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천3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우리가 사는 마을 어딘가에서 절박한 심정으로 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삶이 힘겨울 때, 누군가의 따뜻한 말 한마디와 손길은 ‘감사함’으로 다가옵니다. 희망을 잃어가는 이들에게 작은 관심의 시작으로 ‘같이’에 ‘가치’를 더한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힘이 필요합니다.[편집자 주]

매주 찾아가는 반찬봉사로 사각지대 관리
지속적인 만남, 소통으로 마음의 문 열어

나누美人의 날
회의사진
밑반찬배달지원
복지동장제
집마당쓰레기처리
행복빨래방
집안쓰레기처리전
반찬도시락
주거개선사업

“할머니, 오늘 반찬은 갈치조림이랑 돌나물 무침이에요”

지난 18일 휴천3동 맞춤형복지팀에서 몸이 불편해 거동이 어려운 80대 독거어르신 댁을 방문해 준비한 반찬을 전달하며 안부를 물었다. 누워 있던 할머니는 간신히 몸을 일으키며 반가운 미소를 지었다. 몸이 불편해 오전 내내 누워있다 밥 한 술 뜨고 다시 누워있던 할머니는 오후 3시쯤 방문한 익숙한 목소리가 반가웠다. 할머니께 반찬을 건네자 “고맙다”고 인사한다.

▲ 주민과 함께하며
휴천3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공동위원장 황현숙, 황영오)는 팀을 나눠 매주 화, 목요일 반찬배달을 나가고 있다. 반찬은 협의체와 협약한 영주시노인복지관과 지역의 반찬가게의 후원으로 이뤄진다. 정기배달요일이 아닌 지난 18일 월요일에는 영주시노인복지관에 어르신이 적게 방문한 날로 만들어놓은 반찬이 남았다고 연락을 해와 거동이 어렵고 영양공급이 필요한 이웃을 찾아갔다.

이날 도시락 배달로 방문한 알코올중독증세가 있는 40대 남자는 자주 만난 복지팀장과 직원에게 친근하게 대했다. 익숙한 이들의 안부에 반기며 다른 날 방문하는 협의체 위원들의 안부도 묻고 자신의 일상도 전했다. 그는 다음날에는 먼 지역에서 오는 형과 함께 3년 전 타 지역의 요양병원에 치매로 입원한 어머니를 처음 만나러 간다며 웃어보였다.

그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묻자 “사랑이 필요하죠. 이렇게 찾아주니 고맙고... 배달을 올 때 안보이면 궁금하더라고요”라며 방문한 맞춤형복지팀 서영수 팀장의 손을 잡았다.

서 팀장은 “마음의 상처가 많은 것 같다. 알코올을 섭취하면 폭력성까지 생기고 사회생활이나 가정생활에 어려움이 있다”며 “처음 만남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꾸준히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마음을 열고 개선의 의지도 있어 표정이 밝아졌다”고 말했다. 김송이 주무관은 “마음을 여니 집안과 밖도 살펴보게 하고 가득 찼던 쓰레기도 치울 수 있게 했다”며 “이제 집 안쪽만 정리하고 알코올 치료와 주거개선으로 도움을 주면 자립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시 이동해 노후빌라에 홀로 생활하는 60대 초반의 여성의 집을 방문했을 때 현관문을 열자마자 입구부터 집안가득 물건이 가득했다. 누워있을 자리도 없을 만큼 가득 들어찬 물건들은 지인의 것이란다. 남편이 아팠을 때 많은 도움을 받아 고마운 마음에 물질적인 것은 해줄 수 없어 멀리 이사하는 지인이 물건을 보관해 달라고 부탁해 이를 들어줬다고 한다.

협의체는 어려운 형편에 아픈 몸도 편이 누울 수 없이 오랫동안 생활해온 이 여성의 상황을 살피고 일정기간을 두고 몇 차례에 걸쳐 지인에게 연락해 짐을 뺄 것을 요청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천장까지 쌓인 짐으로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어 일정기간이 지난 이후에는 협의체와 복지팀에서 집안의 물건을 모두 청소하겠다고 알렸다. 행정복지센터에서 멀지 않은 위치에 반찬을 배달한 집은 최근 협의체가 새마을부녀회와 대대적인 집 청소를 진행한 곳이다. 이 집은 수년간 폐지, 옷가지 등을 집안에 쌓아두고 방치해 두 다리를 뻗을 공간조차 없는 열악한 공간에서 노부부가 생활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화재 위험에 노출돼 있었고 위생상태가 좋지 않아 건강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오랜 시간 지속적인 면담에도 할머니가 청소를 강하게 반대해 그나마 의지가 있어 보이는 할아버지를 통해 이야기를 나눠 부부 모두의 수락을 얻었다. 오래된 옷가지, 이불 등을 정리하자 1톤 트럭 4대 분량의 쓰레기가 나왔다. 집안 곳곳에 쌓여 있는 먼지와 찌든 때를 제거하고 더러워진 이불과 의류를 세탁했으며 오래된 전등도 교체했다. 상한 음식이 들어있는 냉장고와 지저분한 씽크대를 청소하고 위생상태가 걱정돼 밑반찬 배달을 지원하고 있다. 추후 추가적인 주거개선도 이뤄질 계획이다.

▲ 서로 살펴 사각지대 발굴
휴천3동은 ‘골목골목 서로가 살펴주는 휴천3동’으로 지난해 지역을 잘 아는 민간자원의 도움으로 복지사각지대 발굴을 위해 노력했다. 먼저 전수조사로 원룸, 공과금 체납, 독거가구를 중심으로 조사에 들어갔으며 검침원, 독거노인관리사, 집배원, 통반장, 기관단체와 협조를 통해 사각지대에 있는 이웃을 찾았다.

이들을 돕기 위해 지난해 8월에는 나누美人 후원업체와 업무협약으로 노인과 장애인 가구에 이불세탁, 생필품과 식료품 등 물품을 정기지원하고 있다. 9월에는 동에 위치한 영주시노인복지관과 보호가 필요한 어르신의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해 상호 정보 공유와 협조를 구했다.

동절기에는 난방 취약계층에 대한 노후 연탄보일러, 기름보일러 고장 가구를 파악하고 연탄, 난방유 지원이 필요한 대상자를 찾아 한국열관리시공협회 영주지회(대표 송원식) 와 업무협약을 맺어 보일러, 수도, 가스 등 출장 점검과 수리 지원을 이어갔다. 지난 연말에는 ‘나누美人 만남의 날’을 통해 후원자와 협력업체, 기관에 감사인사를 전하고 복지사각지대 발굴에 대한 홍보를 당부하는 시간을 가졌다.

올해는 ‘나누미 영양 플러스 사업’으로 거동이 가능하나 영양이 취약한 가구에게 매월 2~4회 식자재와 부식을 청정베스트마트 영주지점(대표 이상관)과 여러분한우유통(대표 이인수)의 후원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또 결손아동과 다문화 가정 중 필요한 아동에게 영주꼬꼬반점(대표 주오호)의 외식쿠폰을 전달한다.

우리동네 보금자리 환경개선으로 ‘블링블링 마이홈 사업’에 추가된 것은 주택환경 개보수를 위해 현대타일욕실전시장(대표 강상오)에서 양변기와 세면대, 월드홈인테리어(대표 윤봉규)에서 도배와 장판, ㈜선일이엔지(대표 장호수)에서 전기시설과 전등을 후원한다.

또 십시일반 에너지 충전지원으로 ‘hot to you 플러스 사업’이 추가돼 동절기 난방유와 연탄쿠폰을 영주제일주유소(대표 우윤하)와 영주강원연탄(대표 황영호)이 후원하고 하절기와 동절기 냉난방용품을 용산가전프라자(대표 박찬우)에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지원한다. 행복빨래방은 올해도 계속된다.

▲ 협의체와 더불어 복지동장제 운영
휴천3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복지사각지대 발굴로 3천685세대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결과 7개통지역에 도움이 필요한 11명의 대상자를 찾았다. 이들 대상자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공적급여를 연계한 1명, 민관협력 사업에 2명, 후원물품연계에 1명이다. 또 주거문제가 있어 주거지 이전에 1명, 주택수리요청(LH)에 1명, 주택수리가 불가한 1명이 있었으며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어 영주노인복지관 이용에 1명, 정기적인 방문으로 1명, 기타 비대상자 2명 등이다.

또한 동절기 난방취약가구 전수조사로 열관리시공협회와 연결해 보일러 수리 2건, 수도누수 1건을, 민관협력사업인 통합사례관리사업 지원으로 22가구에 난방유를 지급하고 따뜻한 마음회 체육회에서 3가구에 연탄을 지원했다. 특히 휴천3동은 올해도 추가적인 복지사각지대 발굴을 위해 현장 방문형 ‘복지동장제’를 운영하고 있다. 복지동장제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마다 경로당, 마을회관 등의 복지시설과 기초생활보장 중점관리대상자, 저소득 취약가구를 방문해 현장에서 답을 찾는다. 현장방문에는 황현숙 동장과 복지팀장, 사무팀장, 복지담당 주무관,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 통반장 등이 함께하고 대상자의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하고 기록을 남겨 행정적 지원이나 필요시 민간자원을 연계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매달 넷째 주 화요일 가정방문 상담일지로 대상자의 요구와 지원내용에 대해 알리고 추가적 지원이나 관리사항에 대해 공유한다.

맞춤형복지팀 서영수 팀장은 “골목골목을 다니며 어렵게 생활하는 이들을 찾고 지속적으로 만나고 필요한 복지혜택을 전하다보니 얼굴이 점점 밝아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본인의 의지도 있어야 생활환경에 변화도 찾아오는데 꾸준한 대화와 설득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아픔이나 힘듦이 덜하고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라면 현재의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고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한다”며 “너무 힘들고 건강이나 정신적으로 힘든 사람들은 마음의 문이 열게 하고 누군가가 함께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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