년증 신청시 발급, 청소년행사를 들었다. 면단위 지역 청소년들의 경우는 ‘공부할 수 있는 곳을 마련한 것’을 덧붙였다.
그러나 몇몇 청소년은 긍정의 답변을 했으나 “영주시에서 청소년들을 위한 정책을 시행하긴 하지만 정작 청소년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정책을 시행하지는 못한 것 같다”고 답했다.
‘아니다’라고 말하고 자신의 의견을 전한 청소년들의 경우는 “청소년을 위한 것이 아닌 모든 시민을 위한 시설만 있다”, “노래방과 PC방 말고는 놀 곳이 없다”, “관심을 가지려 하는 것 같으나 큰 관심은 없고 홍보가 미약한지 어디에 어떤 시설이 운영되는지 모른다” 등의 의견을 전했다.
한 청소년은 “청소년문화의 집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용하지 않는다”며 “몇몇 학생들만을 위해 운영되는 공간으로 본래에 의미를 상실한 공간으로 생각된다”고 아쉬워했다.
교육이 아닌 자유로운 여가공간은
요즘 청소년들의 하루도 어른 못지않게 바쁘게 돌아간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업시간은 늘어나고 방과후 프로그램, 학원 등으로 힘겹다. 고등학생들의 경우는 어느 때는 교육, 체험활동 등으로 주말까지도 반납할 때가 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바쁜 어른들이 때론 ‘쉼’을 갖고 싶듯이 청소년들도 마찬가지다. 이런 청소년들이 교육이 아닌 자유롭게, 부담 없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은 있을까?
이에 대해 청소년들은 75명이 ‘있다’라 답하고 103명이 ‘없다’라고 했으며 10명이 응답하지 않았다.
여가를 즐길 공간이 있다는 청소년들은 42명이 ‘청소년문화의집’으로 답했다. 이곳에서 봉사활동과 음악, 취미활동을 즐긴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중복된 답변으로 자전거공원도 4명, 풋살장 1명, 청소년수련원 11명, 종합사회복지관 3명, 택지와 시내지역 시설이용으로 영화관, 노래방, 게임방, 당구장, 카페 등에 23명이 응답했다. 그러나 택지와 시내지역의 시설은 비용이 들어가는 장소이다. 이외에도 도서관이나 시민운동장을 답했다.
여가공간이 있다고 답한 청소년 중에는 “노래방이나 만화방, PC방 등의 시설이 있고 이용하니 ‘여가공간이 없다’라고 말할 수 없다”며 “그러나 이런 시설 이외의 청소년을 위한 여가시설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고 다양성 면에서도 부족하다”고 했다. 없다고 답한 청소년은 “자전거 공원이 만들어 졌지만 자전거에 대한 관리가 되지 않고 운영시스템 또한 유용하지 않아 이용을 하지 않게 된다”며 “남학생들은 주로 pc방, 당구장을 이용하는데 이러한 공간들은 흡연실에 대한 관리가 되자 않아 담배연기에 직접적으로 노출된다. pc방은 초중고 학생들이 모두 이용한다”고 걱정했다. 또 다른 청소년도 “영화관이 생겼지만 아직도 청소년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은 많이 부족하고 학생들이 PC방이나 카페만 찾게 되는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청소년시설이 생긴다면 어느 곳에
최근 영주시와 영주시의회에서는 청소년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갖고 청소년관련 시설 마련에 노력하고 있다. 이에 청소년들에게 그들을 위한 시설이 생긴다면 장소는 어느 곳이 좋은지를 물었다.
가장 많은 답변이 나온 곳이 최근 청소년들이 많이 모이는 가흥신도시로 77명, 그 다음이 시내 중심지역으로 59명이 답했다. 이유는 교통이 편리한 장소이기 때문이고 친구들과 모이기 좋기 때문이라고 했다. 청소년문화의집 인근에 설치되면 좋겠다는 의견도 14명이 나왔으며 중복 답변으로 택지와 시내 중간이나 구 도립도서관으로 6명, 시청 인근 5명이 답했고 이외에도 노인복지관 옆, 영주역과 교육지원청 인근 등과 동지역마다 설치되길 희망하는 청소년도 있었다.
교통개선과 진로체험, 여가시설 확대
영주에 새로 생겨나거나 청소년을 위해 바뀌었으면 하는 것에 대한 의견도 제안했다.
청소년들은 교통편의 개선을 가장 많이 요구했다. 42명이 버스노선 개선과 막차, 배차시간 확대 등에 대해 “시험기간 도서관을 이용하거나 야간자습을 마친 후에 버스를 타고 집에 가려면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면지역의 청소년들은 “버스 배차시간이 적고 늦은 시간까지 운행하지 않아 시내에서 열리는 청소년행사에 참여하고 싶어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다음으로 가장 많은 요구에 33명이 적성을 찾을 수 있는 진로와 체험시설이 생겨나길 희망했다. 또 22명이 취미나 여가시설을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길 원했고 21명이 청소년문화의집이 넓어지고 많아지길 바랐다. 또 11명이 교육활동이 가능한 장소를 답했고 이외에도 무료 쉼터, 스포츠시설, 야간자율폐지 등의 답변을 내놓았다.
일부 청소년들은 “현재 청소년들이 이용하는 공간을 청소년들에게 맞는 공간으로 개선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며 “청소년이 이용하는 PC방 등의 시설도 간접흡연을 통한 피해가 없도록 하고 해결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시립도서관을 찾는 학생들이 많은 반면 버스가 다니지 않아 불편하고 상망동이나 휴천동 지역의 청소년들은 불편함이 많아 가까운 곳에 도서관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도립도서관과 가흥신도시를 이용하는 청소년이 많은 것에 비해 버스 노선도 1개 밖에 없어 버스가 빨리 끊겨 많이 불편하다”고 개선되길 희망했다.
김은아 기자 / 윤애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