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은면민들, 영주댐조기담수추진위 구성
3년째 미담수에 지역민 ‘한 목소리’

수몰민들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간 영주댐이 3년째 담수는 하지 않고 부실 준공에 따른 논란만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3일 평은면민 31명을 발기인으로 ‘조기담수 추진위원회(위원장 강성국.74)’가 구성됐다.

영주댐 주변에는 현재 이 단체가 조기 담수를 촉구하는 현수막 50여 개를 내다 걸어 지역민들의 절박함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또 최근에는 조기담수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해 수자원공사를 압박하고 있다.

3일 오후 평은면사무소 앞에서 만난 강성국 위원장은 “영주댐은 낙동강 유역 하천유지 용수확보와 홍수피해를 막고 생활용수와 공업용수의 안정된 공급을 위해 아름다운 내성천을 훼손해 가면서 1조1천30억 원의 예산으로 조성했다”며 “하지만 준공 3년이 다 되도록 담수를 하지 않으면서 지역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역민들은 영주댐이 건설되면 아름다운 수변공간이 생기고 영주시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관광명소와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했다”면서 “이같은 기대 때문에 조상대대로 물려받은 문전옥답을 다 내어주고 힘의 논리에 의해 산꼭대기로 삶의 터전을 옮겨 이주해야하는 현실의 고통을 견뎌 왔지만 3년째 담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일자리는 고사하고 댐 물을 퍼 올려 농사를 지어야 하는 농민들마저 절단이 나게 생겼다”고 말했다.

“녹조가 발생한다는 이유로 3년째 흉물스럽게 방치를 하고 있어요, 조건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녹조가 발생하지 않는 댐이 어디 있습니까”

그는 명품영주댐을 지어 수변구역에 용천루, 출렁다리 등 문화 관광단지를 조성한다며 영주시에서도 47억 원의 예산을 쓰고도 사업이 멈춰있는 오늘의 현실을 지역주민들은 납득할 수가 없다고 했다.

“댐 주변 주민들은 살아갈 길이 막막합니다. 모두 산꼭대기로 쫓겨났고 농지는 수몰됐으니 살아갈 길이 막막하지요”

보상비 몇 푼으로 집짓고 이주하면서 모두 쓰고 나니 농지 없는 농촌에서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는 권오철(67)부위원장의 푸념이다. ‘오죽 답답하면 지역민들이 생존권 차원에서 영주 댐 조기담수 추진위를 구성했겠느냐’는 장중덕(62)평은면이장협의회장은 “당초 약속대로 명품 영주댐을 조성해 짚라인, 골프장, 콘도 등의 관광인프라를 대폭 확대하고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해 낙후된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지역민의 새로운 일자리창출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댐 조성 즉시 모 업체가 콘도와 골프장을 짓는다면서 수변지역의 땅을 1만 수천 평을 샀습니다”

담수가 늦어지면서 투자업체들은 모두 떠나고 오갈데 없는 주민들만 남았다는 그들은 수자원공사가 수몰민들을 두 번 죽이고 있다며 하루속히 물을 가둬 주민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명품 영주댐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김이환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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