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극 반장

영주댐 수몰, 평은면 금광1리
대부분 떠나고 현재 4명 거주


면사무소는 물론 농협, 파출소, 보건지소와 우체국, 초등학교까지 갖추고 70여 가구 200여명의 주민들이 오순도순 살아가던 마을이 영주댐 조성으로 상주인구가 2가구 4명이 사는 마을로 전락했다. 바로 평은면 금광1리 마을이다. 불과 4년전 까지만 해도 행정기관이 있는 평은면의 중심 마을로 변두리 마을의 부러움을 샀지만 영주댐이 들어서면서 이장도 없는 행정마을로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곳에 살던 주민들은 이주단지가 만들어진 인근 평은2리와 영주시내 또는 타향으로 저 마다 살길을 찾아 떠났다.

지난달 28일 2가구가 살고 있는 금광1리 장성극(65.사진)반장을 만났다. 장 반장은 “마을이 수몰되면서 주민들이 뿔뿔이 흩어졌다”며 “삶의 터전을 잃었으니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모두 떠나고 갈 곳 없는 2가구만 고향마을에 눌러 앉았다”고 말했다.

그는 고향마을이 수물되고 마을 뒷산중턱으로 새 도로가 나면서 도로로 편입되고 남은 밭 귀퉁이에 집을 짓고 아내 류순옥(60)여사와 함께 살고 있다. 함께 하는 이웃이 없으니 농한기에는 시내(영주)에 위치한 영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 가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장 반장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길 위에 8촌 동생 내외가 살고 있고 길 아래 자신이 살고 있다”며 “금광1리에도 주민등록법상 모두 5가구 10명이 주소를 두고 있지만 한 가구는 주말에만 들러 별장으로 사용하고 있고 또, 한 가구는 농사철에만 와서 살다가 추수가 끝나면 영주시내에 있는 아파트로 돌아간다.

농막만 지어놓고 주소만 두고 있는 한 가구까지 합하면 모두 5가구지만 실제 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은 2가구 4명이 전부”라고 말했다. 또 그는 “댐이 들어서면서 시내를 비롯한 외지인들이 듬성듬성 8~9곳에 집터를 닦고 있다”며 “담수가 이뤄지는 3~4년 뒤에는 10여 가구가 형성돼 금광1리의 명맥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10여 가구의 마을이 형성된다해도 200여 주민들이 함께 어울리며 바쁜 농사철에는 니일 내일이 없이 도와주며 형제같이 지내며 정겹던 그 시절은 다시 없을 것이라는 그는 인생2막을 이렇게 쓸쓸하게 보낼 줄은 정말 몰랐다고 외로움을 노골적으로 나타냈다.

“한 달에 두세차례 부면장님이 오셔서 반 회보나 퇴비신청 등의 행정서류들을 전해주고 갑니다”
설과 추석에 2만5천 원씩 입금되는 반장수당과 쓰레기봉투 6장씩을 3년째 수령하고 있다는 그는 반장도 산중턱으로 집을 옮기면서 형인 자신이 자연스레 맡게 됐다며 특히 직장을 따라 도시로 떠난 아이(남매)들에게 보여줄 고향이 없다는 점이 가슴 아프다고 했다.

잘못된 정책하나 때문에 날벼락을 맞은 격이지만 1천500평의 밭에 고추, 참깨 등을 가꾸면서 아내와 소일거리로 삼고 있다고 했다.

평은면사무소 이원호 부면장은 “영주댐 건설로 면내에선 가장 편리한 생활을 누리던 면소재지 마을이 5가구 10명의 주민이 이장도 없이 살아가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평은면은 본래 관내 10개면 중에 가장 작은 면이었다. 영주댐 건설로 금광1리에 있던 면사무소, 우체국, 보건지소, 농협 등이 이주단지에 들어서면서 평은 2리가 새롭게 생겨나 당초 14개 행정마을이 15개 행정마을로 늘었다. 인구는 1천507명으로 줄어들면서 초미니면이 됐다.

김이환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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