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근원은 고향 영주
가장 든든한 후원자는 어머니

장재현 감독(38. 영화감독)은 최근, 2002년부터 매년 발칙한 상상력으로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장르를 매개로 한 단편영화를 선보이며 신인 영화인들의 등용문이 된 영화제인 미쟝센 영화제(6월27일~7월3일) 집행위원장을 맡아 다시 한 번 감독으로서의 입지를 보여줬다.

영주에서 초중고를 나온 장 감독을 그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금도양행에서 만났다. 장 감독이 생각하는 어머니는 어떤 분일까?

“제가 감독이 되기 전 무명시절에 언제나 내가 무엇인가를 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을 보여주셨죠. 그게 제게 가장 큰 힘이에요. 최고로 감사하구요. 감독이 된 다음에는 걱정을 많이 하세요. 그래서 잔소리를 많이 하시죠. 제 영화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주시고 강제로 관객을 동원해주시기도 하지요.(웃음) 제게는 언제나 든든한 최고 후원자십니다”

오늘의 장재현 감독을 있게 한 2015년 개봉한 영화 ‘검은 사제들’은 위험에 직면한 소녀를 구하기 위해 미스터리한 사건에 맞서는 두 사제(김윤석, 강동원 분)의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 ‘검은 사제들’은 손익분기점인 200만명을 가볍게 넘기고 누적 관객수 5,443,232명을 기록해 많은 영화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올해 2월에는 신흥 종교 집단을 쫓던 박 목사(이정재 분)가 의문의 인물과 사건을 마주하게 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물 ‘사바하’를 개봉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두 영화를 찍으면서 겪은 에피소드가 궁금했다.

“‘검은 사제들’을 찍을 때 강동원 배우와 명동 한 가운데서 촬영하는데 굉장히 고달팠죠. 한 컷 찍고 사람들이 모이면 촬영이 끝난 듯 장비를 챙기고 숨어 있다가 다시 모여 찍기를 반복했어요. 강동원 배우의 인기를 실감했죠. ‘사바하’ 때는 날씨가 너무 추워서 비 오는 장면에서 비가 다 얼어버리고 장비도 다 얼어버리고 내 뇌도 다 얼어버린 듯 했어요.(웃음) 사바하를 개봉하고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사바하가 무슨 뜻이냐?’는 것이었는데 사바하는 ‘천수경’에 나오는 용어로 진언 끝에 붙여 그 내용이 이루어지기를 구하는 말이죠. 기독교 ‘아멘’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어요”

감독으로써 오컬트(과학적으로 해명할 수 없는 신비하고 초자연적인 현상) 영화를 계속할 계획인가? 유명감독이 되었지만 영향 받은 감독이 있는지? 차기작을 함께하고 싶은 배우가 있는지도 물었다.

“오컬트 영화를 계속할지 사실 고민 중이고 같이 하고 싶은 배우는 많은데 개인적으로 조승우라는 배우가 참 궁금합니다. 우리 세대 감독들은 누구나 봉준호, 박찬욱 감독의 영향력 아래 활동을 하죠. 예술성과 상업성 가운데 어딘가 정답이 있다는 확신을 주기 때문이죠. 가장 좋아하는 감독은 매번 작품과 시기마다 달라지는데 최근 스필버그 감독이 좋아요. 좋아하는 배우는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인데 안타깝게도 고인이 되었죠.”

영주서 초중고를 보낸 그는 영화광이었다. 평은초 다닐 때 마을이 굉장히 시골이어서 각종 귀신 이야기, 동물이야기, 샤머니즘 등 여러 가지 일들을 보고 겪었다. 집 앞에 강이 있었는데 물에 빠진 시체를 직접 건진 적도 있었다. 무섭고 동시에 신기하고 슬프기도 하면서 죽음이란 과연 뭘까 궁금증을 가졌었다. 영화의 근원은 고향인 영주이다.

장재현 감독은 평은초로 입학해 영일초에서 졸업하고 대영중(26회), 대영고(16회)를 나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와 성균관대학교 영상학과를 졸업했다. 수상으로는 2014년 제9회 파리한국영화제 Fly Asiana최우수 단편상, 2014년 제15회 대구 단편영화제 대상, 2011년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대상 시청자 제작부문 우수상 등이 있다.

안경애 시민기자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www.yjinews.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