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종옥 어르신(84세, 소백실버대학)

비가 오는데 영감이 밭에를 갔다 왔다. 고라니가 못 들어오게 고추밭에 그물을 다 쳐놓았는데도 기어들어와 고추 25포기를 다 뜯어먹었다며 영감님이 화가 나있었다. 나는 좋았으나 표시를 안내려고 나오는 웃음을 억지로 참고 있었다. 나는 속으로 고라니에게 고마웠다.

밭에 가려면 차를 타고 20분을 간다. 고추, 들깨, 감자, 벼농사를 짓고 있는데 나는 농사짓는 게 싫다. 영감님이 하는 것도 싫다. 옛날에 많이 했는데, 이제는 안 해도 되는데....

오늘도 영감님은 들에가 약을 쳤다. 나보고는 실버대학 가라고 시나 잘 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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