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온 박지수 씨 ‘회복’으로 대상 수상

한국문인협회 영주지부(회장 김영애) 주관한 ‘제35회 전국죽계백일장’이 지난 4일 소수서원 선비촌 삼락정에서 열린 가운데 대학일반부에 참가한 박지수(서울 동작구) 씨가 ‘회복’이란 시로 대상을 차지했다.

영주시가 주최하고 영주교육지원청과 영주시의회, 한국문협경북지회, 안동 MBC, 예총영주지회, 동양대학교, 경북전문대학교, 소백춘추가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고려문학의 백미로 일컬어지는 안축선생의 죽계별곡 무대에서 열려 그 의미가 남다르다. 죽계백일장은 2003년도부터 전국규모로 확대해 해마다 전국에서 많이 참가하고 있다.

이날 대회는 글제가 초등부는 ‘냄새, 재미, 지도, 친구’, 중고등부는 ‘공유, 속도, 반응, 관심’, 대학 일반부는 ‘성냥, 명품, 회복, 요리’로 제시됐다. 풍광이 아름다운 소수서원 솔밭과 선비촌 정자로 이동한 참가자들은 글제를 선택하고 잠시 사색에 잠기다 준비된 원고지에 글을 써내려갔다. 영주제일고 1학년 도재헌 군은 “글제 중 ‘공유’에 대해 시를 썼다”며 “공유한다는 것은 마음을 나누는 것이고 한 가지를 나누는 것은 서로 여러 가지를 공유한다는 것이라는 글로 평소의 생각을 담았다”고 말했다.

이날 운문에는 △초등저학년 박준영(충주남산초2)군이 ‘재미’로, △초등고학년은 김가은(영주남산초5)양이 ‘냄새’로, △중학교는 최서림(영주여중1)양이 ‘속도’로, △고등학교는 전희경(영주여고2)양이 ‘속도’로, △대학일반부는 심은정(성남 분당구)씨가 ‘요리’로 장원을 차지했다.

산문에는 △초등저학년 이나윤(제천 왕미초3) 양이 ‘지도’로, △초등고학년 강하영(봉화 봉성초5)양이 ‘친구’로, △중학교 윤나영(영주여중1)양이 ‘속도’로, △고등학교 김상효(영광여고3)양이 ‘속도’로, △대학일반부 홍종석(휴천2동) 씨가 ‘성냥’으로 장원을 받았다. 다음은 대상작이다.

 

회복- 박지수(서울시 동작구)

구름은 어떤 언약을 부려놓고
제 몸피를 줄여가며 비를 뿌리지만
생명의 언표 한 점 찍어내지 못하거든
봄, 파다하게 번진 산그늘에 세 들어보자

산빛이 산그늘 속에서 어떻게 표정을 바꾸는지
속살 고운 숲이 물기를 머금고
노랑에서 연두로 연두에서 초록으로
파리하게 한 생을 건너가는지

꽃이 그늘에 기대어 피고 지기는
영원 같은 찰나지만
그게 희망인 줄 알기에
그림자 짙어질수록 비릿하게 번져오는
일파만파 생의 파문들

산빛은 변화무상한 마음자리를 베끼고
이 능선을 내달려 저 능선에 닿기까지
산그늘을 드리워 내 울음을 제 등에 지고가다
출렁, 흩뿌린 눈물들을 거두어 비로소 침묵하고
예견된 죽음, 새로운 생을 위해 탈의脫衣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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