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드론 사진, 영주댐의 물이 댐 주변 수풀과 비슷한 색깔을 띠는 심각한 녹조현상을 보이고 있다. <내성천보존회 제공>
영주댐 상류 보조댐에는 녹조현상을 줄이기 위해 폭기장치를 설치해 가동하고 있다. <내성천보존회 제공>
영주댐 상류 보조댐(유사조절지)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녹조물

방류수문 높아 물 흐름 정체
폭염 겹치면서 남조류 급증

영주댐의 심각한 녹조현상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2016년 7월 시험담수를 시작하자말자 녹조현상이 발생된 이후 4년째 같은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 때문에 영주댐 건설 목적인 ‘낙동강 수질개선’은 커녕 오히려 수질을 악화시키는 주범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 쓰고 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는 수문을 개방하고 완전 방류 상태로 전환했지만 녹조현상은 그대로여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내성천보존회는 지난달 31일 영주댐과 상류 13㎞ 지점에 모래 차단 목적으로 설치한 유사조절지 일대를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과 사진을 언론에 배포했다. 이 영상과 사진은 주변의 푸른숲과 비슷할 정도로 녹색을 띠고 있는 내성천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

수문을 모두 개방해 완전 방류를 해도 녹조현상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내성천보존회 측은 “영주댐과 보조댐(유사조절지)의 경우 방류 수문이 높게 설치돼 있어 수문을 열어도 물이 정체되는 구간이 각 3km에 이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상류 농경지 등에서 영양염류 유입이 여전한데다 폭염이 겹치면서 녹조의 원인 생명체인 남조류가 번성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영주댐의 경우 농경지 면적이 21%를 차지하고 있어 매년 여름 발생하고 있는 녹조현상 외에도 다른 댐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증상을 보이고 있다”며 △남조류의 특성인 남색과 남조류 사체의 검은 색이 혼재됐을 때 나타나는 ‘흑조현상’과 △수시로 나타나는 짙은 갈색의 ‘똥물현상’, △심지어 겨울에 생존하는 조류(藻類)에 의한 ‘겨울녹조현상’ 등을 그 사례로 들었다.

영주댐은 2016년 7월 시험담수 때 처음으로 남조류가 창궐했고, 이듬해에는 5급수로 전락해 공업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는 수질을 나타냈다. 더구나 유해남조류(마이크로시스틴)에 의한 독극물이 생성돼 하류 생태계 파괴와 식수오염 우려가 높아지자 담수를 중지하고 완전 방류상태로 전환한 바 있다. 남조류는 유해남조류로 분류되지 않더라도 대부분 상당한 독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성천보존회 송분선 회장은 “투명하고 맑은 1급수였던 내성천이 댐 건설 이후 녹조현상으로 수질이 오히려 크게 악화된 것은 기술적으로 개선될 수 없다”며 “‘유령댐’, ‘똥물댐’, ‘폐수제조댐’, ‘독수양성댐’이라는 오명을 얻은 영주댐을 철거하지 않고는 대책이 없음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영주댐은 낙동강 수질 개선을 목적으로 4대강 사업에 포함돼 2009년 착공, 2016년 1조1천억 원을 들여 준공했지만 도리어 수질악화와 생태계 파괴의 문제를 일으키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댐 하부로 물이 새어 나오는 용출현상과 댐 본체의 각종 균열현상이 나타나 환경부가 합동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영주댐 녹조현상 항공 촬영 영상은 KT올레TV 789번과 유튜브 ‘영주TV’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www.yjinews.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