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 침착함으로 대형화재 막아 낸 영주여중 황채영 양

작은 화재도 다시 의심하고 찾아가
가구마다 문 두드려 주민대피 시켜

안정면 봉암리에 사는 황채영(영주여중3)양이 자칫하면 인명피해와 재산을 잃을 화재사고를 막아 미담이 되고 있다.

채영 양은 지난달 12일 오후 9시~10시 사이에 학원을 마치고 엄마 허금숙(49)씨의 차를 타고 집으로 귀가하던 중 안정비행장을 지나 면소재지로 들어서면서 안정농협자재센터 옆 주택창고에서 작은 불길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쓰레기를 태우고 있나보다 생각했어요. 엄마는 운전 중이었기 때문에 다른 차들처럼 그냥 지나가셨죠. 그런데 아무래도 불길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가보자고 했어요”

다시 갔을 때는 불길이 더 거세진 상태로 채영 양은 먼저 119에 신고를 하고 주변을 살폈다. 잠시 후 119에서 다시 전화가 와 화재위치와 상황에 대해 설명을 하고 소방관의 요청으로 엄마와 함께 인근 주택의 문을 두드려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신고하고 소방차가 10분 이내로 왔던 것 같아요. 화재가 난 주변 집 문을 두드리며 불이났다고 대피하시라고 외쳤었어요. 4~5곳을 돌았는데 대부분 주무시거나 TV를 보시다가 나오셨더라고요”

그러나 대부분 몇 번 외치고 두드리면 주민들이 나와 대피했지만 정작 불이 난 집에서는 아무리 문을 두드리고 외쳐도 반응이 없어 걱정이 됐단다. 엄마와 함께 현관문을 계속 문을 두드리며 소리를 쳤다고. 다행이 조금 뒤에 잠들었던 어르신들이 나와 대피했고 소방차도 도착해 불을 끌 수 있었다. 주변으로 크게 번지지 않은 불은 창고와 어르신들이 다음날 안정농협 로컬푸드에 납품하기 위해 창고에 저장해놓은 물품들이 탄 것 외에 큰 피해가 없었다.

엄마 허씨는 “소방차가 오기 전 물을 받아 먼저 불을 끄자고 하니 딸이 그러면 더 위험해진다고 안 된다고 해 멈췄다”며 “나중에 물어보니 뉴스에서 본 것이 생각나 그랬다면서 물을 뿌리면 전선 등으로 인해 펑펑 터질 수 있고 불길이 더해질 수 있다고 했다. 화재 당시를 떠올려보니 소방관들이 와서 소방호스로 불을 끌 때 펑펑 소리가 났었다”고 회상했다.

허씨는 화재가 난 곳 옆에 가스통이 있었고 집과 안정농협자재센터가 바로 연결돼 있어 큰 화재로 번질까 걱정이 많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화재가 난 다음날 어르신들은 채영 양 집에 전화를 걸어 인사하고 며칠 후 다시 집을 찾아와 고마움을 전했다.

딸에 대해 허씨는 “평소에 화재 시 대응방법에 대해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집에 있는 벽난로에서 불똥이 튀어 장작에 옮겨 붙었을 때 당황해서 아무 생각도 나질 않았다”며 “당시 딸은 침착하게 바로 소화기를 가져와 처리해 불이 번지질 않았다. 이때 딸의 침착함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춘양소방서 소방관으로 근무하는 아빠 황명구(51)씨에게 채영 양은 평소 화재안전이나 소화기사용법, 화재 시 대응방법 중 자세를 낮추고 대피하기, 문을 열어야 할 때는 문고리를 바로 손으로 잡지 말고 손등으로 먼저 대보기 등에 대해 자주 교육을 받았다.

황채영 양은 “어르신과 주변에서 좋은 일 했다는 칭찬을 듣고 뿌듯한 기분이었다. 정말 불이 크게 번지지 않아 다행”이라며 “앞으로도 지금처럼 안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살펴볼 것이다. 아이들에게 공부도 가르치고 안전에 대해 알릴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은 것이 꿈인데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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