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입양아 ‘파올라(Paula)’씨, 부모 찾아
1975년 5월 6일 영주읍 가흥1리에서 발견

“나의 한국이름은 ‘이영혜(李英惠)’입니다”

‘1975년 4월 25일생으로 추정. 1975년 5월 6일 영주읍 가흥1리에 기아(주-부모나 보호자로부터 버려진 어린 아이)로 발견, 영주읍장 의뢰. 1975년 5월 24일 오전 11시 55분 입원. 1975년 6월 3일 퇴원’ 해외입양아인 파올라(Paula)씨의 유일한 기록이다. 

태어난 지 한 달 안 된 갓난아기로 발견돼 누군가의 손에 맡겨졌다가 18일 만에 영주읍장이 고아원에 입원을 의뢰했고 또다시 열흘 만에 입양(퇴원)됐다는 내용이다.

미국으로 입양돼 워싱턴에서 살고 있는 그녀가 부모를 찾기 위해 지난 6월 21일 본지를 방문했다. 그녀와 인연이 깊은 유성섭(63)·양현숙(61)부부도 함께 동반했다. 평택 오산공군기지 인근에서 피부샵을 운영했던 이들 부부와는 파올라씨가 2000년 기지로 발령을 받아 근무하면서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이들 부부는 파올라씨를 대신해 지난해부터 고아원이 있던 대구와 처음 발견된 영주를 오가며 부모를 찾아주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내용은 발견일시와 장소, 고아원 입퇴원 기록이 전부다. 유씨부부가 인터넷을 검색해 파올라씨가 잠시 지냈던 고아원인 대구소재 ‘백합고아원’을 무작정 찾아가기도 했지만 세월이 흘러 이미 없어져 어떠한 내용도 알 수 없었다. 

영주시청을 방문해 당시기록도 찾아 봤지만 ‘5년이 지나면 자료를 폐기시켜 없다’는 말만 들어야 했다. 

가흥1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조한철 사무장을 만났다. 조 사무장은 가흥1동에서 30년간 통장을 해온 임재식 통장에게 연결해줬지만 어떠한 단서도 찾을 수 없었다. 너무 어린 ‘갓난아기’로 발견돼 입양된 탓이다. 현재는 유전자를 통해 부모를 찾아주는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 부모나 가족도 유전자를 등록해야 찾을 수 있다.

10년 전 자신을 입양한 엄마가 돌아가시면서 자신의 뿌리가 더욱 궁금해졌다는 파올라씨는 “부모를 찾게 되면 놀라울 것 같다”며 “찾게 됐을 때 혹여 부모가 자신을 만나길 원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했다. 그리고 “어떤 것도 원망하지도 않는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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